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96박 97일 여행(2018년 2월 19일 ~ 5월 26일)
3월 23일 칠레 발파라이소 비냐델마르 꽃시계공원, 퐁크박물관, 네루다자택, 발파라이소
발파라이소, 발파라이소 비냐 델 마르
승합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발파라이소로 출발, 먼저 발파라이소의 신도시격인 비냐 델 마르로 간다. 유명하다는 꽃시계공원을 갔는데 모두 폭소다. 부산 용두산공원의 꽃시계와 비교되는 포스,,,,그냥 얼른 사진 한 장 남기고 박물관으로 향한다.
칠레 역사 박물관인 퐁크박물관 입구엔 이스터섬에서 가져온 진품 모아이 석상 하나가 서 있다.
이번 일정에 이스터섬이 포함되지 않은 관계로 모두 이 석상에 만족해야만 했다.
바깥 풍경을 둘러 보고 내부로 들어 갔다.
유독 앉아서 잠든 미이라가 눈에 밟힌다.
'살아서도 힘들었을텐데 죽어서도 편하지 못했구나.'
여행객들에겐 큰 관심을 받았지만 내내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미이라 주변을 서성인다.
점심은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 담백하고 맛나다. 칠레에 왔으니 와인까지 곁들여 만족한 점심을 먹었다.
레스토랑 앞 바닷가에서 잠시 장난스런 시간을 갖는데 태평양 파도가 세다.
네루다의 집을 방문할건지 의견을 물었는데 두 사람만 오케이,,,
그의 삶을 조금이라도 들여다 보고 싶어 제법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그리 높지도 않은 언덕에 자리한 그리 크지 않은 집, 이 집은 거의 세 개의 집 중 하나인 발파라이소에 있는 '라 세바스티아나'다.
시와 관련된 물건이나 활동 모습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시인으로 정치가로 외교관으로 살아 오면서 수집한 물건들이 주로 장식되어 있다.
그림, 조각, 지도 등등 별 특별할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촬영이 금지된 것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창 밖으로 내다 보는 풍경은 아담한 집들의 지붕과 저 멀리 바다가 조망된다. 편안한 휴식터가 될 것 같다.
음성 가이드가 제공되는데 아예 받지도 않았다. 이노무 영어,,,,
발파라이소의 구중심지 소토마요르 광장으로 간다.
바다쪽이 쁘랏부두, 언덕이 아센소르를 타고 올라가 보게 된다는 엘 페랄이다.
부지런한 다른 멤버들은 '천국의 계단'이라는 발파라이소를 발로 직접 걸으며 담고 있지만 이제 비슷한 건물에 식상(?)한 우리 멤버는 광장 한 켠 커피숖에 앉아 느긋하게 광장 사람들 구경을 즐긴다.
여행이 주는 느긋함에 그저 허허실실,,,,웃음을 나누고 다른 멤버들이 왔을 때 빌린 승합차를 타고 언덕을 오른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보는 쁘랏부두의 바다는 진푸름. 하얀 건물의 해군사령부가 있는 건물앞에서 주차를 하고 주변 산책에 나선다.
2003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데 아마 벽화도 큰 역할을 했을 듯,,,
집집마다 벽화가 그려지지 않은 곳이 없고 그 또한 다양하고 창의적이라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서도 시간만 준다면 몇 시간 노는 건 문제 없겠다.
'아는 만큼 보인다.'
여행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일 것이다.
오늘 이 곳을 오기 전 책자도 참고하지 않고 관심도 두지 않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실려 오다 보니 방향 감각도 없고 보는 감흥도 없고,,,,
조금의 휴식이 필요하다 싶은 순간이다.
그런데 네루다자택 마당에서 건물을 올려보며 걷다 계단을 미처 보지 못하고 발이 꼬이며 와당탕 앞으로 꼬꾸라졌다.
발목은 접지르고 카메라에서 밧데리가 튀어 나왔다. 조그만 나사같은 게 빠졌는데 어쨌던 억지로 밧데리가 들어 가기는 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매우 창피하기도 해서 얼른 일어나긴 했지만 살짝 발목이 지끈거린다.
'보면 알게 되고 알면 즐기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발목 아픈 중에 이 말이 계속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