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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284봉) 경남 창녕 영취산 법성사 암릉코스

2020년 4월 30일 목요일 부처님오신날

 

찬란한 햇볕, 그리고 바람과 함께 한 철쭉꽃밭

 

 

 

등산코스 : 법성사 - 사리마을 - 삼거리 전원주택 오른쪽길 - 마을끝 무덤 2기 앞 지나 등산로 시작 - 바위 능선 - 영취산 - 병봉방향 - 사리마을 방향으로 왼쪽길 - 바위 능선 - 충효사 가는 길 나오면 오른쪽 - 사리마을

 

난 주 철쭉 봉오리와 구봉사 능선을 보며 철쭉을 만나러 오기로 한 날. 

법성사는 부처님 오신 날인데도 주차장을 폐쇄시켰다. 할 수 없이 마을에 올라가 주차한다.

마을 앞을 흐르는 빨래터가 너무 반갑다.

전원주택과 돌담, 기와집이 정겹게 섞여 있어 재미있다.

마을 가운데길을 따라 가다 삼거리가 나타나면 전원주택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올라 간다.

마을 끝 도로에 큰 소나무가 나오고 왼편에 무덤이 나오면 무덤앞을 지나면 등산로가 열린다.

 

그늘진 소나무 숲길에 붉은병꽃이 고개를 내밀더니 좌우 길 가득 물푸레나무꽃이 하얗게 눈을 내렸다.  살포시 고개 내민 각시붓꽃이 앙증맞다.

 

햇볕가득한 능선에 올라서면 이내 연분홍 철쭉이 눈과 발을 잡는다.

길가장자리뿐 아니라 숲 속, 멀리  능선에도 온통 철쭉 천지다.

사이사이 물푸레나무까지 더하니 그야말로 꽃잔치다.

금방 본 철쭉인데 또 새로워 사진기를 드리우고,,,오롯이 나만의 시간, 오늘은 눈치볼 필요없이 혼자다.

 

바위 길이 이어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바위와의 조우에 걸음이 가볍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왼쪽으론 구봉사 바위 능선이 나란히 함께 하고, 앞으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새로운 바위들...시선을 뒤로 돌리면 화왕지맥의 산군들이 도열해 있다.

 

마지막 바위봉을 오르면 턱 눈앞에 정상이 드러난다.

이 바위능선 마지막이 영취산 정상인 셈으로 갑자기 눈에 들어와 새롭게 만나는 기분이다.

반가운 신선봉 능선을 바라보며 바위넓은 소나무 그늘 쉼터에서 몇몇의 산행객을 만난다.

밀어 주고 당겨 주며 바위에 올라 한껏 폼을 잡기도 하고 소프라노 톤으로 웃음도 흘려낸다.

오늘은 꽃들과 함께 마음껏 소리내도 좋을 듯 하다.

익숙한 병봉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철쭉 봉우리들은 일 주일 만에 활짝 피었다.

사리마을 가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올라온 바위 능선을 바라보며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봉사 내려가는 바위길은 철쭉이 길을 만들었다.

잊지 않는다면 내년엔 저곳에서 구봉사로 향해 가는 길을 찾아 보리라.

사리마을 능선길은 꽃보다 조망이다.

화왕지맥의 산군들과 옥천저수지가 내내 시야에 들어온다.

그러다 훅, 몇 년 전에 걸었던 맞은편 구현산이 다시 궁금해진다.

옥천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그늘진 너럭바위에서 바람을 맞는다.

최고의 자리에서 즐기는 청량한 바람.....오롯이 혼자라 더 깊어진다

 

충효사 가는 임도와 만나면 산행이 마무리된다. 

물푸레나무꽃, 붉은병꽃, 각시붓꽃, 철쭉, 싸리꽃, 큰구슬붕이, 왕제비꽃, 애기똥풀, 양지꽃,,,오늘 함께 한 꽃들의 이름을 불러 본다. 

아름답게 가꿔진 마을을 구경하며 삼거리 전원주택을 만나면 오늘의 행복 산행도 끝이 난다.

그러나 그 날에 이어 지금까지 아직 영취산에 머무르는 듯 바람에 실려오는 꽃 향기에 언제든 젖어드는 행복한 영취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