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277봉) 경남 거창 현성산

2019년 11월 14일 목요일

 

옹골진 바위 암릉, 작지만 큰 힘 현성산 미폭 코스

 

 

 

 

등산 코스 : 금원산자연휴양림 주차장 - 미폭 - 현성산 - 문바위 - 금원산자연휴양림 원점회귀

 

기백산을 걸었을 때 하얗게 보이는 바위산에 마음이 빼앗겼던 터였다.

무릎이 아직 치료중이지만 그 때 보았던 능선이 아른거려 결국 거창으로 향한다.

주차장 입구에 있는 단풍나무는 최절정의 빛을 토해내고 있다.

주차장에서 다시 밖으로 나가 미폭으로 향한다.

'쌀미'자의 미폭, 흘러내리는 물이 쌀알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하얗게 부서져 내려서 지어진 이름이지만 이 날은 수량이 적어 물에 적셔진 바위만 본다.

 

 

 

 

 

 

등산길로 접어 들자 마자 바로 바윗길이다.

데크가 있기도 하고 밧줄이 있기도 하고 목책이 있기도 하다.

바위는 커지만 모나지 않고 부드러워 걷기엔 더할 수 없이 재미진 길이다.

 

 

 

 

 

 

 

 

소나무가 많은 등산로라 단풍드는 나무는 많이 없지만 간간히 굴참나무의 노랑단풍이 주위를 환하게 밝힌다.

얼마 안 가 우뚝 솟은 현성산 정상 봉우리가 보인다.

뾰족한 2개의 삼각 바위봉이다. 

 

 

 

 

뾰족한 봉우리라 경사도가 대단하다.

이런 곳엔 밧줄이나 난간 같은 게 있으면 더 좋은데, 어디나 놓여진 데크 계단이 아쉽다.

바위 사이로 자라는 소나무는 역시 명품이다.

소나무의 존재 자체가 경이로운데 수형까지 아름다우니, 그저 감사하며 바라본다.

맞은편 능선의 하얀 바위와 가을 들판, 그리고 저수지,,,,거창 들의 가을풍경이 그저 평화롭다.

 

 

 

 

 

 

 

 

첫 번째 봉우리 부분을 지난다.

바위는 무조건 집채만하다.

현성산의 높이에 비해 너무 거대하다.

부드러운 곡선이라 잡을 곳이 없어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아쉬운 입맛만 다신다.

 

 

 

 

 

 

 

 

 

 

 

 

정상 봉우리로 연결되는 능선은 좁은 바윗길이다.

목책으로 경계를 만들어 안전하긴 하지만 걷는 맛은 줄었다.

옛날 치악산 사다리병창을 지날 때 그 짜릿한 기분을 다시 느끼고자 갔더니 난간을 만들어 너무나 허탈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과하다. 과한 시설이 걷는 맛을 감소시킨다.

 

 

 

 

 

 

 

 

 

 

뾰족한 봉우리를 오르다 보니 그야말로 조망은 최고다.

구름 한 점 없이 개인 맑은 날씨라 거칠 것이 없는 풍경이다.

그렇게 한 바탕 마지막 힘을 다해 오르면 내 키보다 큰 정상석이 버티고 선 현성산 정상이다.

 

 

 

 

 

 

 

 

지자체마다 앞다투어 정상석을 새로 세우고 있는데 그 크기가 산을 압도한단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현성산은 바위들이 워낙 커서 그나마 받아들일 만한데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정상석의 크기에 심한 부조화를 느끼곤 한다.

뒤에 앉은 원래의 정상석이 정겹다.

금원산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노란 단풍잎들이 금원산 계곡길을 밝힌다.

 

 

 

 

하산은 최단코스,,,

서문가바위를 지나 더 가고 싶은데 욕심을 내리고 무릎만 생각하기로 한다.

올라오면서 봤던 하얀 바위위를 지나는데 걷는 길은 부드러운 흙길이고 맞은편 걸었던 등산로를 보며 걸을 수 있어 아쉬움을 내려 놓는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끝나는 곳에 거대한 바위 군락지가 있다.

그 바위 주위엔 굴참나무가 한껏 빛을 발하고 집채보다 큰 바위 앞은 잘 닦여진 마당이다.

흩어내린 갈색잎으로 마당은 뒤덮였고 한켠엔 오랜 세월을 견뎌낸 오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갈색이불을 깔고 점심을 먹는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면 이제 가울이 저물어 간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점심 시간이다.

주변을 살피니 사람이 산 흔적이 있다.

굳이 집을 짓지 않아도 바위 아래에서 며칠은 충분히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오른쪽으로 난 좁고 흐릿한 길로 하산을 해 본다.

대나무가 베어진 흔적이 있고 좁지만 길은 선명하다.

곧 문바위를 만난다.

미폭코스에서 만난 바위가 흘러내린 것 같다.

아무리 봐도 올라갈 곳이 없는데 문바위 위엔 손으로 쌓은 조그만 돌탑들이 놓여 있다.

 

 

 

 

 

 

 

 

 

 

 

 

 

 

금원산 휴양림 산길이다.

계곡물에 내려앉은 가을 물빛이 화안하다.

마지막 가을 빛, 올해 마지막 가을 산과 이별해야 할 것 같다.

주차장을 지키는 직원이 안부를 전한다.

2019년 가을과의 작별은 현성산이 될 것 같다.

아듀, 2019년 가을산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