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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밀양 자전거 라이딩

2018년 11월 2일 금요일 가을 바람 살랑부는 쾌청한 날

 

내 고향 밀양땅에 이렇게 맛있는 보리밥이,,,,


조금 일찍 8시 30분에 집결해서 나전 고개를 넘어 삼랑진으로 간다. 이제 나전 고개도 쉬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조금씩 힘도 올랐고 요령도 터득한 셈이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라 매연 때문에 자전거 타기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밀양 갈려면 어차피 넘어 가야 되는 길, 최대한 입을 다물고 코로 호흡을 한다.

삼랑진 낙동강다리 앞에서 잠깐 쉬고 다리를 건너 삼랑진읍내를 지나 오순절평화의 마을 앞으로 난 밀양 2차선 도로를 탄다. 

경사도가 그리 심한 편은 아니었는데 내겐 너무 길다. 숨이 턱까지 차 오르고 허벅지가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할 지경이 되니 재건샘이 등뒤를 살짝 밀어 준다. 훨씬 수월하다. 그래도 내리막길에선 환상 그 자체,,,선선한 가을 바람이 뺨을 가르고 눈 앞의 단풍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차도 별로 다니지 않는 도로라 신나게 내려 간다. 자전거는 이 맛에 타는 것 같다.





영남루 쪽으로 갈려고 하는데 자전거도로 공사중이다. 기차 철로 아래로 주민들이 다니는 조그만 길이 나 있고 그리로 가면 시내로 갈 수 있다고 지나가는 아저씨가 일러 주신다. 호젓한 길인데다 남천강을 끼고 있는 길이라 길맛은 너무 좋다. 그 곳을 벗어나니 예림가는 밀양교가 나온다. 강을 따라 올라가니 여름에 아이들 수영장으로 활용되던 강물이 바짝 말라 자전거로 건널 수 있다. 계단으로 자전거를 들고 내려오르긴 했지만 강 한가운데로 지나가는 맛도 재미있다.

곧 영남루가 맞은 편 둔치, 진주와 비슷한 분위기다.

영남루가 우뚝 서서 남천강을 내려다 보고 그 옆엔 슬픈 전설을 간직한 아랑각도 서 있다.


우리가 다리를 건너면 영남루를 갈 수 있고 그 옆에 밀양상설시장이 있다.

고향이 친정인 혜경씨가 보리밥이 맛있다며 가 보자 하는데 정말 줄 서서 먹는 보리밥 집은 처음이다.

한가운데 탁자가 있고 모든 반찬을 다 올려 놓았다. 탁자를 빙 돌아 긴 나무 의자가 있는데 그냥 줄 서 있다가 빈 자리에 앉으면 큰 스텐 대접에 보리밥을 잔뜩 담아 준다. 밥 양이 엄청 나서 들어 놓으려다가 주인 아주머니께서 너무 바빠 빈 그릇 달라는 말도 못하고 그냥 겉절이, 콩나물, 시레기무침 등등을 넣어 비비는데 각종 반찬이 하나같이 너무 맛있다. 특히 산초(진주쪽은 제피라 하던가?)가루를 넣은 김치는 최고다. 이렇게 맛있는 반찬이 섞여 비벼지다 보니 정말 환상이다. 내 인생 최고의 보리밥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된장도 줬었는데 우린 된장이 있는 지도 모르고 먹었다. 그래도 너무 맛있었다. 장국이라며 미역국도 시켰는데 미역국에 든 새알은 하나도 풀리지 않고 쫄깃쫄깃하며 국물맛은 구수하면서 개운하다. 세상에,,,일어 서는데 보리밥 다 비우고 장국도 다 비웠다. 배가 터지려 하는데 기분은 최상이다.

보리밥집 바로 옆에 채소 등을 갖다 놓고 파는 할머니가 "신랑을 잘 만나서,,,,"라며 부러워하신다.

뭐라도 팔아 주고 싶었는데 들고 올 수가 없어 다음을 기약한다.




밀양에 왔으니 잠깐 관광 모드

상설시장 맞은편으로 난 오르막길로 오르니 영남루다.

입구 맞은편엔 트로트계의 대가 박시춘선생의 생가가 복원되어 있다.

영남루에 올라 남천강을 내려다 보며 잠시 여유를 부려본다.











돌아오는 길은 밀양교에서 자전거도로를 따라 삼랑진으로 와서 한림 모전고개로 가지 않고 나전고개로 넘어 왔다. 이제 나전고개는 쉬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다리에 힘이 많이 올랐다.

이렇게 다녀 와도 80km정도 밖에 안 된단다. 비교적 여유있는 길이다.

여성회원들이다 보니 사진찍고 수다떨고 보내는 시간도 제법 있지만 이 시간이 있어 더욱 좋다.

저녁은 다시 카톡에서 사진을 나누고 서로를 다독이며 다시 또 새로운 도전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