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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306봉) 경북 청도 흰덤봉산, (등산 96봉) 육화산

2020년 11월 21일 토요일

 

휘리릭 걷기 편한 한바퀴 산행

 

 
 

등산코스 : 장수골마을 - 소류지 - 육화산성 - 육화산 - 동문사갈림길 - 오치령갈림길 - 구만산갈림길 - 능사지굴 - 흰덤봉산 - 장수골마을갈림길 - 장연사삼층석탑

 

동문사로 올라가 육화산만 보고 다시 돌아 내려온 지난 번의 산행이 내내 아쉬웠다. 내내 기회를 보다 훌훌 혼자 나선다. 구만산에서 육화산에서 눈으로 길을 익혀둔 터라 헤매지 않고 쉽게 들머리를 찾았다.

장수골마을 공터에 주차하고 마을길을 들어서면 장연사 안내가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한다. 마을 길을 따라 앞으로만 가면 등산로 안내판. 일사천리다. 마을 뒤 산은 무슨 사업을 하는지 삼분의 일 가량 나무를 베어 내었다. 달랑 한 그루 남은 소나무도 이미 고사되어 누런 잎을 달았다. 안타까운 그 벌목장을 끼고 끝까지 따라 가면 작은 등산로와 만난다. 400여m의 봉우리를 넘으면 동창천이 부드럽게 흐르고 평화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산성의 흔적이 남은 육화산성을 지나고 한바탕 가파른 길을 오르면 정상석 뒤가 먼저 보이는 육화산 정상이다. 사람이 많이 찾지는 않은 곳이라 점심 먹고 커피 한 잔 마실 때까지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진한 믹스커피로 점심을 마무리하고 동문사방향으로 향한다.

 

 

고추봉을 가는 게 내 계획이었는데 지나쳤나 보다. 아쉽다. 600여m의 봉우리를 넘나드는 길이라 힘들지 않고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안내판도 잘 되어 있어 구만산을 갔다 와도 되고, 그냥 능선으로만 가도 되는 쉬운 길이다. 저 아래 구만산 물소리가 편안하다. 늦가을인데도 물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는 걸 보면 수량이 그리 많이 줄지는 않은 모양이다.

영축산 신동대동굴, 구만산 구만굴에 이어 오늘도 굴이 있는 산행, 능사지굴이다. 주등산로에서 살짝 내려가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굴 초입에 추모비가 서 있다. 가족들에겐 안타까운 죽음이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산에서 죽는 게 산사람으로선 행복한 일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왔던 터,,,잠깐 명복을 빈다.

굴로 들어가는 길은 좁지만 그리 위험하진 않다. 굴은 일부러 파 낸 것 같은데 깊지는 않고 겨우 한 두 사람 누울 수 있는 공간이다. 식수를 구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굴의 용도가 궁금하다. 잠깐 굴에서 보이는 시원한 전망을 즐기곤 다시 돌아 나온다.

 

금방 흰덤봉산 정상.  마을에서 올려다 보면 하얀 바위 덩이가 보여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산위에선 그냥 육산의 느낌이다. 운문지맥을 걷는 사람들의 발길이 와 닿은 곳, 구만산과 연결 산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흰덤봉산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장수골 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 그 앞엔 널찍한 바위와 아름드리 소나무 군락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오늘 산행 중 최고의 장소. 바위에 앉아 평화로운 동창천과 그 들을 내려다보며 마지막 휴식 시간을 갖는다.

장연사 갈림길 왼쪽으로 내려오며 차를 찾고 내려가는 중 과수원 안에 있는 삼층석탑을 만난다. 얼핏 보이는 느낌은 단정한 석가탑 분위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도랑에 처 박혀 있었다 하니 그 안타까움이야,,,,이 곳 저 곳 보수의 흔적을 지녔지만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저 곳에 서 있는 자체가 감사한 일.

오늘 내가 걸은 이 길도 감사한 일. 

미뤄 둔 숙제를 끝낸 개운한 기분으로 다시 올려다 본 흰덤봉산이 하얗게 웃으며 다가온다.

 

 

육화산-능사지굴-흰덤봉산 등산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