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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214봉) 경남 거제 노자산(565m)

2017년 12월 24일 거제 노자산 산행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거제 가는 길은 온통 짙은 회색빛 하늘이다. 그런데 왜 자꾸 비가 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지,,,,그래서 비옷도 챙기지 않고 달랑 우산 하나만 들고 나선 산행길이다.

거가대교를 지나는데 후두둑 비가 떨어지더니 갑자기 여름 소나기처럼 장대비가 쏟아진다. 거기다 천둥 번개까지,,,,

산행은 포기해야겠단 생각을 하며 몽돌해변이나 보고 가자고 했는데  어느새 비가 그치더니 하늘 한 쪽이 살포시 개어 왔다. 거제자연휴양림 앞을 지나는데 산악회 버스 한 대가 사람들을 내리고 있다. 학동에서 출발하려던 계획을 접고 우리도 여기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자연휴양림 안으로 들어 서니 왼쪽으로 등산로1이라고 되어 있다. 사전 지식 없이 1이 있으면 2가 있겠거니 생각하고 등산로로 접어 든다.

등산로는 잘 정비된 흙길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더 편안하게 걷고 싶으면 잘 정비된 임도로 걸어도 될 것 같다.

흙길은 잘 정비되어 있어 걸으니 마음도 편안해진다. 떨어진 낙엽이 길을 더욱 편안하게 덮어 주고 있다. 마늘바위와 노자산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다시 비가 시작된다. 마늘바위로 올라 가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노자산으로 향하는 사잇길로 향한다. 비는 왔지만 걷는데는 별 무리가 없다. 그렇지만 비는 점점 더 세진다. 천둥 번개까지 가세한다. 돌아 가기도 애매한 처지다. 등산로2코스로 갔던 산악회 일행들은 하산을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묵묵히 정상을 향해 걷는다. 이미 옷은 반쯤 젖었다.  

 

 

 

 

 

 

 

 

 

 

정상에 서니 온통 구름 속이다. 저 멀리 빛났을 거제 앞바다도 하늘도 온통 회색빛이다. 서둘러 인증샷만 한 장씩 남기고 등산로 2코스로 하산한다. 2코스는 1코스에 비해 가파르고 돌이 많아 걷기가 불편하다. 노자산만 등산할 것 같으면 2코스로 올라가 1코스로 내려 오는 게 나을 것 같다.

등산로는 빗물이 흘러 가는 길이 되어 버렸다. 빗물을 밟고 가니 신발 안도 젖어 온다. 절벅절벅,,,,

 

 

 

 

 

 

 

 

 

 

 

 

휴양림에 도착했을 땐 조금 잦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비가 내린다. 휴양림 샛길엔 마른 단풍잎이 그대로 말라 붙어 있어 나름 운치를 더한다. 오르고 내리며 본 길엔 단풍나무가 많아 가을엔 제 격일 것 같다. 차에 오르니 그제야 옷이 전부 젖었음을 알았다.

 

 

겨울철 거제에 딱 어울리는 거제 굴구이 코스 요리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방바닥이 뜨끈뜨끈하다. 모두 윗도리를 방바닥에 쭈욱 펴 놓고 조금이나마 젖은 옷을 말려 보고자 한다.

생굴회, 굴전, 굴탕수, 굴구이, 굴죽까지 나오는 코스 요리, 신나고 맛있게 먹으며 우중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 내었다.

 

 

돌아 오는 길에 외포에 들러 대구를 샀다. 올해 대구가 많이 잡혔는지 작년보다 가격이 싼 편이다. 알이 잔뜩 든 암컷과 곤이가 잔뜩 든 수컷을 4만원에 샀다. 거의 횡재 수준이다. 말린 대구도 보였지만 참고 다음에 다시 오면 사기로 했다. 가라산, 노자산을 잇는 망산이 등산지가 될 것이다. 준비 없이 나서 젖은 옷을 입게 된 찝찝함을 굴코스요리와 대구 구입으로 마무리가 잘 된(?) 노자산 산행이다. 그래도 바다가 훤히 보이는 날 다시 한 번 바위있는 능선길을 걸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