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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328봉) 경남 밀양 비학산, (등산 329봉) 보담산, 보두산 (등산 169봉) 낙화산

2021년 7월 18일 일요일

 

뜻밖에 만난 보석같은 바위들

 

 

 

등산코스 : 정문마을 - 비학산 - 신선바위 - 비암고개 - 암릉 - 보담산 - 보두산 - 낙화산 - 안당골 - 숲촌마을 - 엄남천 - 정문마을 원점회귀

 

칠현산, 산성산 산행길에 보이던 바위산 하나

지도에서 검색하니 비학산 쯤 되겠다. 

비학산에서 낙화산, 중산 거쳐 꾀꼬리봉까지 종주하는 산행지도를 찾는다.

어느 해 겨울에 갔던 보두산, 낙화산이 이 곳이 있었다니,,,,참,,,산행을 어떻게 다녔는지,,,

예전의 기억을 되찾을 겸, 이름도 예쁜 비학산도 만날 겸 정문마을 들머리를 찾는다.

 

명성요양원 안내판 바로 위가 들머리이다.

부드러운 초입 길에 풀이 한 가득이다. 산행할 때마다 만나는 뱀이 두려운 시간, 스틱으로 주변을 치며 나아가니 얼마 안 가 풀밭이 사라진다.

 

무덤 주변을 이렇게 엄청난 돌담으로 쌓았다니,,,

정성이 되었던 재력이 되었던 엄청나다.

길은 곧 소나무숲으로 이어지고 피톤치트 강한 길은 정갈하다.

 

산책삼아 나설만한 거리쯤 시원한 전망대에 벤치 하나가 그림같이 놓였다.

함양울산고속도로가 시원하게 열리고 칠현산과 산성산 능선이 뒤를 받치며 더 멀리 만어산까지 제대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산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렇게 멀리멀리 길을 이어 나간다.

 

긴늪삼거리를 지나면 무덤 한 기, 그 뒤에 보일 듯 말 듯 숨은 비학산 정상석.

정상이라 이름하기에도 애매한 지경이다.

 

반가운 준희 표지판을 지나고 조금은 재미있어진 산길을 지나면 제대로 된 전망터를 만난다.

몇 십 명은 앉을 만한 마당바위에 소나무 서너 그루.

산을 담처럼 두르고 평화롭게 앉은 마을들과 밭들 그 뒤로 중산, 꾀꼬리봉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온다.

그야말로 시원한 전망터다. 

 

반가운 준희 산행 리본

여린 비비추, 짚신나물

누군가 정성껏 알려주는 딱딱고개 이름판

여유롭게 평화롭게 길을 이어나간다.

비비추
짚신나물

 

구멍 뿡뿡 뚫린 무덤 한 기

어릴 적 소먹이러 가면 동네 오빠들이 하던 귀신 이야기 한 토막 생각나 얼른 발길을 재촉한다.

또 만난 시커먼 동굴 바위,,, 감히 들여다 볼 엄두를 못 내고 잰 발걸음.

 

사거리길, 비암고개다. 

현대판 김정호 준희님의 안내가 항상 고맙다.

사람 키 만큼 자라 산길까지 덮은 억새 자락을 지나면 곧 바위길이다.

 

숲을 벗어난 능선길은 푸르디 푸른 여름 신록

햇살은 따깝지만 바위와 바람과 햇살에 기대 살아가는 생명의 대잔치에 함께 호흡한다.

뒤돌아본 비학산 자락

 

한 바탕 능선이 끝나는 곳

걸어갈 보담산, 낙화산 방향엔 바위가 제법이고

왼쪽으로 보이는 가곡저수지는 산빛을 머금어 짙은 풀색이다.

가곡저수지

 

운문지맥 길을 따라 다시 또 비암고개. 

준희님의 비암고개를 본 터라 고개를 갸웃하지만 나에겐 그냥 스쳐가는 일.

그들의 연구와 노력이 엿보이는 터다. 

 

갑자기 어두워진 길 

나무 위로 빽빽이 칡넝쿨이 뒤덮었다. 

달콤한 칡넝쿨꽃의 향이 무색한 줄기의 습격.

어릴 적 먹거리의 추억을 안겨 준 반가운 칡은 애물덩어리로 전락

나무들을 칭칭 감아 버린 칡들의 횡포에 나무들의 절규하는 울음이 들리는 듯 하다.

그러다 만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귀나무 한 그루.

여기만이라도 침범치 말길,,,

 

엄광 삼거리길을 지나면 본격 바위길이다.

예전에 엄광사에서 올랐으니 이 길을 지났으리라.

기억 한 자락 남아 있지 않지만 등산로를 끼고 만나는 바위에 고마워하며 신나게 걷는다. 

바위만 만나면 반가운데 음인은 바위와 기가 통한다니,,,소음인인 내가 바위를 좋아하는 이유인가 보다.

 

암릉구간을 알리는 표지판 아래 '등산로 없음'이란 문구가 붙어 있다.

생각없이 우회길을 가려다 길 없으면 돌아 내려오지하는 생각으로 암릉길을 따른다.

그러다 만난 생각지도 않은 바위들

겨우 올라간 바위 위에는 꿋꿋하게 살아내고 있는 소나무 몇 그루

힘든 생존경쟁을 이겨내야겠지만 전망은 최고다.

바위 위는 평평하지 않아 앉아서 쉴 만하진 않아 전망만 보고 내려 온다.

주위에 이런 바위가 지천이다. 

바위 많은 산에선 스쳐 지났을 법한 바위들이지만 생각지도 못하고 만난터라 그저 반갑고 고맙다.

혹시 이 블로그를 보는 사람이 있다면 저 안내판 절대 믿지 말고 암릉길을 따르시라...

 

한 바탕 암릉길을 걸으며 기를 보충하고 맞이하는 봉우리도 바위다.

이 곳만 걷고 싶으면 엄광사에서 올라오면 될 것 같다. 

걷는 내내 기분이 좋다.

중앙이 걸었던 비학산 능선

 

걸어온 산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제법 아기자기 올망종망한 봉우리를 넘나들었다.

멀리 밀양시와 주변 논밭, 군데군데 저수지,,,그림같은 풍경이다.

 

낯익은 이 곳.

예전 산행때 바위를 배경삼아 사진을 찍었는데 정말 이 곳만 생각난다.

고맙게도 바위는 여전하고 평평했던 평지엔 풀이 한가득이다.

반가움의 눈인사만 하고 그냥 지나간다. 

 

밀양강 넘어 옥교산 그 뒤로 청도 남산?

나는 방향치인지 산 찾기는 젬병이다. 짐작만 하고 돌아선다.

자욱한 운무로 저 철탑만 보였던 옥교산에서의 특별한 경험은 잊을 수 없다.

 

다시 만난 소나무 전망대

좌우 소나무와 너른 바위 전망대가 기를 듬뿍 실어준다.

맘껏 호령해도 좋을 것 같은 위치다.

 

밧줄까지 매단 바위 하산길을 지나면 평화로운 육산길

햇살 머금은 영롱한 앵도와 싸리꽃이 반긴다.

싸리
산앵도나무, 산옥매?

 

평화로운 그 곳이 보담산 정상이다.

정상석은 보이지 않고 안내판만 무성한 풀숲에 놓여 있다. 

나무에 매달린 정상 표지목은 준희님의 것이다.

 

금방 보두산

어떤 지도엔 보두산이 562m로 기재된 곳도 있어 다소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싸리

 

잠깐 나무 그늘에 앉아 얼려온 수박주스를 열어보니 적당히 녹았다.

산에서 마시는 수박쉐이크,,,제대로다.

전망좋은 바위는 햇볕 때문에, 그늘쉼터는 모기 때문에 오래 지체를 못 하고 금방 일어선다.

 

보담산 정상에서 30여m 올라온 셈이다.  다른 곳에서 낙화산 정상이 626m라는 기록이 있다. 확인해 볼 일이다.

올망졸망 고개넘이가 재미있다. 낙화산 정상도 전망이 없어 인증샷만 찍고 바로 나아간다.

국제신문 근교산에 이름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임진왜란때 왜군을 피해 산으로 피신한 한 여인이 결국 발각되자 절벽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는데 그 바위가 낙화암이고 이후 산이름도 낙화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보담산도 옛날 중국의 고관 보담이 나라에 죄를 짓고 귀양살이를 했던 곳이 이 곳. 고관의 이름을 따서 지은 산이란다.

 

하산길에 다시 만나는 소나무숲길

정갈한 느낌이 항상 좋다.

거기다 내 사랑 자귀나무도 다시 만나니 행복.

자귀나무
짚신나물

 

적당히 피곤하기도 하고 정문마을에 주차한 터라 내려가도 한참 걸릴 것 같다.

석이봉까지 갈까 고민하다 하산을 결정한다. 

이유는 구름동네라는 이쁜 이름 때문.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지 중간중간 길이 끊어졌다. 

칡덩쿨로 길이 막혀 스틱으로 겨우 길을 열고 지나왔다. 

다시 만난 산길 지나니 물없는 내에 나무다리 하나.

 

누군가의 땅을 좌우로 끼고 내려오니 전원주택 단지다.

산과 만나기 제일 좋은 곳엔 항상 넓직한 전원주택이다.

가끔 오는 집인지 사람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고 여름 능소화만 길가를 밝힌다. 

능소화

 

한껏 부풀어 전원주택을 짓고는 관리가 힘들어 팔지도 못하고 애물처럼 갖고 있다는 사람들의 얘기도 들린다.

이 곳에 기대어 사는 사람은 부디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눙소화

 

돌삼겹으로 이름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지나고

명품 소나무가 있는 다촌마을을 지나면

본격 아스팔트길이다.

 

각기 다른 전원주택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보담산 방향 암릉과 걷지 못한 중산 라인도 둘러 본다.

엄광로 가운데 박힌 커다란 바위, 그 바위위에 꿋꿋하게 자라는 예쁜 소나무...

 

바로 암릉을 걷고 싶다면 이 곳 엄광사 코스를 들머리로 삼으면 되겠다.

 

쉬엄쉬엄 내려오니 엄광저수지.

물가에 핀 황화코스모스가 가을을 재촉한다.

 

2차선 아스팔트 도로를 벗어나 마을로 난 논길을 따른다.

숲촌마을의 오래된 나무숲이 새로운 풍경이다.

동네 어르신 쉼터같은 정자는 빈터. 

사람 구경하기 힘든 농촌의 현주소라 안타깝다.

 

엄남천을 따라 난 소로를 걷는다.

걷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길과의 만남.

평화 그 자체다.

그리 많지 않은 수량이지만 맑고 깨끗한 물이라 잠깐 발을 씻어 본다.

햇볕 머금은 엄남천 물은 미지근해 놀라지 않고 평온하다.

 

남가경로당을 지나고 잘 가꾼 마을길도 지나고 산행 들머리에서 입간판으로 만났던 명성요양원도 지나면 원점회귀.

적당히 피로한 상태로 잘 끝난 산행이다.

 

 

자전거를 꺼내어 칠현산 입구로 간다.

활성2교까지 달려 오늘 걸은 산능선을 바라다 본다.

비학산이라 생각했던 곳이 보담산 암릉이었음을 확인한다.

남천강 강을 따라 조금 더 달리다 긴늪숲에 있는 다슬기탕을 사서 집으로 돌아 온다.

이 부근 산행하면 항상 가던 곳이라 그냥 오기 섭섭.

궁금증 해결과 숨겨놓은 보석같은 암릉까지 걸어 본 소풍같은 산행이었다.

 

< 비학산-보담산-보두산-낙화산 산행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