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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남,광주

(등산 322봉) 전남 화순 옹성산

2021년 5월 23일 일요일

 

이름값 제대로, 옹골찬 바위산

 

 

 

등산코스 : 옹성산주차장 - 군부대입구 - 안성저수지 앞 화장실 - 유격훈련장 - 옹암바위 - 독립가옥 - 쌍문바위 - 옹성산 - 옹성산성 - 쌍두봉이정표 - 쌍두봉앞 봉우리 - 독재 - 안성저수지 - 옹성산주차장 원점회귀

 

백아산 찾아가는 길에 특이한 바위산이 눈길을 끌었었다. 

한바탕 꽃유람 산행을 마치고 옹성산을 향한다.

 

도로변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동복면유격대가 있는 부대다.

붉은 불꽃 무늬에 날개를 활짝 편 검은 독수리가 씩씩한 군인의 기상을 연상시킨다.

일요일이면 군인도 쉬는 건지 보초도 안 보이고 아무런 소리도 없다. 

부대 입구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안성저수지. 도로가에 핀 엉겅퀴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자연 환경 때문인지 종류가 다른 것인지 순도높은 보라색 꽃이 크기도 엄청 크다. 안성저수지 도로변 화장실앞에서 산으로 들어간다.

꿀풀
엉겅퀴

 

5월의 신록과 곳곳에 핀 봄꽃 중 엉겅퀴가 단연 우세하다.

나무가 없는 무덤 주변엔 온통 엉겅퀴 군락. 그 밭엔 꽃 찾아 날아든 나비와 한바탕 축제가 벌어진다.

조금 더 걸으면 순백의 으아리, 또 한 걸음 걸으면 가막살나무,,,

혼자 걷지만 혼자가 아니다.

으아리
가막살나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는 소나무 숲길 초입에 부대 관련 안내판들이 있다.

이런 안내판은 사람을 긴장시키는 힘이 있다. 어디에선가 몸을 숨기고 나를 보고 있을 것 같은 긴장감.

관할 부대장에게 허가를 받아라는데,,,,그럼 막아서 출입을 통제하던가 이런 팻말을 붙이지 말던가 허가받는 방법을 알려 주던가... 날 잡아 가면 새로운 경험이 되겠지,,,잡혀 갔으면 하는 재미있는 상상,,,

 

앞을 탁 막아서는 거대한 바위

줄이나 난간이 없다면 도저히 올라갈 수 없는 형태다.

바위 앞은 백 여명은 앉을 수 있는 넓은 공터.

여기서 앉아 주의사항을 듣고 줄을 타고 저 위를 오르내렸을 군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나 지금은 쇠난간이 설치되고 줄까지 내려져 훈련용이라기보다 등산객을 위한 고마운 시설.

 

한 손엔 쇠난간, 다른 손엔 밧줄을 잡고 어렵지 않게 오른다.

높이는 그리 높지 않아 금방 직선 코스의 바위끝에 도착한다.

쇠난간은 다시 옆으로 이어져 편하게 걸으며 다닐 수 있다.

바위는 켜켜이 쌓인 퇴적암의 형태로 표면이 꺼끄러워 네 발로 긴다면 바로 치고 올라도 될 정도다.

 

오랜 시간을 알려주는 쇠막대는 칠이 벗겨졌고 매어 있는 밧줄은 삭아 버렸다.

군인의 훈련장 모습 같은데 이 밧줄로 보아 오래 전 훈련은 끝내 버린 듯 하다.

돌아보면 지나 왔던 안성저수지가 내려 보이고 멀리 삼각뿔의 정상은 모후산인 모양이다.

 

용암바위 산정은 넓직한 마당바위다.

한바탕 바위를 타고 오른 군인들이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마당바위에서 보이는 둔재쪽 바위도 역시 옹골찬 바위산이다.

지나며 본 두 개의 산 중 하나인 셈이다.

길을 이어 가면 옹암삼거리를 만나고 옹성산성으로 향한다.

쇠물푸레나무

 

두 채의 집

그러나 제법 오래 비워 둔 듯 집뜰엔 풀들로 가득하고 

가꾸다 만 밭뙈기 한 켠엔 버려진 듯 농기구.

가열차게 진행되었을 누군가의 꿈이 허무러진 것 같아 안타깝다. 

누군가 '자연인'이 되어 옹성산에 터를 잡았으면,,,

애기똥풀

 

두 개의 가옥을 위로하듯 주변엔 온통 꽃 천지다.

애기똥풀 군락, 개망초 군락, 연보랏빛 엉겅퀴 지칭개 군락, 하얀 찔레꽃 군락,,,

그렇게 그늘없는 그 곳에서 맘껏 기재개를 펴고 있다. 

찔레꽃

 

쌍문바위 삼거리

지도만 보고 온 터라 쌍문바위에 대한 예비지식은 없지만 마음이 당기는 쪽으로 향한다.

한 사람 다닐 정도의 좁은 대밭길을 지나니 고개를 바짝 들어야 보이는 바위가 나타난다.

켜켜이 쌓인 바위 사이로 난 두 개의 구멍.

바위는 크기도 하고 두께도 엄청나다. 

이런 멋진 바위가 숨어 있었다니,,,,보물을 만난 셈이다. 

앞뒤로 바위 사이를 넘나들며 사진찍기 삼매경에 빠졌는데 두 사람이 나타난다.

얼른 인증샷 하나를 부탁하는 행운. 

 

쌍문바위 뒤로 난 산길은 매우 가파르다.

길 가 바위도 켜켜이 넙적판데기를 쌓아 놓은 듯하고 크기도 엄청 나다.

주변의 애기단풍은 가을의 화려한 모습을 예감한다.

주변을 꽉 매운 아름드리 나무들의 그늘로 약간 습하고 어둡다. 

우람한 마지막 바위를 벗어나 아래로 내려다 보니 절벽 위에 있는 듯, 아래가 까마득하다.

 

환한 세상에 나오니 한 무리의 엉겅퀴 군락이 나타나고 연신 몇 마리의 나비가 날아든다.

나비를 따라 한참을 사진을 찍었다.

조금 모양이 다른 딸기도 만난다.

하나는 줄딸기 같고 처음 만나는 딸기는 수리딸기란다. 예전엔 바깥에서 만나면 무조건 산딸기였는데,,,

웬만한 건 휴대폰 안에 다 들었으니,,,

줄딸기?
수리딸기

동복저수지가 눈 아래 펼쳐진다.

부드러운 곡선의 가장자리 속으로 하늘빛보다 푸른 물이 담겼다.

길은 부드러워 금방 정상에 다다른다.

옹골찬 바위산에 넓은 산밭같은 정상부.

멀리 모후산을 바라보고 섰다.

정상 가장자리에 막걸리를 마시던 분께 인증샷을 부탁하니 흔쾌히 찍어주며 주변 산에 대해 설명을 곁들인다.

유쾌한 분의 입에서 나오는 전라도 사투리가 너무 반갑다.

골무꽃
미나리아재비

 

산 자체가 산성인데 산성이라,,,,

산길에서 만난 커다란 바위 위에 넙적돌이 쌓였다. 산성 흔적인가 보다.

바위 위에 길의 돌담처럼 양쪽으로 돌을 쌓았다.

사람이 올라오는 길 위에 이 쪽 편을 보호하고 적군으로 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바위 길은 넓어 평지같다.

바위 절벽이라 조망도 시원하다.

하늘다리가 있는 백아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으로 다시 걸으며 길 위의 풍경을 그려본다.

다른 방향으로 방금 올랐던 옹암바위 봉우리다. 뒤에서 보니 바위 모습은 찾을 수가 없을 만큼 나무로 울창하다.

더 멀리는 모후산이 우뚝하다.

반가운 산 보며 걷는 길이 탄탄한 평지 바위길이라 더 신난다.

뱀딸기
씀바귀

 

쌍두봉을 찾아 오른 곳엔 소나무 아래 앉은 돌 몇 개.

앉아서 보는 곳이 두 개의 봉우리다.

멀리서 보니 그 곳에 무덤같은 것이 있어 올라가는 길이 있겠거니 여기며 간단한 요기를 한다.

그런데 쓰윽,,,,뱀 한 마리가 지나간다. 윽~~~

 

쌍두봉은 아무리 살펴도 올라가는 길이 안 보인다.

포기하고 데크 계단을 내려온다.

아주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지는데 데크 계단이 끝나는 곳까지 양쪽이 바위덩이다.

거대한 두 개의 바위 봉우리 사이에 데크 계단이 있는 셈이다. 엄청난 바위 크기가 실로 놀랍다.

 

거대한 바위를 바라본다.

하나의 바위로 보이는 바위라 다시 봐도 놀랍다. 

철옹산성의 설명으로 보아 산 위에서 본 건 산성이 아니던지 아주 일부인 것 같다.

다시 오면 산성에 대한 공부가 필요할 듯하다.

엉겅퀴꽃이 빛나던 안성저수지 주변에 철쭉이 허드러졌다.  

씀바귀

 

3시가 조금 넘어 산행이 끝나서 동복호를 돌아 보기로 한다. 

혹시 모를 자전거라이딩 정보 수집을 겸해서다.

적당한 업 다운에 그늘도 있어 라이딩으론 재미있을 듯 하나 길에서 동복호가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

적벽 관광지는 코로나로 폐쇄다.

코로나가 아닐 때라도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단다.

적벽관광지 주차장에서 차를 돌려 자전거 잠깐이라도 탈 수 있는 둔덕마을 숲정이로 가 본다.

 

동복천을 따라 450년된 느티나무가 마을앞을 지킨다.

잠깐 주변만 둘러 보기로 하고 자전거를 내린다. 느티나무를 따라 길이 끝나는 곳은 논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돌아와 느티나무 숲을 지난다.

그늘 아래 평상에는 동네 어르신이 누워 쉬고 계신다.

조상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몇몇 외부 사람들이 거닐기도 하고 천변에 텐트를 치고 쉬기도 한다.

느티나무 옹이에 세월이 묻어나고 나무를 넘어 거대한 조각품이다. 

 

주변에 김삿갓 유적지도 있다. 

정자가 있는 망미대는 김삿갓의 시비가 서 있고 정자는 옹성산 방향을 보고 있다.

특이한 형상의 옹성산 능선길이 훤하다.

오늘은 산행을 넘어 라이딩까지 행복에 만족을 더한 날이었다.

 

<옹성산 등산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