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경북,대구,울산

(등산 10봉) 구미 금오산(976m)

2017년 9월 16일 토요일 '사람과산'팀과 함께 한 산행

30여년전 고향 친구들과, 작년 우중 산행에 이어 세 번째로 오르는 금오산 산행

오늘 코스는 할딱고개를 지나 정상을 거친 뒤 법성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단장님의 간단 설명에 이어,,,출발!

주변의 돌로 만들었다는 21세기 돌탑을 지나 영흥정에서 시원한 생수로 목을 축이니 해운사가 눈길을 잡는다. 높다란 계단길이 예뻐 보여 잠깐 들러 보니 우람한 나무들 위로 살짝 가을 단풍이 보인다.




산악회와 함께 가면 혹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옆길로 새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도선굴에서 그랬다. 다행히 선두에 서 있었던터라 너댓명이 잠깐 도선굴로 들러기로 한다. 도선굴로 오르는 길은 가파른 바위길이다. 다행히 쇠사슬로 안전바를 만들었지만 과거 짚신으로 이 길을 지났을 야은 길재 선생을 생각하면 아찔한 곳이다. 도선굴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과히 압도적,,,여기에 앉아 있으면 세상 번뇌 다 접고 오롯이 내면에 들 수 있었을 듯,,, 








대혜폭포는 폭포의 이름이 아깝게 수량이 적었지만 사람들은 제법 붐비고 있다. 이제부터 계단길,,,할딱고개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만큼 가파르고 숨이 차다. 계단이 끝나는 곳에 시원한 전망 바위가 자리를 지킨다. 멀리 보이는 오형학당의 돌탑들이 까마득하다. 망원렌즈가 없어 아쉬운 상황.

참회나무 열매가 열정을 불사르고 사그라들며 마지막 빛을 발하고,,,,





능선 시작점 철탑 부근 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정상으로 향한다. 너무 가파르지 않은 능선길, 천생산성과 함께 영남지방의 전략 요충지로 3500명의 군병이 선산, 개령, 김천, 지례의 4군을 관할했다는 금오산성을 지난다. 자연석에 연결시켜 만든 돌탑이로 정유재란 전란을 겪기도 했다지만 지금은 세월의 무상함을 안고 흐트러진 모습으로 흔적만 남기고 있다.




정상이 바로 코 앞인데 식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흘러 오는 게 자연의 이치인데 이 물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한 모금 물을 들이키고 정상으로 고고,,,


정상이 보이자 보라색 쑥부쟁이가 주위를 밝히고 있다. 군사 시설인지 팬스 쳐진 시설물로 황량해 보이는 정상,,,그나마 쑥부쟁이 덕분으로 따뜻한 온기를 느낀다.





이제 약사암으로 발길을 돌린다. 약사암의 위치가 주는 압권에 반하고 아슬한 곳에 올라앉은 범종각에 반한다. 구름다리를 건너 범종을 둘러 보니 헐,,,,박정희 전 대통령의 가족 이름이 새겨져 있다. 종교가 정치의 시녀가 된 것 같아 몹시 불쾌하다.







약사암에서 내려오는 길은 오를 때처럼 몹시 가파르다. 거기다 뾰족한 잔 돌이 많아 미끄럽기도 해 걷는 길이 조심스럽다. 결국 회원 한 명이 미끄러져 머리를 찧은 사고가 났다. 피도 났고 지혈도 했다. 다행히 걷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끝까지 조심조심,,,,


법성사로 가기로 했는데 무심결에 야영장으로 내려와 버렸다. 가파르고 미끄럽던 길에서 완만하고 기분좋은 흙길,,,길이 끝날 때쯤 119에 머리 다친 회원을 실어 보내고 내려 오니 2차선 도로가 나타난다. 얼마 안가 야영장, 밤이 되면 제법 쌀쌀할 건데 가족 단위 야영객들로 아직 붐비고 있다. 




기분좋게 하산주 한 잔을 들이키곤 집으로,,,,

좌석이 부족해 한 사람은 뒤 트렁크에 나는 안에서,,,,누워서 왔다. 허리는 아팠지만 새로운 경험,,,,


작년 산행을 할 때 우중에 어슴푸레 보였던 성안의 못이 인상적이었는데 코스가 반대쪽이라 가 보지 못했다. 마애여래입상도 오형학당 돌탑도 둘러 보지 못했으니 다시 금오산에 갈 구실이 생겼다. 점심 먹으며 바라 보았던 칼다봉 능선도 재미있을 것 같다. 시간 나는 날 친구들과 여유롭게 둘러 볼 날이 기대된다.

뒷산도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른데 오늘 금오산 산행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거기다 30여 년 전과 작년의 기억들과 함께 걸을 수 있어 더 의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