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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북,대구,울산

(등산 347봉) 경북 상주 속리산 상학봉, (등산 348봉) 묘봉

2021년 10월 30일 토요일

 

이 가을엔 암릉보다 노랑 단풍

 

 

등산코스 : 묘봉두부마을 - 운흥1리마을회관 - 상모봉(?) - 상학봉 - 묘봉 - 북가치 - 운흥1리마을

 

 

 

벼르던 묘봉능선을 찾는다.

마을 이름보다 유명해진 묘봉두부마을 앞은 코로나인데도 제법 많은 차들로 붐빈다.

마을 뒤 특이한 묘봉 능선의 산그리메가 발길을 재촉한다.

 

마을 회관 앞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면 밭둑길을 따라 등산로로 연결된다.

가을걷이 중인 콩대는 마지막 마름중이고 스러져 가는 풀들은 가을옷을 갈아 입고 환한 억새는 은빛 꽃을 피우고 있다.

앞서 가던 남자 분들은 안내판이 아닌 곳으로 가는 곳으로 보아 샛길을 잘 아는 모양이다.

샛길로 사람들이 사라져 가니 등산로엔 오롯이 혼자가 되었다.

 

 

숲으로 들어서자 주변이 온통 노랑 세상이다.

가끔 붉을 빛을 띄는 나무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노랑색이라 그늘이지만 어둡지 않고 아주 환하다.

나무 종류도 단풍이 주류라 신기하기까지 하다. 

노란색의 단풍이 있는 것인지 일조량 때문인지 분명히 알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세상이 경이롭다.

 

능선에 올라서니 상수리나무류의 밝은 갈색이 소나무 사이사이 가을을 익혀가고 있다.

뒤쪽 방향의 매봉도 하얀 바위가 선명하고 걸어가는 주 능선도 바위길이다.

바위는 웅장하나 부드럽고 위협적이지 않으며 아기자기 재미있는 모습들을 연출해 줘 걷는 길이 내내 행복하다.

암릉에서 만나는 소나무들도 감탄을 자아내는  명품들이다.

눈이 그저 쉴 틈이 없다. 사방 어디를 둘러 봐도 멋진 풍광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살짝 옆으로 나 있는 바위에 걸린 쇠사다리.

그 위는 4,50명은 앉을 만한 넓은 바위인데 제법 경사는 있는 편이다.

둥근 사각형의 바위 가장자리에는 애기 바위가 엎혀 있어 따스한 정감이 묻어 난다. 

바위면이 카메라 앵글에 다 들어오지 않아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없어 너무 아쉽다. 

나무 그늘이 드리운 바위 가장자리에 앉아 사방 경치를 잠깐 즐긴다.

 

걷는 암릉 왼쪽으로 사람들이 올라앉아 놀고 있는 바위들이 보인다.

아마 토끼봉인 모양인데 아까 샛길로 간 사람들인 모양이다.

걷는 능선에서 토끼봉 가는 길을 찾아 봤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부러움과 아쉬움만 보낸다.

 

속리산 문장대가 있는 주능선이 멀리 보이고 가까이는 여전히 모양을 달리 하는 바위들이다.

하나도 같은 모양이 아닌 바위에 눈 요기 제대로 즐긴다. 

단단한 바위에 뿌리내려 자라고 있는 강인한 생명력의 소나무도 경외 대상이다.

엄지척 바위

 

산 아래에서 보면 우뚝 솟은 봉우리로 이름까지 얻었겠지만 암릉을 걷는 중에 만나는 여러 바위 중의 하나인 것 같은 상학봉, 그래도 이름을 부르게 되어 반갑다. 

관악산, 도명산 정상의 바위와 비슷한 넓은 모자 형태다. 

 

스핑크스라 이름 불리는 바위는 그리운 듯, 아쉬운 듯 묘봉과 그 뒤 속리산 주능선을 바라보고 있다.  

땅으로 깊게 박힌 그의 몸뚱이가 선뜻 나아가지 못하고 내내 한 곳을 바라보고 있으니 뒤태는 그저 그리움이다. 

 

공룡 얼굴 같기도 하고 익살스럽게 웃는 주름진 얼굴의 사내이기도 한 것 같은 바위도 지난다.

밋밋한 모습이던 특이한 모습이던 눈은 그저 즐겁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묘봉에 도착한다.

우뚝 솟은 바위위에 평평한 바위 마당, 한 켠에 오똑하니 정상석을 얹었다. 

표면이 넓다 보니 군데군데 앉아 간식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있다. 

운좋게 정말 친절하고 감각있는 찍사분을 만나 제대로 된 인증사진도 얻었다. 

다양한 연출로 낯선 이와의 즐거운 시간이었다. 

 

북가치에서 미타사로 향한다.

바위들을 뒤로 하고 다시 노랑 세상이다. 

어쩌다 만나는 붉은 단풍이 여기선 정말 낯설고 특이하다. 

 

사람들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으로 나온다.

수확을 앞두고 있는 콩밭, 단정하게 손질된 무덤들, 단맛 가득 든 배추,,,,

그 뒤를 멋지게 장식하는 묘봉능선

눈을 사로잡았던 기묘한 바위들과 노란 단풍들은 오래오래 기억에 머무를 것이다.  

 

 

<속리산 묘봉 등산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