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16일 토요일
진달래밭에서 무학(舞鶴)과 노닐다
등산코스 : 서원곡유원지입구 - 원각사 - 용주암 - 서마지기 - 무학산 - 안개약수터 - 대곡산 - 만날고개
고등학교 3년을 무학산 아래에서 지냈는데 하숙집에서 살방살방 걸어 장군천을 산책한 날, 산에서 만난 무속 현장을 보고 놀랬을까? 가위눌린 그 밤의 기억이 무학산을 생각하면 항상 따라온다.
무학산 진달래 소식을 최근 접하고 무학산 서원곡으로 향한다.
입구 공터에 주차하고 올라가는데 알록달록 단장한 옛 집들이 재미있다. 담장넘어 겹벚꽃은 화려함의 끝을 보여준다.
부처님 생일맞이 단장을 한 원각사, 백운사
그보다 진한 절 주변 연산홍, 겹벚꽃
무엇이되었든 봄이라 더욱 좋다.
주 등산로에서 용주암 방향으로 향한다.
입구에서 만난 다람쥐 한 마리가 한참을 놀고 있다.
언덕에 기대어 층층으로 앉힌 용주암 건물 구도가 아름답다.
잘 가꾼 돌계단을 따라 가면 마지막 꼭대기에 화룡점정, 산신각이 절묘하다.
용주암을 벗어나면 산엔 온통 산벚꽃이다.
산벚꽃, 진달래 사이로 살짝 보이는 샛길을 따라가면 제법 큰 바위군.
자세히 살펴보니 볼드가 꽃혀 있다. 암벽터,,,
바위를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가니 밧줄이 둘러져 있고 그것을 따라 들어가니 마산만을 내려보는 최고의 전망터다.
잠시 쉬다 다시 돌아 나온다.
진달래는 이미 지고 있고 그 자리엔 4월의 신록이 싱그런 빛을 발한다.
전망이 트이는 능선에선 마산만과 마창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등학교땐 콜라빛 바다색이었는데 지금은 바다 색이 제 빛깔을 찾았다.
고도를 높이니 서서히 진달래밭이다.
연분홍, 진분홍 진달래 사이로 하얀 쇠물푸레꽃도 봄을 즐긴다.
능선 바위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다.
세월의 흔적, 진달래터널이다.
완전한 터널은 몇 년 더 있어야 될 것 같다.
진달래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면 잠깐 쉼터 정자.
굳이 커피 마시며 무학산 봄볕에 취한다.
정상부 진달래밭이 서서히 드러나면 진달래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등산로를 따라 피어난 진달래속으로 들어가는 발길은 흥겹다.
분홍의 화사함이 기운을 돋군다.
사람들의 하이톤 웃음소리가 진달래꽃속으로 스며든다.
작은 운동장같은 정상부에는 넓직한 평상이 있어 사람들이 편히 쉬고 있다.
사방 팔방 시원한 조망이라 산을 오른 뒤 쉬기엔 최적의 장소다.
만날고개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마산만, 돝섬유원지, 마창대교를 보며 내려가는 사이사이 진달래가 인사한다.
진달래밭을 지나왔으면서도 또 다시 보이는 진달래는 여전히 즐겁다.
거기다 간간히 다른 종류의 꽃은 새로움을 더한다.
살짝 빗나간 등산로에서 샛길을 따라 걷던 중 만난 안개약수터
특이할 것 없는 보통명사지만 '안개', 이름 예쁜 약수터다.
오늘 새롭게 만날 대곡산에 기대를 갖는다.
편안한 내리막길에 간간히 피어난 진달래와 산벚꽃, 조금씩 짙어진 신록에 눈이 싱그럽다.
만날고개에서 많이 올라오는 모양인지 안내 리본이 잔뜩 붙었다.
정상같지 않은 내리막길에 있는 산이지만 만날고개에서 올라와 편안하게 걷기엔 적당한 거리다.
500m가 넘는 높이라 산책삼아 걷기엔 충분할 것 같다.
대곡산 정상석 앞 소나무가 예술이다.
가끔씩 만나는 이런 볼거리가 산을 걷는 또 다른 기쁨이 된다.
만날고개,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직접 온 건 처음이다.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고 이야기가 연상되는 석상도 세워 두었다.
잘 가꾼 길을 따라 내려오며 택시를 부른다.
택시 부르기가 편해 산행코스 잡기가 수월해졌다.
세 번째 무학산인데 이제 조금 무학산을 알게 된 것 같다.
친구랑 갈 때는 친구에 집중하게 되고
산악회랑 갈 때는 시간에 쫓기게 되는데
혼자만의 산행은 이런 여유가 좋다.
아직 당분간은 이런 이유로 홀산을 즐길 것 같다.
< 등산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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