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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272봉) 서울 북한산 족두리봉 (등산 273봉) 서울 북한산 비봉

2019년 10월 22일 화요일


북한산종주 1. 북한산 족두리봉에서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까지





▶등산 코스 : 독바위역 - 대호아파트 뒤 삼익그린파크 -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사모바위 - 승가사 - 구기계곡 - 구기계곡탐방지원센터 - 구기터널



족두리봉을 가는 코스도 몇 개가 있는데 바로 치고 올라가는 코스로 잡는다.

대호아파트를 찾고 그 뒤를 어림잡아 오르다 아파트 사이로 난 등산로를 발견한다.

독바위역에서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내렸는데 다른 코스로 갔는지 이 코스로 올라가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등산로로 들어서자 소나무가 예쁜 바위길이다.

나무로 데크를 만들어 놓았지만 바위로 걸어도 충분히 좋은 길이다.







소나무숲을 벗어나자 바로 주위를 조망할 수 있는 경사진 바위길,

미끄럽지 않은 화강암 바위라 경사가 있어도 걷는덴 별 무리가 없다.

조금씩 물들어 오는 나뭇잎을 감상하며 주변 바위 풍경도 감상하며 걷는 길이 너무 즐겁다.

크고 작은 돌들은 모나지 않고 부드러워 여럿이 있어도 그저 편안하다.

이름도 생소했던 족두리봉을 오르는 길이 생각보다 너무 좋다.





대학생들이 자연보호 캠페인을 나왔는지 비닐 봉투 하나씩을 들고 산을 찾았다.

길은 깨끗하여 따로 주울 것은 없었지만 그들의 마음씀이 예쁘고 그들의 하이톤 웃음이 싱그럽고 감탄사가 귀엽다.

단체 사진을 한 장 찍어 주고 먼저 올라왔는데 한참을 그들의 웃음 소리가 산줄기를 타고 올라온다.






땀이 조금씩 배어 올 때쯤 족두리봉의 뾰족한 바위가 눈에 들어 온다.

밑에서 보면 위태롭게 서 있는 바위라 그 곳이 먼저 시선을 끈다.

바위 사이사이를 그리 힘들이지 않고 재미있게 오르면 훤한 바위 정상, 족두리봉에 도착한다.

사람을 무서워않는 비둘기와 기어코 뾰족한 바위를 오르는 사람들 모두가 풍경이 된다.

북악산, 인왕산 능선이 들어오며 그 곳에서 봤을 때와 사뭇 다른 북한산 능선이 다시 조망된다.

분명히 일자로 쭈욱 이어진 능선이었는데 향로봉, 비봉은 족두리봉에서 뒤로 엄청 물러난 산세를 가졌다.

각자의 능력껏 각자의 위치에서 편안한 쉼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옛날엔 족두리봉에서 바로 하산했던 모양인데 안전장치도 없고 경사도 급해 엄두를 내지 못하겠다.

족두리봉을 돌아 내려와 향로봉을 향한다.

능선길에서 돌아본 족두리봉을 보며 이름의 유래를 짐작한다.

하얀 속살을 드러낸 족두리봉의 위용이 힘차다.




향로봉을 향한다. 하얀 세 개의 봉우리가 시선을 끈다.

기분좋은 솔숲길을 지나니 본격적인 향로봉길인데 경사가 만만찮다.

향로봉 아래는 출입금지 표시가 되어 있다.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물으니 자일같은 릿지 장비를 갖춰야 올라갈 수 있단다.

우회로 등산로를 따른다. 능선에 오르니 향로봉 표지석이 있고 쉽게 향로봉을 갈 수 있다.

향로봉의 좁은 바위 능선이 위태해 보인다.

금지 구역안의 가파른 능선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향로봉 아래로 족두리봉이 선명하다.

쇠난간같은 안전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해 본다.









향로봉에서 비봉을 향해 가는 길은 기분좋은 숲길이다.

가볍게 물든 가을숲길을 벗어나 전망바위에 서면 북한산 주봉 백운대를 비롯한 암봉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불끈불끈 솟은 흰색의 암봉을 보며 저절로 힘이 솟는다.

오늘 어디까지가 종점이 될 지도 가늠못한 채 낯설지만 반가운 이들과 한참을 전망대에서 머무른다.


족두리봉방향보다 훨씬 많은 나무가 가을색을 입고 있다.

부드러운 능선길을 지나니 왼쪽은 기자공원으로 내려가는 바위길이고, 뒤를 돌아 보면 향로봉의 바위능선이, 눈앞엔 우뚝 솟은 비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위, 바위, 바위,,,그저 황홀하다.

비봉위엔 멀리서도 짐작되는 높다란 표지석이 가슴을 뛰게 한다. 





비봉능선길엔 단풍이 자태를 드러낸다.

바위에 취해 단풍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던 터라 반가움에 화들짝 놀랠 지경이다.

단풍에 취해 기분좋은 발걸음이 멈춘 비봉 아래

올라갈 길이 아뜩하다.





켜켜이 쌓인 웅장한 바위 아득한 그 위는 끝도 보이지 않는다.

경사진 바위 위엔 의지할 줄 하나 없고 오롯이 손과 발로 올라야 할 터인데 가는 길이 선뜻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감을 잡지 못해 망설이고 있는데 40대 아줌마 한 분이 쉬고 있다 바위를 오른다.

바위 경사면을 비켜 바위와 바위 사이를 짚고 올라가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물어 보니 몇 번 올라 왔단다. 덕분에 가히 북한산 최고의 역사적 명소 비봉에 올랐다.

골짝과 능선들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족두리봉과 향로봉 능선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반갑고 고맙고 신기하고 스스로 대견하다.






역사 시간에 배운 북한산 진흥왕 순수비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오늘 여기에 올라 왔어야 알았다.

봉우리 표지석쯤으로 짐작했던 것이 복제품이나마 진흥왕 순수비라니,,,,

이 높은 곳에 신라의 위엄을 세운 진흥왕에게 바칠 수 있는 모든 찬사의 언어로 감사를 전한다.

북한산의 모든 봉우리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는 봉우리가 비봉임을 나는 가슴벅차게 선포한다.

다음에 누군가에게 북한산을 소개한다면 백운대보다 비봉을 소개해 주고 싶다.




내려오는 것은 올라갈 때보다 훨씬 수월하다.

양팔로 바위를 짚고 몸을 버티고 발을 쭉 뻗으니 별로 힘들이지 않고 내려올 수 있다.

가슴벅찬 감동이 채 가시지도 않아 비봉을 내려서 대남문을 향해 걷는 길도 내내 비봉 생각이었다.




사모바위 아래 바위에 1.21사태때 내려온 공비들이 야영을 했다는 바위가 있다.

허리를 한참 숙여서 들어간 구멍속의 또 다른 구멍에 공비 밀랍인형을 만들어 놓았다.

숨기에 너무나 절묘한 곳이다.

컴컴해서 처음엔 밀랍인형을 지나쳤는데 다시 돌아가서 쳐다봐도 섬뜩하다.

지리산엔 빨치산, 북한산엔 공비.

남북이 나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사모바위 주변엔 몇 그루의 단풍나무가 주위를 환하게 밝힌다.

선홍빛으로 절정에 다다른 것부터 이제 물이 오른 것까지,,,오늘 최고의 단풍 장소다.

사모바위 주변을 둘러보고 시간을 계산해 본다.

화성에 도착해 동생과 저녁을 먹으려면 이쯤에서 하산해야 한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산 코스를 안내받고 사모바위 주변에서 조금 더 앉았다 승가사로 하산하기로 한다.

사모바위앞에 앉아 더 시선을 끄는 비봉에 눈길을 보낸다.







승가사로 내려가는 길은 아직 푸른 빛이 많이 남아있다.

마침 부산에서 살다 왔다는 오산 아저씨와 함께 내려와 부산 이야기로 내려오는 길이 더 즐겁다.

승가사는 지붕만 살짝 보고 지나친다.

물이 마른 구기계곡을 지나고 구기탐방지원센터를 지나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화성에 도착

서울 산행 사흘째 날이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