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흐린 날씨다.
장안사 주차장에는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서너대의 차만 주차해 있다.
올 때마다 절은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건만 오늘은 유독 입구에 즐비한 석상들이 눈에 들어 온다.
달마대사 입상이 세 개고, 그 외 다른 석상!
석상들을 잠깐 둘러보곤 장안사 뒤로 난 텃밭으로 향하니 등산 리본이 산길을 알려준다.
조그만 오솔길은 곧장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활엽수가 주된 산이라 산길 주변은 온통 낙엽이고 산 능선 멀리로 산들의 속살들이 다 드러나 그 형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겨울산이 황량해 보이기도 하지만 여름에 볼 수 없었던 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어 그 또한 새로운 맛이다.
그리 높지 않은 고도로 되었지만 그래도 계속 오르막이다.
별로 이렇다할 특징은 없는 그냥 편안한 산이다.
조금 높은 봉우리가 보이고 불광산 660m라는 하얀색 플라스틱 팻말이 나무에 걸려있다.
산에 이름을 찾아주고 싶은 어떤 착한 사람이 이름표를 붙여 놓았나 보다!
잠깐 지체하곤 곧바로 시명산으로 향한다.
약간 내리막이라 편안하다.
그러나 얼마 안 가 다시 조금 고도가 높은 오르막이 나타나고, 숨이 가빠 턱에 찰 때쯤 시명산 정상에 다다른다.
조그만 정상석이 우리를 반긴다.
간단하게 정상식을 마치고 바로 삼각산으로 향한다.
그러나 한 방울 두 방울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약간의 갈등을 거친 뒤, 박치기골로 하산한다.
급경사라 조심되기도 하고, 가 보지 못한 삼각산 등산로가 자꾸만 눈길을 사로잡아 발길을 그리 빠르지 못하고,,,호랭이한테 퇴박(?)을 당하고서야 빠른 걸음으로 하산한다.
점심 시간인데 비가 내려 먹을 곳이 마땅찮고,,,결국 비 속에서 점심 먹기로 하고, 물없는 계곡 바위 위에서 전을 펼친다.
동동주 2병에 마전, 예의 그 두부에 김치, 생미역에 시금치,,,,
동동주가 3잔이나 들어 갔는데도 날씨가 그래서인지 오슬오슬 추운 게 계속 떨린다.
부랴부랴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니 내리던 비가 그나마 그치고,,,,
계곡 끝 얼마안가 삼각산 오르는 안내판이 나타나고,,,,
길은 잘 다듬어진 편안한 길이다. 그래도 4시간 30분!
그런데로 운동은 잘 한 셈이다.
오는 차 안에서 추위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잘 졸았다.
아,,,,설중매에 김부각,,,,맛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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