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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188봉) 인천 강화도 마니산

travel62 2017. 3. 6. 01:06

 

 

 

 

 

 

 

 

 

 

 

 

 

 

 

 

 

 

 

 

마니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진 역사적인 산이다. 그래서 더 오고 싶은 염원을 담고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소원을 이룬 셈이다.

날은 잔뜩 흐려 하늘은 회색 빛이다.

1시 10분쯤 출발, 계단로로 향한다. 단군로와 갈림길에서 모퉁이를 도니 바로 계단이 시작된다. 화강암의 네모진 돌이다. 이 돌이 군데군데 살짝 끊어지긴 했지만 거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단이라 할 수 있다. 설명서엔 1004개의 계단이란다. 가다 쉬다를 수없이 반복한다. 우리 나라에서 기가 제일 많이 나온다는데 도리어 세 아들을 데리고 온 부부를 보며 힘을 낸다. 큰 애는 7~8세 정도, 작은 애는 4살 쌍둥이~~ 전부 남자다. 부부가 둘 다 배낭을 매고 있어 아빠는 작은 애 하나를 안고 오르고 엄마는 자기 패딩을 입혀 걸리고 있다. 아빠는 키가 크고 튼실한데 양팔 가득 용 문신이 있다. 얼굴을 보니 미남에 순하게 생겼다. 저 얼굴로 뒷골목에~~? 부부는 오를까 포기할까 갈등하는 와중에도 서로 원망하는 게 없다. 내려 가려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듣곤 아내에게 힘드니까 기다리라며 뛰다시피 오른다. 참성단 앞에 두 아들을 두고 다시 아내에게 있는 작은 아이를 데려 온다. 어떤 사연으로 둘이 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함께 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인다. 준비해 간 음식을 올리고 함께 제를 지내자니 어떻게 하냐며 진지하게 기도를 드린다. 술을 따르고 다섯 가족이 나란히 서서 참배하는 모습이 진실되고 경건해 보인다. 참성단에 제 지낸 떡과 귤을 나눠 주고 따뜻한 석류차를 나눠주니 직접 싸 온 김밥도 준다. 맛도 일품이다. 조금 지체하더니 바로 하산~~ 바로 옆 표지목이 있음에도 권하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 하산하는 게 더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 마니산하면 이 가족의 모습이 남을 것 같다.

모두 떠난 휑한 참성단을 촬영하곤 표지목으로 가서 인증샷을 찍곤 단군로로 향한다. 얼음이 녹아 길이 질퍽하다. 군데군데 바위가 있어 경치도 좋고 조망권도 좋으나 바다와 하늘이 똑같이 회색으로 눈호강은 포기했다. 가운데가 살짝 갈라진 바위 사이를 지나며 '날씬한 사람난 지나는 곳'이란 제목도 붙여 가며 쉬엄쉬엄 내려 온다. 하산길에도 372계단이 있지만 나무 데크에 고무줄을 대어 놓아 걷기엔 불편함이 없다. 그리곤 흙길이 많아 걷기가 편하다. 6km, 3시간 30분!

민족의 영산에서 따뜻한 사람과 함께 한 행복한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