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ABCㆍ마르디히말 25박26일(24.2.20~3.17), 제7일차
2024년 2월 26일 월요일
타다파니에서 촘롱까지

타다파니 롯지의 일출 감상
안나푸르나남봉, 히운추리, 마차푸차레 능선을 따라 힘찬 태양이 비친다. 그 중에 가장 인기있는 건 역시 마차푸차레~~
모두들 일출 모습 동영상, 사진으로 담다 마차푸차레와 사진찍기 놀이에 동참한다. 손가락으로 집기도 하고 손바닥에 올리기도 하고 하트손가락에 집어 넣기도 하며 서로의 사진을 보고 하하호호 웃음꽃이 핀다.





어제 이은 내리막으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걸을 때마다 종아리가 아파 오지만 화이트몽키의 풍경도 함께 떠올라 기분좋게 내려간다.
간간히 만나는 랄리구라스, 은은향을 풍기는 서향나무꽃 등 새로운 모습에 설레임도 함께 한다.




마당을 길로 내어 준 롯지를 지난다. 차라도 사 마셔 주면 좋은데 시간이 맞지 않아 사진만 찍고 지난다.








촘롱 안내판을 지나면 손바닥만한 다락논에 밀이 자란다. 골없이 그냥 평지에 뿌렸다. 따스한 햇살을 받아 푸릇푸릇 싱그런 어린 밀밭. 그 다락논 앞에 museum이름을 붙인 집이 있어 들어가 본다. 방안은 칠흙같은 어둠이다. 입구에서 후레쉬로 사진을 찍었는데 전통 물건이 아니라 잡다한 현대 장난감류의 물건이다. 아저씨의 인상은 따뜻한 이웃집 아주머니 표정~ 약간의 사례금을 내고 다시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ABC트레킹에서 보기 어려운 스투파를 만나고 또 다시 다리를 건넌다.
저 다리 덕분에 계곡까지 내려 가야 하는 힘든 시간을 벌었다.



다리를 건너 오르막, 제법 근사한 쉼터가 있다. 오늘 점심은 된장국에 가져 온 밑반찬. 된장국도 맛있었지만 내려 온 맞은편 전망이 더 근사하다. 마무리로 숭늉에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충만한 행복감에 젖는다.




또 남의 집 마당을 지난다.
"나마스떼."
방안에 앉은 남자 분이 먼저 인사를 한다. 인사하며 쳐다 보니 손은 아내 발을 주무르고 있다. 다정한 아저씨구나 생각하며 지나는데 방 안엔 아내로 보이는 분이 산소통을 꽂고 힘겹게 앉아 있다. 입원을 해야할 정도인 것 같은데, 너무 안타깝다.
'막걸리 팝니다.'
큼지막하게 써 놓은 글자보고 다들 마음이 동한다. 일단 자리에 앉아 주변을 살핀다. 문앞에 할머니 두 분이 앉아 있어 가까이 가 보니, 한 분은 90이라는데 눈에 문제가 있는지 이물질이 잔뜩 끼어 있다. 옆에 앉은 할머니도 70은 넘어 보이는데 그나마 건강해 보여 다행이다. 배낭에 있는 간식을 내어 드린다. 30대로 보이는 젊은 아낙은 며느리일터, 인상이 부드럽다.
막걸리 맛을 보기로 한다. 네팔 막걸리 '창'이다. 단맛에 신맛이 돌지만 먹기엔 편안하다. 부엌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아낙의 부지런함이 보인다. 안주로 김치를 내놓는다. 신기해서 물어보니 유튜브를 보고 만들었단다. 그녀의 적극성과 현실 감각에 박수를 보낸다.





또 다시 다리를 건너고 남의 집 마당 지나고 텅텅 빈 폐교도 지난다. 돌담에 핀 앵초 모습이 그야말로 작품이다. 계단은 군데군데 길쭉한 돌로 발 디딜 곳을 만들었다. 생활의 지혜가 묻어나는 삶의 모습이다.








4시가 넘어 마당이 넓고 가장자리엔 수도까지 있는 촘롱 롯지에 도착한다. 수도에서 콸콸 물이 나오니 모두 빨래삼매경, 룽타와 함께 빨래가 휘날리는 새 풍경이 만들어진다.
저녁은 대장표 닭볶음탕이 주메뉴~~
식사 후 마시는 달콤한 레몬차와 네팔꿀차로 피로를 씻는다.



평화로운 저녁, 뜨거울 정도의 난로불, 넘치도록 행복한 이 시간이 그저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