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6일 토요일
봉긋한 산봉, 오늘은 필봉
등산코스 : 표충사상가주차장 - 매바위마을 - 필봉 - 상투봉 - 천황산 - 천황재 - 내원암 - 표충사 - 원점회귀
몇 년 전 가족 나들이하며 표충사에서 보였던 봉긋한 필봉, 몇 년을 지나 이번에야 그 모습을 찾아 나선다. 상가주차장에서 시전천을 따라 오르면 펜션들, 그 사이에 시그널이 붙어 있어 길 찾기는 수월한 편이다. 2월의 황량한 산은 산의 속살을 볼 수 있어 그 맛도 좋다. 길 중간중간에서 필봉이 올려다보여 가는 길은 즐겁다. 너덜길도 지나고 금방 필봉. 우뚝 선 바위 느낌이라기 보다 여러 바위 덩이들이 어울려 봉우리를 이루었다. 필봉에서 보이는 매바위, 감밭산능선, 표충사 모두 반가운 곳이다.
필봉에서 능선따라 가는 길은 사방팔방 시원한 조망을 즐긴다. 천황산 능선이 눈앞에 다가오고 실혜산 정각산이 뒤로 달아난다. 향로산, 백마산 능선을 우로, 백운산, 운문산, 가지산을 좌로 거느리고 기분좋은 돌길을 오르면 상투봉이다. 조그만 돌덩어리로 상투봉 이름을 달고 있지만 누군가의 정성이 어려있어 고마움이 더한다.
천황산을 향하는 억새 능선엔 2월의 찬 바람이 휘감는다. 옷깃을 여미고 걸어가는 능선길의 곡선이 아름답다. 아스라히 이어지는 능선들의 파노라마 역시 눈길을 끈다. 오랫만에 오르는 천황산의 모습은 여전히 꿋꿋하다.
사자봉의 조망처가 힘차다. 아직 겨울을 알리는 바위 틈 사이의 얼음이 간간히 드러난다. 사자봉의 위엄이 힘차 천황산보다 사자산으로 이름붙이자고 얘기했던 분이 생각난다. 곳곳에 세워져 있었던 돌탑들은 그 수가 많이 줄었다. 문수봉, 재약산을 내려다보며 천황재로 내려선다. 작년 가을 걸었던 영알능선이 눈에 선하다. 문수봉, 재약산은 다음을 기약하고 천황재에서 하산한다. 무릎 때문에 무조건 조심, 항상 아쉽다.
표충사에선 여전히 필봉이 봉긋하다. 오늘의 목표는 필봉, 목표 달성을 이룬 것에 만족하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필봉-천황산 등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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