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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255봉) 강원도 홍천 가리산

2019년 3월 30일 토요일

 

두 주 연속 춘설 산행, 자욱한 안개 속 남은 기억은? 無


▶ 등산 코스 : 홍천고개 → 등잔봉 → 새득이봉 → 가삽고개 → 가리산3봉 → 가리산 정상 → 무쇠말재 → 가리산자연휴양림


날으는 벚꽃산악회와 함께 하는 산행

강원도 홍천에 있는 가리산이다.

산행은 700여m가 넘는 홍천고개에서 시작한다.

도로에서 급경사를 조금 오르니 곧 능선이 시작된다.

간간히 잔 비가 내리는데 새순은 전혀 없는 겨울 나무이다.

고맙게도 꽃을 피운 한 그루 생강나무가 빗물을 머금고 추운 듯 견뎌내고 있다.

 

 

 

밤새 내린 눈인걸까?

비가 왔는데 고도가 높아 눈으로 남은 걸까?

황량한 풍경속에서 만난 설경이 반갑고 고맙다.

 

 

 

 

 

 

등잔봉을 지났다는데 표시가 없어 그냥 지나친 모양이다.

이름도 재미있는 새득이봉,,,,오르고 내리며 200여m를 올라온 모양이다.

날은 점점 흐려지더니 안개가 몰려 오며 전망은 사라지고 주변은 온통 안개속이다.

 

 

 

 

 

이제 안개속에 잠긴 길만 보고 간다.

눈이 덮힌 나무는 군데군데 없어지기도 하고 다시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외마디 탄성과 함께 사진을 찍는 무리가 있어 그 사람들 보는 재미가 즐겁다.



2,3봉으로 가는 길과 1봉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1봉 앞에 있다는 2,3봉으로 간다.

눈보라와 함께 바람이 거세다.

큰바위가 보이는 바위에서 바위 얼굴을 확인하는데 사람들이 위험하다며 1봉으로 간다고 돌아 나온다.

잠깐 고민하다 갈 수 있는 곳까지 가 보기로 한다.

바람은 여전하고 시야도 흐렸지만 겨우 3봉을 오른다.

딱히 별다른 특징은 없다. 나무가 둘러서 있어 날씨가 좋았더라도 전망이 좋았을 진 의문이다.

올라온 길을 다시 돌아 내려간다. 바람이 더 거세진다.


마지막 힘을 다해 1봉을 오른다.

여전히 전망은 꽝이다. 정상석 옆에 가리산전투를 기억하는 기념석이 있지만 어떻게 이 높은 곳에서 전투가 벌어 졌을지 상상하기 어렵다.

얼른 인증샷만 남기고 하산길로 들어선다.


경사는 심한데다 미끄러우니 쇠난간을 더욱 의지하게 된다.

장갑 안으로 찬 물이 스며든다.

한겨울 추위가 아니라 손이 그렇게 시리진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카메라 렌즈에 눈이 맺혀 대충 닦으며 사진을 찍는데도 군데군데 흐려 있다.

사진 찍으랴 발 밑 챙기랴 정신이 없다.




한바탕 정신없이 내려오니 눈은 잦아들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산길이 연출된다.

포근한 날씨로 눈이 녹은 건지 눈이 아예 내리지 않은 건지 위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고요한 초겨울 풍경, 평화로운 길이다.


또 다시 산행 초입의 풍경이 나타난다.

낙엽진 삼월의 강원도 풍경.

촉촉히 젖은 나무와 사람없는 산길이 고즈넉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앞에 있던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약속 시간은 아직 여유가 있어 주변을 즐기며 여유를 부려 본다. 

이제는 흔히 볼 수 있는 연리목을 지난다.

아무도 살지 않은 것 같은 산 속에서 내 발소리만 들리는 것 같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고즈넉함이 그나마 이번 산행에서 선물을 받은 셈이다.  


휴양림엔 봄을 알리는 산수유가 허드러졌다.

신발 씻으러 간 개울엔 개구리알인지 도룡뇽알인지가 봄임을 알린다.

가리산의 3월 눈산행. 

산의 모습은 전혀 기억나는 게 없다.

두 번 간 계룡산이 갈 때마다 비와 안개로 이 지경이었는데,,,,

다시 갈 수 있을 지 기약이 없어 아쉽고 안타까운 산행이 되었다.


휴양림 관리하는 분이 홍천고개에서 등산했는가 물어 본다.

그렇다고 하니 등산금지구역이란다.

그런 안내판을 못 봤다고 하니 벌금 물어야 한다며 오늘은 그냥 가란다.

무슨 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