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45봉) 창원 천주산 용지봉, (등산313봉) 천주산 천주봉, (등산314봉 천주산 상봉(농바위)

2021년 4월 4일 일요일

 

 운무속, 꽃잎 흐드러진 날 

 

 

 

 

 

등산코스 : 달천계곡주차장 - 천주봉 - 천주산 용지봉 - 달천고개 - 천주산상봉(농바위) - 토끼고개(산정저수지갈림길) - 송전선로길 - 달천암 - 달천계곡주차장

 

대금산, 한우산을 이어 세 번째 진달래산행이다.

달천계곡주차장에 주차하고 달천계곡으로 향한다. 물기 머금은 4월의 연초록 잎들이 생기를 더한다. 길 가 구석구석 주차된 차들로 보아 벌써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른 모양이다.

 

상쾌한 봄빛 머금은 물소리와 함께 걸으며 금방 정자에 도착한다. 정자 맞은편 왼쪽 길로 향한다. 찾는 사람 없어 고즈넉한 길에 이제는 생명을 다 한 진달래꽃잎이 빗물에 젖어 처연하다.

단정한 샛길따라 금방 봉우리에 이른다. 멋진 소나무와 돌탑이 세워진 천주봉, 천주봉 아래는 운무가 오락가락, 분위기를 더한다. 마침 내려 오시는 아저씨에게 인증샷을 부탁한다. 이젠 카메라 들이미는 건 껌이다. 

 

천주봉에서 걷는 능선길은 그야말로 유유자적 산책길이다. 운무와 함께 드러나는 조망, 빗물 머금은 산복숭아꽃, 군데군데 서 있는 돌탑, 그 모든 것이 풍경이 된다. 진달래와 함께였더라면 더 아름다웠을 산책길이다.

조망이 좋은 바위 아래 최고의 장소에 자리잡은 산꾼, 무엇을 먹던 최고의 맛이었을 것이다. 

 

서서히 진달래가 많아진다. 편백나무 사이로 보이는 분홍평원, 잘 닦여진 등산로 가장자리로 드러나는 진달래평원. 아쉬운 듯 안타까운 갈증을 넘으면 와르르 진달래꽃이 쏟아진다. 키보다 높이 자란 진달래꽃 사이에 숨어 진달래에 취한다. 진달래줄기에 기대 꽃 속에 취해 진한 커피 한 잔 하고픈데 습기찬 땅 때문에 포기한다. 

이제 오로지 진달래뿐인 꽃밭으로 들어간다. 최고의 생기는 지났지만 아직 충분한 매력은 남겨 놓았다. 

서서히 숨이 가빠오고 기분은 상승한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프라노 감탄들에 함께 흥분한다. 불어오는 바람에 꽃잎이 흩날리면 그 매력은 최고조에 이르고, 연신 카메라 셧터를 누른다. 산능선을 넘나드는 운무의 행렬은 천주산의 오늘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한바탕 흥분과 감탄의 도가니를 지나면 천주산 정상 용지봉에서 차분하게 호흡을 고른다.

 

용지봉 뒷켠 도화꽃 아래 커피 한 잔 마실 멋진 장소가 보인다. 마침 앉아 있던 전주가 자리를 내어 주고 복숭아꽃 아래 앉아 커피향에 취한다.

천천히 용지봉을 떠난다. 아쉬운 듯 눈길은 지나왔던 진달래밭을 맴돈다. 연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지나온 진달래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진달래밭이 끝날 때쯤 천주산 할배 철쭉이 눈길을 끈다. 할매, 할배가 되어 천주산을 지키고 있는 철쭉도 활짝 피어내길,,,

달천고개를 지나 작대산영역으로 들어선다.

뒤를 돌아 보는 진달래군락이 장관이다. 발길을 멈추고 눈길을 돌리며 농바위에 도착한다. 천주봉에서 용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훤하다. 사람없는 농바위에서 멀리 진달래를 감상하며 한참을 머무른다.

 

능선 조망처에서 바라다 보이는 산정저수지로 눈길이 간다. 산정저수지를 중심으로 천주산과 작대산이 마주하고 섰다. 눈으로 능선을 더듬어 산길을 짐작해 본다. 어느 날 마음이 내키면 산정저수지를 중심으로 작대산을 오를 날이 있을 것이다.

지도에만 보이는 토끼고개를 지난다. 이름의 유래도 딱히 특징도 보이지 않는다. 달천암으로 내려가야 되기에 연신 오른쪽으로 산길을 더듬는다. 겨우 흐릿한 길 발견, 달천암 방향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길은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지만 송전선로 안내리본을 따르면 길은 놓치지 않는다.

산벚꽃이 피고 철쭉이 고개를 내미는 호젓한 길, 눈앞으론 송전선 철탑이 길을 잇는다.

그러다 사람의 흔적이 보이는 과수원이 나타나고 거기를 가로지르면 숨 넘어갈 듯 짖어대는 개가 있는 달천암이다. 시끄러운 개 짖는 소리에 보살님 두 분이 고개를 내민다. 아담한 크기의 달천암은 손길이 미치지 못해 마당이 온통 풀밭이다. 손길을 요구하는 풀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 하다. 저들인 들 두고 보고 싶진 않겠지만 녹록하지 않는 절 살림의 애환이 전해오는 듯 하다.

하이얀 탱자나무꽃이 오랜만이다. 고향 과수원가는 길에도 온통 탱자나무였는데,,,,어릴 적 추억 한 푼 길어 올리고 기분좋게 마무리를 한다.

 

< 천주산 등산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