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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남,광주

(등산 327봉) 전남 홍도 깃대봉

2021년 6월 20일 일요일

 

 

새로운 바다 풍경에 흠뻑 빠지다

 

 

 

 

등산코스 : 1구마을에서 홍도초등학교 지나 오른쪽 방향,,,데크 전망대 지나고 능선에 서면 모두가 전망대, 정상에서 다시 돌아 원점

 

이번 여행은 흑산도라이딩이 주목적이다. 시간내기 어려우니 가는 김에 홍도까지 들르자는 게 회원들의 다수 의견이라 일정을 대강 짜고 남해고속에 전화하니 자기들이 일정을 짜 준다.

우리가 고민했던 것보다 훨씬 명쾌하다.

흑산도에 내려 바로 라이딩하고 식당으로 가서 점심, 바로 홍도행 배타고 깃대봉 산행. 첫 날 일정이 빡빡하지만 일사천리다.

 

숨 깔딱깔딱 넘어가는 흑산도 라이딩 마치고 나니 그리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점심 시간을 확보했다. 싱글벙글 식당에 미리 매운탕 예약해 놓은터라 여유롭게 식사하고 바로 홍도로 가는 배를 탄다. 30분 정도 걸려 도착하니 남문펠리스호텔에서 짐차(오토바이개조)갖고 나와 있다. 여기는 모두 이 시스템이다. 낚시팀들이 제법 보인다. 자전거는 홍도초등학교 앞에 커버까지 씌우고 단도리 한 뒤 방에 짐만 두고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호텔앞으로 난 길을 따라 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흑산도라이딩으로 조금씩 지쳐 있어도 호기롭게 모두 산으로 향한다.

초입은 노란 꽃들과 함께 걷는다. 아직 몇 송이만 꽃을 피운 홍도원추리 옆으로 기생초, 큰금계국 등이다. 모두 노란색이라 주위가 더 환하다. 

기생초와 큰금계국

 

데크로 난 길을 가다 첫 전망대에서 잠시 시간을 갖는다. 맞은편 양산봉을 가운데 두고 몽돌해변의 바위와 홍도초등학교의 초록 운동장, 우리 숙소 남문펠리스, 홍도선착장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두 번째 전망대도 조금 더 위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만 달라질 뿐 똑같은 모습이다. 같은 풍경이라도 돌아보면 내내 아름답고 시원하다.

 

정갈하게 손질되어 있는 산행로 주위에는 하얀 꿩의다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동백류의 두꺼운 남녘의 오래된 나뭇잎들이 그늘을 만들어 걷는 길은 내내 시원하다.  

꿩의 다리
연리지나무

 

발전소로 내려가는 삼거리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다리아픈 언니는 하산을 고민한다. 무릎이 아파 자전거도 전기로 바꿨는데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대단한 인내다. 

 

제일 후미에 서서 가니 마냥 여유롭다. 주민이 빠트린 절구공이가 바다에서 발견되어 이곳이 바다와 연결된 동굴인 게 너무 신기하다. 위에서 들여다보니 아래는 새까맣게 아예 보이지 않고 넓이도 사람이 들어갈 만 하진 않다. 여력이 되면 바다와 연결되는 동굴길을 찾아내면 전국적 규모로 사람을 불러들일텐데,,,결국 내가 들어가 보고 싶단 말이다.

꿩의 다리 군락

 

라이딩때 고생한 다섯 명은 돌아가고 조금 생생한 다섯 명만 정상으로 향한다. 바다로 향한 섬의 끝은 바위산이다. 바위 산을 보며 깃대봉에 그치지 말고 등산로를 개발해서 섬 한 바퀴를 두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출렁다리에 쇠난간에 쇠봉까지,,,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은데,,,자연을 해쳐야 되니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되나?

 

주변에 참나무가 많아 숯을 만들었다는 숯가마터. 숯을 구운 시기는 1925년에서 35년 사이, 일제시대다. 일주일 정도 구워 내다 팔아 식량과 소금을 샀다는데,,,바다물이 소금 대용은 되지 않나? 하여튼 40년대까지 이런 숯가마가 18개 정도 있었다니 여기저기에서 숯을 굽는 연기가 피어 오르고 좁은 땅에 참나무는 점점 사라졌을테니,,,,,명맥 유지가 어려웠겠지. 

숯가마터

 

정상이 가까워지면 돌을 다듬은 예쁜 길이 나타난다. 일일이 돌을 다듬어 만든 길이라 사람의 정성이 보인다. 참한 길을 따라 정상에 도착한다. 다섯 명의 생기가 정상을 넘어 바다 위로 울려 퍼진다. 한 바탕 우리만의 소박한 잔치를 마무리한다. 이어지는 길은 홍도2구로 가는데 다녀 오기엔 시간이 여의치 않다. 마음은 굴뚝같으나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온다.

 

올라갈 때 미처 보지못하고 지나친 예쁘장한 돌 2기가 눈에 들어온다. 청어미륵. 만선을 기대하는 바다사람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풍어제를 지낼려면 바닷가에 좀 더 큰 돌로 미륵불을 삼았으면 좋았을텐데, 돌을 모실 당시의 상황을 모르니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길 밖에,,,,홍도 사람들의 안전과 만선을 기원한다.

 

양산봉 주변의 능선이 힘차다. 산행로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산 생김새로 보면 양산봉쪽이 산행의 재미는 더할 것 같다. 눈으로만 산 능선을 둘러보고 몽돌해변쪽 우뚝 선 세 개의 바위를 눈여겨본다. 내일 아침 둘러 보리라.

 

아직 몇 송이 꽃을 피우지 않았지만 사면엔 온통 원추리다. 7월이 되면 원추리가 개화해 축제도 하는 모양인데 황금색 원추리 물결은 상상만 해도 절경일 것 같다. 마침 해도 넘어간다. 몽돌해변으로 노을이 아름답게 깔린다. 숙소까지 가는 내내 노을과 함께 한다. 남문펠리스호텔을 택한 이유가 숙소에서 보는 노을이 아름답다는 것과 따뜻한 물이 펑펑 나온다는 것인데,,,,숙소에서 보는 노을을 확인하기 위해 발길을 서두른다.

 

숙소에서 준비한 저녁은 회정식. 친정아버지와 딸의 케미가 재미나고 친절하며 음식 맛은 차라리 덤이다. 만족스런 일정의 마무리,,,숨가쁜 첫 날을 마감한다.

홍도 원추리
기생초

 

동이 트는 아침 숙소 뒤 바닷가로 산책을 나간다. 바닷가는 야시장 형식의 좌판이 놓여 있는데 밤에 나오지 않아서 장사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아침 식사와 유람선 시간 때문에 삼형제(?)바위까지는 가 보지 못했다. 배를 대었을 세멘트 선착장은 반토막이 나서 반은 바다에 처박혀 있다.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이끼 낀 센멘트조각은 또 다른 볼거리다.

갯까치수염
대만백합

 

아침은 생선구이에 미역국이다. 별다른 특징은 없었지만 미역국이 시원하다. 자전거는 선착장에 세워 두고 유람선을 탄다. 숙소 사장이 특산물가게도 운영한다. 그 가게앞에 세워 두라며 다녀 오면 자기 엄마 집에서 해산물 사 먹으란다. 거대기업(?)의 횡포같은 느낌이 살짝 든다. 손님없이 파리 날리는 할머니들 가게가 보인다. 

 

유람선투어는 해무로 각종 바위와 바위에 서생하는 소나무는 상상속으로 남겨둔다. 남는 건 선상회,,, 유람선 투어가 거의 마칠 때쯤 배가 나타나더니 그 자리에서 썰어서 회를 판다. 한 접시 3만원에 소주까지,,,,주위를 둘러 보니 삼삼오오 거의 다 사 먹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완전 히트 상품. 

 

유람선 투어 후에 한 시간 정도 배시간을 비워 두었다. 그 시간에 특산품도 사고 해산물도 사 먹고,,,,잘 짜여진 프로그램안에 있는 셈이다. 홍도홍합이 엄청 크다. 홍합에 해삼, 멍게 등 해산물로 또 먹자 타임,,,,타고 먹고 타고 먹고,,,

 

목포에 도착하니 12시가 조금 넘었다. 검색해 둔 바지락전문점 '해촌'으로 점심 먹으로 라이딩...가는 길에 입암산 갓바위 구경...해촌에서 먹은 바지락비빔밥도 좋았고 입암산의 절묘한 갓바위 구경도 좋았다. 모두 만족한 여행,,,하기사 라이딩 여행치고 안 좋았던 적이 있었나?  

 

 

< 홍도 깃대봉 등산 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