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3일 토요일
까칠한 능선길, 봄에 만난 함박눈
▶ 등산 코스 : 적암리 마을회관 → 신선대 → 853봉 → 구병산 정상 → 풍혈 → 쌀난바위 → 위성기지국 → 적암리 마을회관
부산해송산악회와 함께 한다. 해송산악회의 가장 좋은 점은 김해를 경유해서 간다는 것.
기분좋게 달려 도착한 적암리 마을, 마을을 구병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구병산의 산자락은 힘차고 암릉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은 멀리서는 올망졸망하게 보인다.
힘찬 구병산의 보호를 받으며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듯한 마을회관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3월이 훨 지났는데도 충북이라 그런지 아직 봄내음이 물씬 풍기진 않는다.
산길 초입의 계곡물이 봄 내음을 담은 듯, 싱그럽게 느껴진다.
너덜지대를 지나고 푸른 빛을 담은 산 초입을 지나자 바로 급경사다.
산꾼들이 모이다 보니 쉬지도 않고 잘도 오른다.
사진도 찍으며 오르다 보니 또 후미다.
아직 봄보다 겨울에 가까운 풍경이다.
그렇게 쉼없이 오르니 주능선에 이르고 형제봉과 신선대가는 갈림길에서 신선대로 향한다.
능선길은 아래에서 본 바윗길로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이 신선대이다.
소나무로 시야가 다소 가렸지만 어차피 앉아서 휴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인증샷만 남기고 가는데 운좋게 사진찍어주시는 분과 함께 걷게 되어 계속 사진을 찍어 주신다. 운좋은 날,,,
능선은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바윗길,,,
우회로가 있기도 한데 되도록이면 바윗길로 직진한다.
역시 산은 바위산이 오르는 맛이 있다.
바람이 다소 불기도 한다. 853봉 아래에서 직진으로 오르는데 바람으로 다소 위태하다.
찍사님의 부탁도 있고 해서 봉 바로 아래에서 후퇴하고 내려 온다.
그래도 오르지 못한 건 여전히 찝찝한데 기분보단 안전이 우선이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오르락내리락 능선길을 걷는다.
구병산 정상에 도착할 즈음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구름이 몰려 오며 시야가 흐려지더니 곧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찍사님 덕분에 많은 사진을 찍고 정상 옆의 풍혈로 향한다.
풍혈은 대 여섯개의 구멍이 있고 거기에서 따스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손을 가까이 대거나 얼굴을 갖다 대어야 느껴질 정도로 희미하다.
눈은 점점 더 많이 내린다.
하산길로 접어 드는데 눈은 점점 더 뿌린다.
길은 가파르고 시야도 흐리고 미끄러워 다소 위험하고
거기다 쇠난간을 잡고 내려오니 장갑도 물에 젖어 손도 시려 온다.
쌀난 바위도 그냥 멀리서 눈으로만 대강 스쳐 보고 지나온다.
눈발은 점점 세지더니 사람들의 모자, 옷, 가방 위에 소복히 쌓인다.
이런 모습은 정말 경험하기 어려운 것, 길도 조금 좋아지니 걷는 길이 재미있다.
마을이 가까워지니 눈은 이미 다 녹는 중이다.
멀리 산능선엔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설국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자박자박 습기 머금은 길에서 들리는 기분좋은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마을회관에 당도한다.
구병산은 바위 능선의 오르내림보다 853봉에 못 간 아쉬움과 3월에 만난 눈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 같다.
인물 사진과 다수의 풍경 사진은 함께 한 찍사님의 것인데 이름도 모르고,,,,
음, 감사하게 잘 씁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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