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5일 일요일
금정산 바위와 한 바탕 놀아 좋은 날
등산코스 : 산성고개 ~ 의상봉 ~ 원효봉 ~ 사기봉 ~ 미륵봉 ~ 고당봉 ~ 범어사
금백종주 셋째 날
산성고개에서 시작한다.
숲은 점점 푸르러 가고 철쭉, 등나무꽃이 주위를 밝힌다.
눈은 편안하고 발은 부드럽다.
동문에 다다르고 계속 이어지는 편한 길
소나무의 부드러운 곡선과 중간중간 만나는 더 부드러운 바위
잘 가꿔져 단정한 숲길과 산성길
편안한 숲속 산책이다.
전망이 트이면 부채바위, 무명암 암릉과 망루가 훤히 보인다.
부채바위, 무명릿지에서의 아찔했던 클라이밍 강습 시간이 떠올라 자꾸 눈길이 간다.
저긴 대롱대롱, 저긴 아찔, 후덜덜,,,,
근데 눈앞 바위 사이사이 병꽃이 화려하다.
셀 수도 없이 왔는데 병꽃은 또 처음이다. 산은 이래서 언제나 새롭다.
부채바위, 무명릿지엔 오늘도 클라이머들의 도전이 눈부시다.
바위, 사람, 도전, 거기다 병꽃
금정산이 눈부시다.
4망루를 지나 무명릿지가 끝나는 곳, 의상봉에 다다른다.
저 멀리 회동수원지 한반도지형도 한 눈에 들어온다.
엊그제 신문에서 정상석 손괴 소식이 있더니 의상봉 정상석이 없다.
일부러 제거한 모양인데 도대체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마침 민소매에 커다란 배낭을 매고 올라오는 아저씨가 있다.
아저씨는 얼마전에 봤다는데 훼손한 지 얼마되지 않은 모양이다.
이름표없는 봉우리에서 인증을 하고 찜찜함은 남겨두고 떠난다.
곡선의 금정산 주능선을 따라 원효봉, 사기봉에 다다른다.
사기봉은 주능에서 살짝 비켜져 있어 금정산 도사 아저씨 아니었다면 놓쳤을 것 같다.
도사님이 숨은 바위 구경하고 싶으면 안내해 주겠단다.
그럼, 종주는 하루 미루는 셈, 잠시 고민하다 혼자선 숨어 있는 바위 구경 하기 어려워 좋은 기회라 여기고 동행하기로 한다.
사진찍는 포인트에서 열심히 사진도 찍어 주신다.
얼씨구나, 혼자 올 때의 아쉬움을 맘껏 채운다.
북문에서 샛길로 들어 가더니 숨어있는 바위를 찾아 간다.
자주 다녔던 길에서 이런 곳이 숨어 있었다니 실로 놀랍기만 하다.
심지어 볼트가 박힌 바위도 있다.
미사일바위, 돌고래바위, 바위 구멍에서 원없이 사진 찍는다.
오늘 처음 만난 남녀가 마치 오랫동안 알던 사람처럼 바위 앞에서 너무 편안하다.
미륵사로 향한다. 쌀바위? 이것도 그냥 지나쳤었는데,,,,,
뒤를 돌아 샛길로 들어가니 미륵봉이다.
고당봉이 뒤에서 지켜주고 있다.
주변의 바위도 웅장하다.
결국 이 바위 아래 미륵사가 있었던 셈인데 여태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하트 바위가 있다며 찾아서 보여 준다.
고당봉 오르는 것도 바위가 있는 곳으로는 처음이다.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올라갈 정도다.
우뚝한 바위 위에 명품소나무, 새로운 코스에 완전 신난다.
위치를 잡으면 포즈를 취하고 착~
웃기는 상황이지만 한풀이 제대로 한다.
그리고 천지, 금샘, 2개의 남근석까지 구석구석 바위 구경했다.
범어사로 하산해서 마무리는 치맥으로 감사 인사~
아들 찬스로 돌아 오며 내내 감사한 마음.
어느 날 금정산 어디에서 마주치면 정말 반가울 것 같다.
홀산은 정말 자유롭다.
내 시간에 맞춰, 내 코스에 맞춰, 내 기분에 맞춰 그렇게 걷고 싶어 아직 홀산을 고집하지만
가끔은 아쉽고 안타까운 순간이 있다.
바위 위에서 사진 한 장.
그렇지만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으니 아쉬움에 포기했는데 오늘 금정산 도사님 만나 이것 하난 확실히 소원풀이했다.
금정산 도사님! 전화기 분실로 전화번호도 없어 인사조차 못 드리고 감사한 마음만 이 글로 전합니다.
감사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산행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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