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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289봉) 경남 함양 영취산

2020년 6월 21일 일요일

 

숲 속을 헤치고 나가 만난 얼음장 부전계곡

 

 

등산코스 : 부전계곡 주차장 - 옥산천 - 백운산 삼거리 - 영취산 - 부전계곡 주차장

 

계곡이 있는 산을 찾아 나선 것이다. 오전인데도 계곡 주변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차를 계곡에 바로 대놓고 음식을 해 먹는 사람까지 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 계곡을 건너 왼쪽으로 산행 시그널이 많이 붙어 있다. 왼쪽으로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오자며 계곡을 건넌다. 키를 넘는 대숲을 만나고 길은 점점 희미해진다. 얼마 안 가 대숲 위로 칡넝쿨이 점령했다. 포기하고 돌아나와 만난 계곡길을 따라 산행을 이어간다. 

 

계곡 따라 오르는 길을 중간중간 길이 사라져 시그널 없으면 찾기 힘들다. 시그널이 안 보이면 무조건 계곡을 따라 직진이다. 울퉁불퉁 바위를 짚고 올라가는 길이라 다리에 힘이 엄청 들어간다. 숲이 짙어 내내 그늘을 걷게 되지만 바람이 없어 땀이 비 오듯 흐른다. 그러다 만난 반가운 능선길, 방향상 오른쪽으로 가는데 길이 또 없어진다. 나무 사이를 헤집고 갔더니 아래로 도로가 드러난다. 길을 잘못 들어선 셈이다. 결국 다시 돌아 나무 사이를 헤집고 올라가니 백운산에서 오는 능선과 만난다. 

여기부터는 깨끗한 산행길, 편안하고 기분좋게 이어가는데 장수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를 만난다. 안내목도 장수군에서 설치한거다. 영취산 정상만 찾으면 장수에서 올라오는 게 빠르고 길도 좋은 편이다.

한 바탕 가파른 길을 오르면 영취산 정상이다. 백두대간길에 위치에 있어 더욱 반갑다. 정상에서 만난 아저씨들도 우리랑 같은 코스로 올라온 모양이다. 힘든 산행을 공감하고 덕운봉을 안내해 주고 우리는 정상에서 바로 하산하는 계곡길을 택한다.

 

이 길은 잘 정리된 길이다. 올라올 때 왼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올라왔다면 이 길로 올라온 셈이고 덕운봉을 둘러서 내려갈 수도 있었는데,,,올라올 때 너무 힘들어서 내려갈 땐 덤으로 내려가는 느낌이다. 안내목은 없지만 덕운봉으로 올라가는 시그널이 보인다. 덕운봉을 가지 않은 게 자꾸 아쉽다.

부전계곡에 발을 담근다. 너무 차서 10초를 참아 본다. 계곡이 길고 숲이 짙어 햇볕이 들지 않으니 물이 이렇게 찬가? 계곡에 몸 담그는 건 포기한다. 산행 끝에서 산딸나무 하얀꽃을 만난다. 온 몸에 감기던 칡넝쿨의 갑갑함이 보상받는 기분이다.

아래 쪽에서 정상에서 만난 아저씨들을 다시 만난다. 벌써 계곡물에 들어가 계신다. 얼마나 시원할까? 눈 인사만 나누고 하산. 

 

첫번째 가는 길은 항상 오류를 범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되기도 한다. 여길 다시 온다면 백운산을 찾는 다던지 백두대간을 걷고 있을 때겠지,,,,,,,,,,,,,,,,,,,,,,,백두대간 걸을 수 있을까? 아직 버리지 못한 희망... 영취산은 얼음짱같던 계곡의 물과 칡넝쿨 헤치던 찝찝함이 동시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