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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남,광주

(등산 320봉) 전남 보성 초암산

2021년 5월 2일 일요일

 

철쭉 정원에서 쉬고 싶어라

 

 

 

등산코스 : 수남주차장 - 초암산 - 밤골재삼거리 - 원수남삼거리 - 원수남 - 수남주차장 원점회귀

 

진달래가 아쉬워 철쭉따라 나선다.

철쭉이 핀 초암산 일출 사진에 반해 초암산으로 향한다.

놀다 쉬다 세 시간만에 수남주차장 도착. 

 

5월의 신록은 그야말로 찬란하다.

코로나 정도는 전혀 상관없는 신록의 향연 속으로 빠져 든다.

 

높지 않은 산이라 편안한 길이다.

일요일이지만 사람들도 그리 많진 않다.

금방 도착한 능선길엔 우람한 소나무가 반겨준다.

 

편안한 능선길을 조금만 걸으면 철쭉 화원이다. 

사진에서 봤던 정상부의 바위가 철쭉 화원 중앙을 지킨다.

바위를 둘러싸고 철쭉이 배경이 되는 모습 자체가 한 편의 그림이다.

 

최고의 시기는 조금 넘긴 듯 꽃잎을 떨어뜨린 가지들도 제법 있다.

그러나 그게 뭔 대수냐?

하늘이 있고 하늘아래 붉은 꽃이 있고 나는 또 그 속에 있으니,,,,

사진 명소에서 눈총을 주고 받으며 몇 장의 사진을 남긴다.

40대 그 찬란한 시기에 찍지 않은 후회를 담아서,,,,

 

정상의 바위에 맞춘 듯 표지석은 아담하다.

덕분에 조금 더 겸손한 자세로 포즈를 취한다.

정상의 바위군이 오롯이 앵글에 잡힌다. 초암산에선 앉아서 인증샷을 ~~

 

정상 뒷편엔 철쭉제 제단이다.

군데군데 편안한 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유로워 보인다.

낮은 산은 이런 여유로움이 있어 좋다.

 

정상부를 다시 올라 철쭉 화원을 지나 광대코재방향으로 향한다.

초암산 전망대를 지나며 연신 고개를 뒤로 돌린다. 

정상 바위가 점점 작아지며 철쭉 화원의 품 속에 스며든다. 

바위에 자리잡은 철쭉은 인고의 세월을 견뎌낼 것이지만 보는 이는 그 자체로 경건하다. 

 

원수남삼거리 못 미친 바위군이 새로운 풍경을 더한다.

바위 꼭대기에 올라앉은 사람이나 바위 그늘에 앉은 사람이나 그 또한 풍경이 된다.

그 풍경에 함께 하고 싶은데 일어날 기색이 없어 그냥 지나쳐 온다.

 

밤골재를 지나면 철쭉은 화원의 모습은 사라지고 산길 주변에 잡목과 함께 섞여 있다.

친구가 철쭉 더 볼 게 없다고 돌아가잔다. 

철쭉봉은 이제 다시 오를 수 없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친구 의견을 따르며 아쉬움을 감춘다. 

 

바위가 멋진 원수남에 다시 도착한다.

여태 바위에서 놀던 사람들은 그대로 자리를 잡고 있다. 

최고의 자리에서 마음껏 여유를 즐기시라,,,

수남주차장 방향으로 향한다.

연푸른 신록에 봄꽃은 덤이다.

노린재나무
고추나무
장딸기

 

사람이 흔적이 묻어나는 밭둑에 싱싱한 쑥이 유혹한다.

더없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쑥이 그지없이 탐난다.

쑥에 끌려 들어간 밭둑에서 그 귀하다는 귀쑥을 발견한다.

작년 을숙도 에코센터에서 처음 만나 떡까지 해 먹었던, 쑥보다 귀해서 귀쑥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는 떡쑥을 보니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다.

배낭을 내리고 이즈음 항상 가지고 다니는 비닐봉지에 쑥을 뜯어 담는다.

그리 욕심을 내지 않았지만 금방 두 봉지, 쑥 한 대는 거뜬히 될 양이다.

철쭉봉 가지 않은 시간을 쑥으로 채우고 행복감에 취해 집으로 돌아온다.

아차차,,,,스틱은 쑥밭에 고이 모셔 두고 왔으니,,,,비싼 쑥떡 먹었다. 

떡쑥

 

< 초암산 등산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