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29일 월요일 쾌청했으나 한 때 소나기
추억을 싣고 진주를 누비다
진주 라이딩 간다는 소식에 앞뒤 생각않고 신청했다. 생각이 너무 많으면 자칫 멈추게 될까봐 오르막이 있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그런 건 묻지도 않았다.
캄캄한 새벽, 항상 모이던 고분박물관에 6시 30분 집결, 자전거 싣고 7시에 출발했다.
잠시 함안 뚝방길에서 자전거길을 찾다 중간에 길이 없어진다고 다시 문산으로 향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진주수목원
가을의 절정에 수목원의 경치는 최고였지만 그냥 자전거길로 향한다. 깔끔하게 단장된 새 자전거도로다. 전혀 기본 정보를 알고 간 게 아니라 그러려니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구 철로를 자전거길로 만든 거란다. 숲길, 산길, 개울길,,,지나가는 풍경들에 마음은 자전거보다 더 날아 올랐다.
얼마나 달렸을까? 진주역이란다. 진주역은 시내에 있는데?
이번에 새로 지은 새 진주역이다. 전통 한옥식으로 지은 역사가 진주에 걸맞다. 규모에 비해 한적한 편이었지만 역사의 본분을 다하게 될 때가 있을 터,,,,
가지고 온 간식을 나눠 먹고 인증샷 사진 찍고 진양호로 향한다.
시내에 들어서니 자전거길을 정비중이다. 그래서 중간 중간 길이 끊기기도 하고 안내판도 빠진 곳이 있다. 남강변으로 가는 길을 놓쳐 공샘 친구가 하는 자전거가게로 가서 물어 보니 친절이 앞장서 길 안내를 해 준다.
드디어 남강변으로 달린다.
진주난봉가의 노래 속에서, 논개의 의로운 죽음에서,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한 충무공 김시민의 진주대첩에서 이름을 올린 남강.
문화예술회관앞을 달리는데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진다.
잠시 다리 밑에서 비를 피한다. 비가 더 오면 다음을 기약하자고 했는데 서서히 구름이 걷힌다.
비가 살짝 내린 터라 공기는 더 맑아진 것 같다. 진양호를 향해 내달린다.
남강 강물은 유유히 흐르고 가장자리엔 유등축제때 사용했던 등 조각품들이 아직 남아 있다. 맞은 편 촉석루를 지나며 지금은 올라갈 수 없는 성벽에 올라 이야기꽃을 피웠던 점선이와의 추억도 떠오른다.
추억과 함께 계속 직진, 저 멀리 진양호 둑이 보이는데 계속 가니 비포장길이다. 우거진 숲 속에 약간의 풀이 난 산책길, 자전거길로는 최고인 것 같은데 진양호와 연결된 길이 아니란다.
다시 돌아 나와 반대편 진양호로 오른다. 또 직진,,,
마지막에 제법 긴 오르막이다. 막판에 끌바를 하며 올랐는데 목적지의 반대편에 있는 공원으로 처음 와 본 곳이다. 이 곳에도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진양호공원보다 단정하고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되어 있다.
다시 돌아 내려와 반대쪽 진양호 공원으로 향한다. 전망대 오르막길은 나에겐 아직 경사가 심한 곳, 결국 중간에 내려 한 번 쉬고 올라간다.
전망대를 다시 만든 것 같다. 올라가는 길도 건물도 새롭다.
옛날 점선이와 시간나면 진양호를 찾았는데 그 땐 주민이외 사람들에게 버스에서 입장료를 받았다. 하루는 주민인 척 능청을 떨고 입장료를 내지 않았더니 그냥 보내 준다. 학생 때라 그랬는지 돈도 얼마 되지 않았을텐데 무척이나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즐거운 속에서도 점선이와의 추억이 계속 머리 속에 뱅뱅 돈다.
자전거는 내려오는 맛이다.
옛날 승마장이 있던 쪽의 길인데 가을빛 머금은 나무로 가득하다. 차도 거의 다니지 않은 한적한 길로 바람을 가르며 내려오니 올라갈 때의 힘겨움은 바람과 함께 날아가 버렸다.
가을은 정말 라이딩 하기 좋은 계절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좋다.
아, 좋다. 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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