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일부터 4일까지 지리산 종주 중 셋째 날, 장터목에서 다시 세석대피소로 와 거림으로 12.8km를 걷다.
새벽 4시에 짐을 꾸려 천왕봉으로 출발했다. 안개비가 내리고 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자욱한 안개 속은 천왕봉 위에서도 여전했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서 있기도 너무 추워 앉아 있기도 애매했다. 깔고 앉을 돗자리를 두르고 조끼를 꺼내 입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오로지 안개가 바람에 날려 가기를 해가 떠서 안개를 걷혀 주기를 기다렸지만 일출 시간 5시 30분이 넘었는데도 해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줄 서서 인증샷 한 장만 남기고 내려와야 했다. 그런데 친구가 중산리는 너무 가파르다며 내려가고 싶지 않단다. 백무동으로 가자는데 이 길도 만만치 않음을 익히 아는터라 거림으로 내려 가기로 한다. 온 길을 다시 돌아가기는 싫지만 할 수 없다. 장터목을 지나 연하봉, 촛대봉을 지나 세석에서 주먹밥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거림으로 내려가는 길은 고도가 낮고 길도 잘 정비되어 있다. 거림으로 들어서니 날도 화창하게 갠다.사람들의 발길도 그리 많지 않아 호젓하다. 거림골 계곡물도 많은 편이라 시원하기도 하다. 계곡물에 발을 씻고 3일간의 피로도 풀어 낸다.
어느덧 거림탐방지원센터,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식당이다. 3일 동안 고생한 우리에게 돈덕구이를 선물한다. 양념한 산청흑돼지구이에 더덕을 구워 올린 것이다. 눈 깜짝할 새 막걸리 한 되를 해 치우고 기분좋게 택시를 불러 성삼재로 간다. 택시비 12만원에 주차비 4만원,,,,
담엔 진주나 부산에서 버스로 출발하겠단 생각을 한다.
염원처럼 가지고 있었던 지리산 종주, 숙제를 끝낸 것 같은 개운함과 지리산 속에서의 행복함이 교차한다. 10월 백선배와 다시 찾게 되길 기원한다. 또 혼자서 모든 대피소에서 자 보던지 아니면 1박 2일 짧게 하며 자 보던지,,,새로운 숙제도 생겼다. 아,,,,장터목에서 중산리로 내려가는 계곡길도 가 봐야 한다. 지리산을 또 다시 더 자세히 찾고 싶다.
그리고 설악산 공룡능선도,,,아프리카 킬리만자로도,,,,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 아직 꿈을 꿀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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