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30일 토요일
부산금백종주 첫 날, 철쭉향에 취하다
등산코스 : 개림초등 ~ 갓봉 ~ 삼각봉 ~ 유두봉 ~ 애진봉 ~ 백양산 ~ 바람고개 ~ 오리부룡류화석산지 ~ 부암동 신선마을
개림초에서 출발, 싱그런 4월의 신록 속으로 들어간다.
거기다 도착지를 정하지 않고 걷고 싶은 만큼 천천히 걷기로 하니 힐링 그 자체다.
길은 순하고 눈은 편안하다.
선암사 갈림길에서 삿갓봉으로 향한다.
누군가 정성들여 만든 익살스런 돌탑으로 발걸음은 더욱 가볍다.
곡선 테두리의 순한 바위들과 하얗게 피어난 가막살나무꽃은 길맛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빌딩 사이로 드러나는 부산의 산군들이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오고 초록 사이 분홍 철쭉은 눈길을 설레게 한다.
한 무리의 바위가 범상치 않아 보이더니 갓봉이란 이름을 가졌다.
잠깐 치고 올랐으니 길은 다시 순해지고 중간중간 만나는 바위는 위엄을 더해간다.
조금 더 커지고 조금 더 다양해진 바위에 화사한 꽃들이 함께 하니 생기를 더한다.
무심한 바위에 생명을 불어 넣는 건 역시 자연이다.
한 무리의 바위군이 시선을 끌더니 삼각봉이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도심 속 빌딩도 많아 보이지만 그리 삭막하지 않은 건 멀리 바다와 사이사이 산들 때문, 그래서 눈도 마음도 시원하다.
유두봉에 이르니 금백의 산줄기들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백양산을 몇 번을 왔지만 철쭉을 만난 건 처음이다.
영산홍을 닮은 듯 꽃잎이 작고 색깔이 화려하다.
절정을 지났지만 그 화려함은 남아 보는 내내 황홀하다.
흠뻑 취한 마음을 그대로 안고 백양산 정상으로 향한다.
조금 더 진행할까 하다 바람고개 이름을 보고 그 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곳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그 길을 따라 철쭉도 핀 게 보이기 때문이다.
한 바탕 꽃 잔치가 끝나고 길은 신록으로 대체된다.
커다란 바위군과 소나무숲이 나타나면 오리부리룡류가 살았다는 흔적을 남긴 바위를 만난다.
두 발을 딛고 선 공룡들이 이 곳을 돌아 다녔다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기하다.
잘 가꿔진 체육 시설이 있는 예쁜 공원을 지나면 옆으로 거대한 삼광사가 있고 곧 이름도 거룩한 신선마을을 만난다.
공동으로 식사를 한다는 곳도 있고 도시재생사업도 이뤄지는 것 같아 다음에 오면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있을 것 같다.
싱그런 신록과 애진봉 철쭉, 처음 알게 된 갓봉과 삼각봉
금백종주 첫 날은 싱싱함과 화려함, 새로움을 제대로 맛 본 상큼한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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