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8일 토요일
2020년 새해 첫 산행
등산코스 : 함포마을회관 - 함포마을 - 동제사당 - 계곡길 - 폐가터 - 동굴 - 토곡산(855m) - 석이봉(553m) - 함포마을회관
살짝 비가 내리는 함포마을,
마을 안으로 들어서니 사람 그림자 하나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물이 없는 계곡길 옆으로 흐린 등산로가 보이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재가 보인다.
마을의 숱한 역사를 안고 있는 요즘은 보기드문 서낭당같은 곳이다.
길은 흐리고 수북이 쌓인 낙엽과 돌은 물을 먹어 미끄럽다.
흐릿한 등산로는 자연 그대로의 돌길이며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간혹 나타나는 산악회 시그널이 이런 마음을 안심시킨다.
등산로옆엔 다 쓰러진 폐가가 한 채, 파손 정도로 봐선 오래전에 비운 집이다.
을씨년스럽기도 하고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계곡길을 따라 고로쇠물을 빼기 위한 비닐 호스가 이어져 있는데, 꽃과 잎으로 가야할 수액을 거리낌없이 빼앗아 먹는 인간의 탐욕이 안타깝다.
너덜지대를 지나고 동굴바위를 지나면 바로 직벽으로 오르는 길이다.
산 정상으로 바로 치고 오르는 길이다 보니 경사가 만만찮다.
한 발을 디디면 미끄러져 내려오는 반 걸음,,,
살짝 내린 눈이 미끄러움을 더했지만 첫 눈이라 반갑고 기쁘다.
능선의 눈은 포근한 날씨로 녹아 버려 아쉬움을 더한다.
거친 바위 사이를 지나면 어느새 안면있는 토곡산 정상.
해발고도가 낮아 800여m지만 토하고 곡해서 토곡산이라는 얘기를 실감한다.
정상을 지나 하산하는 길은 안면이 있는 길이다.
화재로 서너번 올랐던 곳, 반가움이 더한다.
원동초 갈림길에서 석이봉으로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에 무릎이 아파 온다.
무릎에 조금이라도 무리가 덜 가게 약간의 반동을 주며 걷는데도 찌릿찌릿 아파오는 무릎.
백두대간 종주는 물거품이 되는가?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나마 걸어 왔던 코스를 조망할 수 있어 눈은 즐거운 셈.
조심조심 석이봉에 다다른다.
봉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지나는 길에 위치했지만 낙동강과 그 너머 산그리메를 감상할 수 있어 잠시 쉬어간다.
조금 더 가파른 길을 지나 반가운 소나무길,
무릎 때문에 천천히 걸어서 시간도 엄청 걸렸다.
앞으로 이 코스로는 오지 않을 것 같기에 처음이자 마지막인 등산로다.
그래도 무사히 완주해 준 무릎에게 감사하며 오래오래 산행을 이어가길 내 무릎에 산신님께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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