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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도

(등산 1봉) 제주 한라산 관음사에서 성판악까지

2019년 4월 20일 토요일

 

4월의 한라산은 아쉬움만 남는다


▶ 등산 코스 : 관음사 → 용진각대피소 → 백록담 → 진달래밭대피소 → 속밭대피소 → 성판악

 

1월말에 다녀 왔는데 또 한라산엘 가게 되었다. 친구가 제주도 연수 간다며 미리 가서 등반하잔다. 종선언니도 제주도 있고 겸사겸사 나서 본다.

산행은 1월에 갔던 곳과 반대로 관음사에서 오르기로 한다.

4월의 한라산은 가 본 적이 없기에 새로 돋아날 싱그런 잎새들을 기대하며 산행에 나선다.

관음사 입구는 여린 잎들이 돋아난 나무들로 생기가 넘쳐 난다.

산꾼들의 발길도 뜸해 호젓한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구린굴도 지나고 차츰 고도를 높이니 생각보다 새잎들이 많이 나지 않아 겨울닮은 초봄의 모습이다.

우리 지역에선 이미 져 버린 산벚꽃이 중간 중간 피어 있고 나무들은 헐벗은 채 그대로다.

다소 밋밋한 주변 풍경에 다소 실망한다.

그저 담담히 걷기에 집중한다. 금새 삼각봉대피소다.










힘차게 뻗어 있는 삼각봉은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삼각봉 주변의 바위군들도 잠깐씩 모습을 드러내곤 금방 사라진다.

관음사 코스의 멋진 풍경 하나를 놓치고 간다.

장구목의 우아한 자태도 구름 속에 잠겼다 잠시 잠깐 보여주곤 곧 사라진다.

대자연 앞에서 그저 수용하며 잠깐의 찰나를 즐긴다.






구상나무 군락도 지나고 하얀줄기가 멋진 00나무의 자태에 취한다.

이건 저번에 그냥 지나친 것 같다.

나목의 우아한 자태가 시선을 붙잡아 한참을 들여다 보게 된다.

구름이 넘나드는 정상은 나름 운치가 있다. 약간의 물만 담긴 백록담은 꾸밈없는 순수의 모습을 보여 준다.






정상부 데크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 있다.

아마 성판악 코스로 오르는 사람이 많다 보니 그런가 보다.

사진찍는 줄은 오늘도 길다. 포기하고 한 쪽 귀퉁이에서 인증샷만 남기고 바로 탈출한다.

유치원 꼬마 둘을 데리고 온 가족들의 얘기를 들으며 내려오는 길이 즐겁다.

5살 남짓한 둘째 아이의 엄마를 향한 멘트가 곱다.

"엄마, 조금 더 커면 내가 엄마 데리고 갈게."




볼 게 없으니 그냥 걷는다. 진댈래밭대피소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다시 내려 온다.

눈없는 돌길에 발바닥이 아파 온다.

대피소를 오가는 모노레일이 지나갈 때쯤 아까 그 가족이 모노레일을 세운다.

아이들 때문에 부탁을 하는 모양이다.

사람들 싣는 것도 되는 모양인지 가족들을 태우는데 딸, 아들,,,그리고 아버지가 탄다.

마침 지나가는 6학년 남자 아이도 타고 싶어 하는데 말을 못 하고 있어 부탁 해 보니 태워 준다.

모노 레일 속도는 거의 걷는 속도와 비슷하고 그 가족의 엄마와 함께 걷게 되는데 평소에 등산을 하지 않던 남편은 무릎이 아프고 보호자도 필요해서 타게 되었단다.

마산이 시가라는 서울 새댁과 나누는 이야기가 즐겁다.






1월에 왔다고 내 사진을 찍지 않았더니 딱 두 장이다.

4월의 한라산은 정말 볼거리는 없다. 그저 묵묵히 걸으며 한라산과 대면하는 일,,,

왜 겨울에 그리 많이 찾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러나 5월 철쭉, 여름 신록, 가을 단풍,,,아직은 한라산을 찾을 이유가 많다.

다음을 기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