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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충청,대전

(등산 176봉) 충북 괴산 등잔봉, 산막이옛길

* 때 : 2016년 10월 23일

편안히 산책하자는 생각으로 산막이옛길을 찾는다. 9시경 도착했는데 주차장이 거의 만원이다. 이렇게 유명한 곳인가? 의아심을 갖고 괴산호 주변을 편안히 걷고자 배낭도 없이 가벼운 가방만 손에 들고 걷기 시작.

산막이옛길을 조성한 기념석을 만난다. 2011년 11월 11일이다. 약 5년이 되었는데 이 정도면 성공한 사업같다. 인터넷을 뒤져 검색을 해 보니 호랑이굴을 묘사한 당시 자료의 허황함을 알리는 자료가 있어 호랑이굴이 궁금해진다.

안내표지판을 보니 산행코스가 있다. 생각지도 않았던 길이다. 잠시 어쩔까 망설이다 결정을 못하고 그냥 걸어가 본다. 사과 농장에서 문경사과를 판매한다. 너무 싱싱하고 탐스럽다. 가격도 한 봉지에 만 원, 탐이 난다. 주머니를 뒤져 보니 아뿔싸, 지갑을 두고 왔다. 어제 샀던 감홍사과가 너무 맛이 없었기에 간절함이 더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노루샘에 도착해 보니 등산리본이 빼곡하다. 잠깐 갈등하다 산을 오르기로 한다. 시작부터 가파르다. 어제 황장산의 기운 덕인지 별로 힘들지 않고 오를 수 있다.  

힘들고 험한 길과 편하고 안전한 길의 갈림길에서 빠르고 험한 길을 택한다. 고도가 제법 높지만 오를 만 하다.

황장산보다 소나무도 많고 우리나라 전통 소나무인 것 같다. 배병우 작가의 소나무 사진을 생각하며 사진을 찍어 보지만,,,글쎄,,,혼자 피식 웃는다.

능선을 오르니 괴산호가 펼쳐진다. 괴산호의 맑은 물을 보며 걸으니 마음이 더 차분해진다. 중간 중간 소나무로 시야가 가려지긴 하지만 소나무 틈새로 드러나는 호수의 모습도 편안해서 좋다.

편안한 솔숲을 걸으니 어느새 등잔봉이다. 작고 아담한 표지석이 앙증맞다. 산악회에서 함께 온 사람들이 많은지 사진 찍고 이름 부르고,,,,정상이 시끌시끌하다. 어수선함을 피해 사진 한 장 찍고 빠르게 천장봉으로 향한다.

천장봉 가는 길에 한반도 전망대가 있다. 전라도가 살짝 틀어지고 약간 살이 찐 듯 하지만 편안한 우리나라 모습이라 보는 나도 마음이 편하다.

어수선 속에서 재빠르게 인증샷~

한반도 전망대를 지나니 한반도 동해안의 절벽 부분과 울릉도, 독도도 조망된다. 따로 조성한 섬인지 확인은 하지 않았지만 울릉도와 독도의 모습이 더욱 각인된다. 

천장봉 도착, 450m인 등잔봉보다 13m가 낮은 437m이다.

제법 걸어 온 편이라 코스를 어떻게 잡을까 생각 중이다. 다른 사람들도 의견이 분분한데 바로 내려가면 고도가 가팔라 위험하단다. 그래도 돌아 내려가면 산막이마을까지 2.1km,,,좀 멀지만 직진해 본다.  

고사목인가? 아니다. 산불의 후유증이란다. 타지 않고 나목으로 남아 현장의 모습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자태가 수려하다.

하산길은 흙으로 된 편안한 길로, 온통 노란 나라다. 굴참나무, 생강나무 같은 종류가 많아 보인다. 환하고 밝은 세상이 펼쳐진다.

산막이옛길 곳곳에는 스토리 형식으로 이야기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고 있는데 이것은 바위를 뚫고 나왔다고 '시련과 고난의 소나무'라고 이름지어져 있다. 이름을 두고 고민했을 사람들이 떠오른다.

날머리,,,선착장의 음악 소리, 산막이마을의 행락객 소리와 정말 소란하다. 배를 타기 위한 줄도 거의 100m가 넘어 보인다. 빨리 자리를 벗어나고자 발걸음을 재촉한다.

한반도 포항 부근에 정자가 보인다. 정자에 올라 자연 경관을 몸으로 즐기고 싶지만 마음만 두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 나온다.

노루샘을 거쳐 등잔봉, 천장봉을 지나 삼성봉을 가던 중 안부에서 산막이마을로 하산하는 약 3시간의 트레킹이었다. 계획에 없던 산행에 괴산호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길맛까지 더해져 만족에 만족을 더 한 산막이옛길 등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