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3일 일요일
아찔한 앵기랑바위 최고의 암봉
등산코스 : 아미산주차장 - 송곳바위 - 앵기랑바위 - 큰작삭골삼거리 - 절골삼거리 - 무시봉 - 아미산 - 밭미골삼거리 - 병풍암 - 병풍암삼거리 - 대곡지 - 아미산주차장
우연히 블로그 검색하다 눈에 번쩍 뛴 바위 보고 바로 군위로 향한다.
이럴 때마다 우리나라엔 산도 많고 아직 가 볼 곳이 너무 많음을 실감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옹골찬 바위 봉우리가 눈길을 끈다.
양 끝으로 우뚝 솟은 바위에 가운데는 암릉길이다.
뾰족한 첫째 바위가 송곳바위, 세 번째 우람한 바위가 앵기랑 바위다.
기대감으로 얼른 출발점인 나무다리로 간다.
다리를 건너니 송곳바위 아래쪽에 굴이 나 있고 기도터가 있다.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이 있겠기에 미신쯤으로 치부해 버리진 못하겠지만 미관을 해치는 건 안타깝다.
나무 데크와 바윗길을 오르면 바로 송곳바위다.
바위 중간 높이까지 올라온 터라 주차장에서 본 것처럼 그리 높지는 않다.
안전 장비는 없지만 꼭대기까지 오르기엔 별 무리가 없다.
사람 하나 겨우 앉을만한 공간이 전부다.
걸어갈 암릉과 건너편 두리봉의 바위가 조망된다.
송곳바위에서 이어지는 암릉구간.
바위 사이를 비집고 뿌리를 내린 여리고 여린 돌양지꽃, 그리고 멋드러진 명품 소나무 그리고 몇몇의 활엽수
그들의 생명력에 오늘도 감탄과 감사를 보낸다.
암릉길 제법 오똑한 바위끝에서 되돌아본 송곳바위의 꼭대기가 발 아래로 훤하다.
우툴두툴 거친 바위를 밟으며 두리봉, 앵기랑바위를 조망하며 걷는 길은 힐링 그 자체다.
한 바탕 즐거운 바윗길을 지나면 계단이 나타나고 오늘의 최고 바위 앵기랑을 만난다.
396m의 앵기랑바위는 양지마을에서 봤을 때 애기 동자승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앵기랑 바위로 접근하니 한 무리의 남녀가 왁자지껄하다.
여자 두 사람은 "괜히 위험한 짓 하면 안 된다."며 바위 아래에서 기다리고 남자 분들만 다녀 온다.
그 사람들이 가지 않은 다른 코스로 접근해 보았지만 경사가 심하고 안전시설도 없어 일단 간식타임을 갖는다.
그 사이 서너명의 다른 팀이 오더니 꼭대기에 다 올라간다. 그들이 올라간 쪽을 가 보니 바위 사이로 사람 하나 지나갈 정도의 틈이 나 있다. 조금 있으니 그들이 내려 오고 자기들도 다녀 왔다고 올라가 보란다.
일단 바위 사이를 들어가 본다. 두 쪽으로 갈라진 바위 사이는 배낭을 매고 겨우 지나갈 정도는 된다.
바위를 통과한 반대쪽은 너댓명은 설 수 있는 평평한 공간이 나오고 거기에서 꼭대기로 올라가는 코스가 열린다. 약간의 불안감을 가지고 사지를 벌려 겨우겨우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꼭대기는 제법 넓어 2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은 될 것 같고 밧줄을 끼우는 고리도 설치되어 있다.
시원한 조망에 맞은편 두리봉의 바위는 더 많아 보이고 명품 소나무의 자태가 완연한 4봉엔 앞서 간 사람들의 오르내림이 분주하다. 이렇게 아슬아슬 올라왔는데 더 이상 올라오는 사람이 없어 아쉽게도 제대로 된 인증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다.
이제 내려가기. 잡을 것 하나 없고 경사도 심하고 괜히 올라왔나 급 후회가 밀려 온다. 안 내려갈 수도 없고 도와줄 사람도 없고 최대한 바위에 붙어 최대한 벌릴 수 있는 만큼의 다리를 벌려 후덜덜 떨며 어떻게 어떻게 내려 왔는데,,,이런 무리한 행동은 다시는 안 해야 되겠다는 생각과 빨리 암벽등반 배우러 가야겠단 생각,,,
돌아 나오는 길은 무사함에 대한 안도와 올랐다는 성취감에 더 멋진 모습으로 다가오는 앵기랑의 곳곳.
4봉 바로 아래서 앵기랑 바위에 올랐던 일행들이 간식을 먹고 있다.
서로 인사를 나누는데 전망이 좋다며 올라가 보란다.
경사가 살짝 있는 바위사면엔 손으로 잡을 곳이 없어 발바닥에 힘을 주고 힘껏 내딛는다.
서너걸음 올라가면 바위에서 자라는 나무를 잡을 수 있는데 꼭대기는 명품 소나무가 자리를 차지하고 편하게 앉아 쉴만한 공간은 없다.
4봉에서 내려다 보는 앵기랑바위의 전체 모습이 우람하고 아름답다.
바위 자체만의 모습도 우람하지만 명품소나무가 주변을 받히고 있어 꽃이 피어난 듯 하다. 최고의 조망터에서 잠시 풍경을 즐긴다.
아미산 정상과 이어지는 능선길의 시작은 5봉에서다. 데크 계단을 올라 꼭대기에 서면 앵기랑바위와 4봉이 합쳐 하나의 바위처럼 멋진 모습을 자아낸다. 두 바위가 잘 보이는 곳에 앉아 얼려온 과일 후루츠를 먹으며 당분을 보충한다. 오늘 최고의 조망터라 한참을 바위 구경에 소나무 구경이다.
5봉의 마지막 바위 구간까지 오르는 동안 유독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가 많고 바위와 소나무의 조화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5봉의 끝부터 나무가 우거진 그늘 능선이다. 소나무, 떡갈나무 무성한 그늘길은 산뜻하고 쾌적하다. 전망이 없으니 오로지 걷기에 집중한다.
길은 금방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첫 삼거리, 큰작삭골 삼거리를 만난다. 길은 이어 정상 방향, 기분좋은 편한 길을 따라 절골삼거리를 지나고 돌탑을 지나며 무시봉에서 장유에서 온 두 분을 만난다. 얼른 인증샷을 부탁한다. 봉우리는 전망은 없고 조금 넓은 터일 뿐이라 바로 아미산 정상으로 향한다.
방가산 방향으로 가다 아미산 정상을 지난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전망은 없고 조금 넓은 터이다. 장유분들은 내려가는 길이 없다며 다시 돌아 절골삼거리로 간단다. 나는 내려가는 길이 있음을 확신하고 방가산 방향으로 가다 밭미골삼거리를 만나며 방향을 튼다.
숲을 지나 너럭바위도 만나면 한참을 상수리나무숲을 지난다. 간간히 부는 바람소리에 발걸음 소리만 들리는 고즈넉한 길에서 새소리가 내내 들린다. 발걸음을 멈추고 새를 찾아 보지만 보이진 않는다. 너럭바위를 지나고 앵기랑능선이 조망된다. 금방 걸은 앵기랑 능선 바위가 멀리서도 힘차게 조망된다. 내가 서 있는 밭미골능선과 앵기랑능선 가운데 우뚝 선 능선이 가로막고 있다. 눈으로 등산로를 찾아 보지만 보이진 않고 주차장을 갈려면 능선 끝까지 가서 빙 돌아갈 것 같다. 엄청난 거리가 예상된다.
어떻게 갈까 생각하다 도착한 병풍암.
가운데 능선의 바위 아래 있는 절이다 보니 붙여진 이름인 것 같은데 병품암이란 이름이 없으면 그냥 임시로 살도록 지은 집같다. 그래도 군데군데 불상이 놓여 있어 암자의 흔적을 유지하고 있다.
집 뒤로 밭미골능선에서의 고민을 한방에 날릴 등산로가 나타난다. 능선까지 비스듬하게 나 있는 길이라 그리 힘들지 않게 능선으로 오르는데 여기가 병풍암삼거리다. 앵기랑능선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등산로가 서너개는 되는 셈이다.
이제는 편안한 정리의 시간
경사가 없는 소나무숲길을 지나고 하늘담긴 대곡지를 지난다. 누군가 일구다 버려 둔 밭에 송이송이 피어난 개망초, 까치수염, 엉겅퀴 군락이 발길을 잡는다.
아미산앞에 흐르는 위천 위로 수로길같은 좁은 다리를 건너며 다시 암릉을 올려다 본다. 짧은 시간 최고의 바위맛을 보여준 매력있는 곳.
오늘은 마지막이 아니라 다음을 기약해 둔다.
앵기랑, 다시 만날 때까지,,,See You, See You Again
< 아미산 등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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