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일 토요일
억새의 성지, 화왕산을 거닐다
등산코스 : 화왕산주차장 - 화왕산장 앞 - 수무지골 - 1등산로 능선 삼거리 - 전망바위 - 주능선 - 배바위 - 창녕조씨득성비 - 동문 - 관측소전망 - 화왕산정상 - 제3등산로 - 주차장
가을의 전령사, 억새도 볼겸 7월에 봐두었던 바위 능선도 탈 겸 화왕산으로 향한다.
화왕산장앞 마당을 지나 끝이 등산로인데 송이채취기간이라 입산금지다.
잠깐 갈등하다 금지선을 넘는다.
골을 따라 좁은 길이 잘 나 있다. 기분좋게 한참 길을 따르다 바위가 나타날 때가 지난 것 같은데하는 의심을 하며 지도를 켜니 갈림길에서 이미 많이 올라왔다.
돌아가려니 언니한테 미안하고 길도 빼꼼히 보이는터라 그냥 올라오는데 길이 사라졌다 나타나고 그러니 돌아나오기도 수 차례,,,수무지골 맞은편 바위 능선이 손에 닿을 듯 바로 옆인데,,,,
송이채취꾼이 버리고 간 쓰레기, 송이꾼이 쉬는(?) 천막,,,범법자가 된 것 같은 찜찜함을 안고 바위 전망대로 올라서는 순간, 송이채취하는 할머니 두 분이 내려오신다.
우리가 올라온 게 영~~~찜찜하신지,,,내내 등산로가 여기가 아닌데를 반복하시곤 빨리 올라가라고만 하신다. 아마 근처에 송이가 있는 듯,,,,
그렇게 올라선 곳엔 큼지막한 입산금지 현수막이 앞을 가린다. 아예 내려올 길을 차단한 셈.
현수막앞에서 쉬고 있던 아저씨들이 깜짝 놀란다. 그 곳이 바로 1등산로에서 올라오는 삼거리고 왼쪽이 정자가 보이는 1등산로, 오른쪽이 우리가 갈려고 했던 바위 능선이다.
멋진 바위 암릉, 휴식도 할 겸 점심도 먹을 겸 바위 위에서 전망을 즐긴다.
1등산로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소리가 힘이 넘친다.
익살스런 마산 아저씨께 사진도 부탁하고 조금 이른 점심을 먹는다.
최고의 레스토랑. 멀리 화왕산 정상이 아스라하다.
주능선까지 바위길을 조금 더 오르면 구현산에서 넘어오는 주능선.
조금 지나면 배바위, 그리고 억새평전.
7월엔 온통 초록융단이라 몰랐는데 예전같지 않게 군데군데 억새가 비었다.
찬란한 억새의 물결은 과거 기억속에 묻는다.
창녕조씨 언니가 성을 받았다는 기념비앞에서 감회에 젖는다.
고생시킨 게 미안해서 길좋은 3등산로로 하산한다.
이십 년도 더 지난 옛날, 함께 갔던 직장 선배님이 남자 사귈려고 연예책 17권을 읽고도 성공못했다는 얘기를 이 길 어디쯤에서 했었는데,,,,
그 분은 어찌 살고 있을지,,,,
추억과 함께 금방 도착한 주차장. 떨어진 홍시가 아까워 한 소쿠리 담아 놓곤 지나가는 산객에게 그냥 가져가란다. 금방 터지는 홍시라 두 개 얻어 먹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지금 이 순간, 억새평전의 눈부심보다 가지못한 능선이 아롱거린다.
그 능선을 지나 박월산으로 가볼까? 구룡산으로 넘어갈까?
새로운 길에 대한 설레임,,,이 순간이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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