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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93봉) 김해 백두산

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갑자기 추워진 날씨, 소설

 

살방살방 반나절 동네 뒷산 오르기


순옥이가 아직 가 보지 않았다 해서 반나절 살방살방 다녀 오기로 했다. 체육공원역에서 두 사람을 태우고 묘련사 방향으로 오르기로 한다. 평소에는 대동초등학교에서 올랐는데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시간이라 학교를 피한다. 마을 공터가 있고 거기부터 등산로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조금만 걸으면 대동초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치고 잘 정비된 등산로와 만난다.

따뜻한 남쪽나라라 아직 가을의 흔적이 어지럽다. 높다란 나무위에 빨간 열매가 눈길을 끈다. 처음 본 열매라 이름이 궁금하다. 살방살방 흙길을 걸으면 백두산누리길이라는 안내판과 가락국에 대한 안내판도 나오고 따뜻한 곳에 안치된 몇 기의 묘지도 보인다. 무덤이 있는 곳은 볕이 잘 드는 제일 따뜻한 곳이다. 거기에서 내려다 보이는 원명사가 기품있게 자리잡고 있다.  




왼쪽으로 난 약간 비탈진 언덕으로 오른다. 별다른 특징없는 동네 뒷산같은 길이지만 계속 오르막이라 조금씩 땀이 배어 나온다. 기분좋은 땀방울이다. 어느덧 백두산 정상에 다다른다. 동네가 가까워 주민들이 자주 찾다 보니 운동 기구도 갖다 놓았다. 엄청난 크기의 훌라후프인데 돌려 보니 잘 돌아간다. 안쪽이 오돌도돌하게 되어 있어 배와 허리에 엄청난 충격이 온다. 자주 돌리면 내장지방 다 빠지고 개미 허리가 될 것 같다. 깔깔깔 웃으며 놀고 있으니 산불방지감시하시는 아저씨께서 나오시며 이것 저것 설명을 해 주신다. 주변의 등산로도 일러 주신다. 다음에 다시 올라 신어산까지 종주하기로 의견 일치를 본다. 커피 마시겠냐며 커피까지 손수 끓여 주신다. 산 위에서 마시는 일회용커피의 달달함에 전율을 느낀다. 정작 우리는 가까운 곳에 간다고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아 나눌 게 없어 미안하다. 저 멀리 저수지 아래엔 쑥이 지천이라는 정보를 얻고 다음 봄을 예약한다. 잠깐의 즐거움을 뒤로 하고 경사도가 다소 낮은 편백나무숲 방향으로 내려온다.





졸졸 얼마 안 가 육형제나무, 한 나무에서 줄기가 여섯 개로 나눠 있다고 육형제나무라고 이름지은 것 같다. 이 곳에 있기에 제대로 대접을 받는다. 이 나무를 형상화한 조각품까지,,,조금 과한 느낌이 들지만 애교쯤으로 봐 줄 만도 하다. 편백나무숲을 지나고 다시 원명사 위 갈림길을 만나 차가 있는 묘련사 입구로 가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대동에 왔으니 대동할매국수집으로 향하는데 딴 곳으로 이사를 했다. 새로 지어 깔끔하고 단정하다. 진한 멸치 육수맛이 저번보다 깔끔한 것 같다. 주인 할머니는 주방에서 아직 일을 하고 계신다. 할머니의 손맛으로 이렇게 키웠으니 대단하다.

순옥이와 언니는 성에 안 찼던지 부산까지 걸어가겠단다. 낙동강둑으로 올라가는 두 사람을 배웅하고 오후 볼 일 보러 집으로 오는 길, 잠깐이지만 개운한 반나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