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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전북

(등산 215봉) 전북 완주 모악산(794m)

2017년 12월 26일 목요일 엠넷여성트레킹팀과 함께 한 산행

 

부쩍 전북으로 산행을 자주 가게 되었다. 엠넷 덕분이다. 

목요일 저녁 파티도 포기하고 모악산 산행을 결행했다. 모악산,,,

노령산맥 말단에 위치한 산. 전북 무주, 진안, 임실에서 전남 무안까지 대둔산, 운장산, 마이산, 모악산, 내장산,,,저번에 다녀 왔던 구봉산도 이 산군에 속할 터,,,,

어머니가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모양의 바위가 있다는 모악산으로 발길을 향한다.

완주군 관리사무소 주차장 주위엔 잔설이 보인다. 우리 동네에서 엊그제 내린 비가 여긴 눈이 되어 내렸나 보다. 등산 코스는 대원사 방향으로 가다 천룡사로, 정상 올라 590봉으로 내려 오는 코스로 원점회귀 코스다.

대원사로 올라가는 입구엔 어제 내린 눈이 쌓여 있고 그 앞에 시금치, 냉이, 청국장을 들고 나와 팔고 계신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신다. 평일이라 등산객도 없을테고 그냥 앉아 있으면 추위도 엄청 날텐데 올라가는 길이라 살 수 도 없고 괜히 마음이 쓰인다.

 

 

대원사 방향으로 난 길을 오른다. 길에는 뭉쳐지지 않은 보드라운 눈이 뽀드득 소리를 내며 발길을 가볍게 해 준다. 나뭇가지위에도 눈의 흔적이 남았다. 날씨가 포근한 편이지만 눈은 녹지 않아 길 위엔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60대 후반 쯤 보이는 부부 어르신분들이 내려 오기에 언제 내린 눈이냐 여쭤 보니 매일 징하게 눈이 온다고, 부산에서 왔다니까 눈 구경 실컷 하라고 하신다. 그 말투, 그 인상이 정겹다.

길은 잘 정돈되어 불편함없이 편안하게 오른다. 위로 오를수록 눈이 조금 더 쌓여 있다.

 

갈림길에서 천룡사로 향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지 눈이 조금 더 쌓여 있다. 소박한 눈 세상으로 진입한다.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객들이 거의 없어 오롯이 우리 산이 되었다. 경탄할 만한 눈이 아니라 그런지 모두 조용히 걷기에만 집중해 있다.

 

 

 

 

12시가 조금 넘어 천룡사에 도착했다. 천룡사는 절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규모가 작다. 입구의 산령각만 절의 형태를 갖추었고 본당은 스레트구조로 되어 있다. 점심을 먹고 가야 하는데 스님이 안 계신다.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좁은 절 마당에 삼삼오오 앉아 주인없는 절에서 점심을 먹는다. 움직이지 않으니 금방 추위가 몸 속으로 파고 든다. 얼른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산 위를 오른다. 좁은 오솔길을 벗어나니 갑자기 앞에 바위 하나가 막아선다. 대감바위다. 대감이 탕건을 쓴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꼬불꼬불 오솔길을 지나 나무 테크길도 지나니 막바지 바위길이다. 바위에 눈이 잔뜩 쌓여 있고 경사도 심한데다 가느다란 밧줄만 놓여 있어 조금 위험해 보인다. 조심조심 바위에 오르니 저 아래 구이저수지가 한 눈에 들어 온다. 곧 정상부 데크가 나타나고 응달엔 또 소박한 상고대가 펼쳐졌다.

 

 

 

 

모악산 정상은 거대한 KBS송신탑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써글,,,,,

건물 위로 전망대도 만들고 옥상엔 사방에서 전망할 수 있도록 전망데크도 만들었지만,,,

도대체 누가 여기에 송신탑 허가를 준 거야????

감동이 없다. 모악도 어디인지도 보인지를 않는다. 투덜투덜,,,인증샷만 찍고 다시 내려 왔던 길로 아슬아슬 하산해서 마고암 주차장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능선길이라 길은 편안하다. 아이젠을 해서 발걸음도 빨라졌다. 중간에 하산길이 열렸지만 590봉으로 내려 왔다. 오늘도 역시 저녁 어스름이다. 전주한옥마을을 포기한다. 올라갈 때 보았던 아주머니는 위치가 달라 확인할 수 없다. 가셨겠지!

하산 종점엔 예쁜 무늬로 지압길을 만들어 놓았다. 저거 없어도 걷는 자체가 지압이 될텐데,,,

여름엔 재미로 걸어 봐도 좋겠다.

 

 

모악산을 내려 와서 전주에 계시는 지인에게 안부를 전하니 입구에 있는 청국장집이 끝내 준다고 한다. 산악회와 함께 하면 이런 소소한 재미는 포기해야 할 터,,,

다음에 가까운 친구랑 올 땐 꼭 들러 봐야겠단 생각을 한다.

모악산,,,

별다른 특징도 매력도 보지 못 했다. 자세히 봐야 보일텐데, 한 번 만 와서 그럴 수도 있겠다. 기회가 되면 모악산과 이름이 닮은 모후산과 함께 다시 찾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