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여행(8월 5일~10일) 엘승타슬라, 바얀고비에서의 하루

바얀고비 게르숙소, 낙타체험, 바위산 트레킹, 그리고 일몰

2018년 8월 5일부터 8월 9일 아니 10일까지

버팀목, 몽골에서 우정을 쌓다.

부산 출발 몽골 울란바토르 도착.

칭기스칸국제공항에 입국하는데 현숙이가 통과할 때 '삑~~~' 기계음이 요란하다.

현숙이는 재조사를 위해 들어 가고 남편과 영어 잘 하는 경애가 뒤따른다.

나머지 우린 일단 가이더를 만나고 상황을 설명하니 가이더도 안으로 들어간다.

'도대체 뭐가 문제지?'

한참 있다 나오는데 원인이 방사능물질이란다.

현숙이가 여행 오기 2,3일전 갑상선암 검사하며 방사선촬영을 했는데 그 물질이 남아 있었던 셈,,,

놀랄 일이다.

놀란 가슴 부여잡고 오늘 첫 일정인 바얀고비로 향한다.

무려 다섯 시간을 달려야 한단다.

바얀고비 가는 길, 그야말로 광할하다.

나무없는 밋밋한 민둥산들 앞으로 광할한 풀밭이 펼쳐진다. 가끔 거기에 말, 소, 양, 염소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끝없는 유채밭을 본 게 한 번, 그리고 거의 농작물이 심겨지지 않은 땅이다.

유채밭 있는 곳에 차를 내려 달라 부탁해서 사진을 찍는데 날파리같은 게 온 몸에 달라붙어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다.

입으로 연신 바람을 불고 손으로 털고 몸을 흔들며 몇 장 사진을 찍고 잽싸게 차에 오른다.

말 관련 대회를 하는 곳에 잠깐 차를 세우고 화장실을 이용한다.

간이 화장실이라 단출하다. 여기도 여전히 광할한 땅, 하늘의 구름이 멋지다. 여기는 몽골이다.

5시간을 달려 도착한 바얀고비.

게르 뒤편 바위 산이 절경이다. 눈에서 가슴으로 훅 파고 들어온다.

먼저 숙소를 둘러 본다.

키르키스스탄의 유르타에서는 바닥에 침낭 깔고 잤었는데 여긴 침대 네 개가 게르 가장자리로 돌아 가며 놓여 있고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게르에 짐을 풀고 낙타 타러 갔다. 고비라 고비 사막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지만 아주 작은 미니 사막이다.

스무 마리가 넘는 낙타들이 한결같이 바닥에 꿇어 앉아 쉬고 있다.

낙타 봉 가운데 앉으면 낙타가 몸을 흔들며 일어서는데 손잡이가 따로 없어 앞 봉의 낙타털을 잡아야 한다.

어쨌던 두 마리씩 에스코터하는 아이 세 명과 사막을 한 바퀴 두른다.

조금 뛰어 보자가 낙타 배를 차 보지만 고삐가 잡혀 있어 그런지 꿈쩍도 안 한다.

그냥 걷자,,,걸어,,, 살짝 답답하다.

비가 조금 내렸지만 모래에서 보드도 타고 숙소로 돌아 온다.

숙소에 돌아오니 저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게르에 자리를 잡고 잠시 누울려고 하니 침대에 깔아둔 매트가 울퉁불퉁한다. 그래도 생각했던 것보다 깔끔해서 기분좋게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남은 시간은 바위산 트레킹.

광할한 평원에 우뚝 솟은 바위산은 이곳을 들어설 때부터 가슴을 설레게 했다.

풀밭을 걸어 가는데 군데군데 야생화가 지천이다.

조심조심 꽃을 피해 발길을 옮기며 바위산에 오른다.

바위는 둥그스름한 곡선의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까끌까끌한 면으로 되어 있어 미끄러지지 않고 잘 올라갈 수 있었다.

갈 수 있는 만큼 올랐다. 바위 위에서 조망되는 주변 풍광은 그야말로 드넓은 대평원.

이곳을 올 때까지 좀체 볼 수 없었던 농작물이 심긴 밭도 넓게 펼쳐져 있고 끝을 알 수 없는 평원이 사방으로 널리 퍼져 있다. 그야말로 가슴이 뻥 뚫리는 풍경이다.

도저히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곳에만 며칠 있다 가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 이미 내려간 친구들의 성화가 빗발친다.

"밥 먹으러 온나."

내일 아침 다시 오르기로 마음 먹고 아쉬움을 남기고 저녁 식사하러 내려 간다.

저녁을 먹고 났는데도 날이 훤하다. 8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다.

백야까진 아니지만 10시 정도되어야 완전히 어두워진단다.

야외 탁자에 앉았는데 서서히 밤이 다가온다.

해가 지는 서쪽과 반사된 동쪽의 하늘 색이 다르다.

찬란한 서쪽이던 은은한 동쪽이던 숨죽이며 바라보는 시간이다.

바위산, 게르, 샤워실, 식당 등이 평원위의 조각이 되어 일몰 속에 새롭게 태어난다.

게르에 불을 지피고 그리 춥지 않게 포근하게 잠이 든 첫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