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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299봉) 경남 밀양 북암산, (등산 150봉) 문바위

2020년 8월 29일 토요일

 

문바위에서 비봉을 만나다

 

 

등산코스 : 인골산장 - 북암산 - 문바위 - 사자봉 - 가인저수지 - 인골산장

 

익어가고 있는 밀양 얼음골 사과. 가을 내음이 물씬 풍긴다. 인골산장을 지나면 가인계곡 가기 전 오른쪽 능선길이 산행 시작점이다. 바로 능선이라 경사가 심한 갈지자 오르막길이다. 이젠 제법 시원한 바람으로 그리 힘들진 않다. 나무가 우거져 조망은 없지만 간간히 만나는 소나무가 기운을 돋운다. 금방 북암산 정상에 도착한다. 이곳도 나무로 조망은 없다. 누군가 쌓은 돌탑이 정상을 지킨다.

언니가 얼려온 전어회를 안주삼아 시원한 막걸리 한 잔~~ 이 세상 부러울 게 없는 순간이다.

 

위도 하얗게 모습을 드러낸다. 가리는 곳 없다 보니 바람까지 사방 팔방에서 불어 준다. 발걸음도 가볍게 문바위에 도착한다. 2014년 석골사에서 수리봉을 거쳐 왔을 땐 힘들단 기억만 남았었는데, 이런 조망이 있었다니,,,문바위에 오르는 순간, 북한산 비봉에 올랐을 때의 떨림이 울려 온다. 천지간에 막힘이 없는 완전한 시야~~~~다른 산행객도 없어 호들갑을 떨며 소프라노 웃음을 날리는데, 아저씨 한 명이 올라온다. 석골사에서 왔다는데 어디로 가면 될지를 묻는다. 석골사에 차가 있다기에 여러 코스를 얘기하곤 억산까지 가서 석골사로 가는 경로를 추천했다. 아저씨 덕분에 언니랑 있는 사진을 찍었다. 

 

사자봉까지 다녀와 가인계곡으로 하산한다. 사자봉이 하얗게 드러나고 치마바위도 시선을 끈다. 군데군데 핀 며느리밥풀꽃이 수줍음을 더한다. 우리나라 꽃이름은 왜 이리 슬픈 이야기가 많은지,,,,

가인계곡엔 늦여름 피서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간간히 보인다. 우리는 최대한 아래쪽에서 잠깐 물에 담그기로 하고 그럴싸한 소에 물을 담근다. 먼저 들어간 내가 나오고 언니가 들어가더니 기겁을 하며 나온다. 바위 아래 뱀이 있단다. 조심조심 다가가 보니 뱀 한 마리가 꼼짝않고 머리를 치켜들고 있다. 세상에 저 옆에서 내가 놀고 있었단 말이다. 다시 들어가기가 찝찝해 뱀을 쫓을 양으로 물을 뿌려 보는데 고개만 조금 돌릴 뿐 움직일 기색이 없다. 할 수 없어 윗쪽 좁은 바위틈에 물을 막고 잠시 누워 더위를 식히곤 아쉬운 자리를 파한다. 가인저수지는 물색이 바뀌었다. 가을하늘을 품은 가을빛 가인저수지. 한 폭의 그림이다.

오늘도 저녁은 긴늪앞 사거리 다슬기탕. 청도가 고향인 사장님과 안동이 고향인 너무나 친절한 안 사장님, 그보다 더 맛있는 다슬기탕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고고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