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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중남미

중남미 여행(3월 14일)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달의 섬, 태양의 섬 투어

 중남미 96박 97일 여행(2018년 2월 19일 ~ 5월 26일)

 3월 14일 볼리비아 코파카바나 달의 섬, 태양의 섬 투어 

 

잉카 역사의 시작


태양의 섬 반나절 투어만 하느냐, 달의 섬까지 하루 투어를 하느냐 갈등이 생긴다.

쿠스코를 지나며 너무 많은 신전을 봐 왔기에 식상한 탓도 있고 조금 편하게 쉬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이런 갈등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기준은 '다시 오지 못할 곳이니 후회하지 않으려면 일단은 가 보자'였다.

것이니 갈 수 있으면 가자라는 생각으로 하루 투어를 선택했다.

호텔 바로 앞이 선착장이라 가는 길은 편안했고 날씨도 워낙 좋아 뱃길도 순조로웠다. 크지 않은 배였지만 아무런 흔들림없이 2시간 정도 시간이 걸려 달의 섬에 도착했다.


별 꾸밈없는 수수한 달의 섬

그런데 입장료를 별도로 받는다. 화장실도 돈을 받는다.

조금 올라가니 공터가 나오고 수제품을 파는 원주민들 몇몇이 앉아 있었지만 물건은 어디가나 비슷했던 팔찌등의 장식품이라 사지는 않고 그냥 지나쳤다.





태양의 섬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져 그런지 달의 섬 신전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낡고 헐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무너진 담벼락 사이에도 지나 다닐 수 있는 샛길이 생길 정도였으니 그냥 방치 수준.

그러나 그 속에서도 생명은 꽃을 피워 주위를 밝히고 있다. 신전 옆으로 섬 꼭대기로 가는 길이 있어 사람들은 그 길을 올랐으나 나는 신전 한가운데 나무에 걸터 앉아 달의 섬의 온기를 그대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

신전에서 바라보는 티티카카의 은빛 물결을 내다 보며 앉아 있는 이 시간이 이 섬에 온 이유이고 더 가치로운 것 같았다.









달의 섬을 나와 태양의 섬으로 향한다.

달의 섬과 마찬가지로 한산하고 조용하다. 여기도 입장료를 받고 화장실도 돈을 받는다.

관광객이 한꺼번에 내려 그런지 입장료를 받으러 온 부부같은 사람들이 정신이 없다. 받은 사람한테 다시 내라고 하고 그냥 쓱 지나치는 사람도 있다. 어쨌던 그리 반갑지는 않은 시스템이다.


그래도 의미있는 장소라 그런지 이름이 알려진 만큼 정돈은 되었다. 배에서 내려 신전으로 올라가는 길이 정비도 잘 되어 있고 살고 있는 주민들이 집도 예쁘게 가꾸어 걷는 길이 즐겁다.

군데군데 신전의 흔적을 안고 조용히 호수에 기대어 있다. 그저 조용하고 평화롭고 아름답다.

섬을 오르며 보는 티티카카호수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제일 높은 섬의 꼭대기는 그야말로 소박하다. 연기를 피워 제를 지냈을 법한 조그만 돌탑만 하나 놓여져 있고 주위엔 돌벽의 모습이 남아 있다. 사방으로 보이는 섬의 정경에 눈의 호사와 마음의 경사를 누린다.

이런 마음에 현지인이 사진 찍기를 청하니 더할 나위없이 반갑다. 정말 예쁘게 살아가는 젊은 부부와 애기에게 따뜻함을 넘어 감사함이 전해진다.


정상에서 내려가니 섬의 다른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배는 그 쪽으로 온다 했으니 길맛을 느끼며 걸으면 그만이다. 큰 나무가 그늘도 만들어 주어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내려 오는데 젊은 외국인 몇몇이 캠핑 장비를 챙기고 있다. 옆 숙소에도 젊은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런 곳에서 잘 생각을 하는구나~

함께 하지 못한 지난 밤의 시간이 어떠했을지 진한 감동으로 전해진다.


이런 몇몇의 숙소를 지나면 저 아래 선착장이 보인다. 우리가 내린 곳의 다른 쪽이다. 많은 사람들이 호숫가에 앉아 너무나 편한 자세로 배를 기다리고 있다. 선착장 바로 위에 돌계단이 있고 그 길가에 예쁜 꽃들이 피어 있다. 이런 작은 섬에 신기하게도 물도 펑펑 쏟아진다. 

그리고 길의 끝에 잉카 유적을 시작했다는 이 섬의 신화의 주인공 태양의 신과 달의 신의 동상이 예쁘게 장식을 하고 서 있다.    

여기가 잉카의 유적임을 진하게 전하고 있다.







배가 올 동안 선착장 주변에 있는 피자 가게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남는 시간을 즐긴다.

호수에 우로스섬에서 봤던 갈대로 엮은 배가 나타나 정말 반가웠다. 호수 위에 떠 있는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너무나 평화로운 이 곳에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부족들간의 다툼이 있었단다. 도저히 상상하기가 힘들다. 어쨌던 다툼이 있었고 사람이 다쳐 위험하고 개방을 하지 않는 부족도 있고,,,그래서 북섬은 가지 못하고 남섬만 한 바퀴 돌아본 셈이다.

이 순간에 이런 사실이 생각난 건 북섬을 가 보지 못한 아쉬움과 이곳을 곧 떠나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뒤섞여 나타났으리라

조금 있다 배가 나타나고 우리 일행은 아쉬움과 미련을 남기고 아름다운 해변이 있는 코파카바나로 돌아 왔다.



  태양의 섬에서 일반적으로 배가 들고 나는 곳은 섬의 남쪽 지역인 유마니(Yumani)이며, 중앙의 찰라(Challa)와 북쪽의 찰라팜파(Challapampa), 친카나(Chinkana) 지역으로 지리적인 구분을 할 수 있다.

  이 중 달의 섬(Isla de la Luna)으로 배가 운항하는 곳은 유마니와 찰라팜파이다.

북쪽의 찰라팜파에서 내려 남쪽 유마니까지 트레킹을 한 후, 유마니에서 배를 타면 좋은데 부족간의 다툼으로 북쪽엔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코파카바나로 돌아와 성당을 돌아보고 아기자기 재미있는 시장도 들르고 마트에 들러 먹거리도 샀다.

성당은 내부에는 들어 가 보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꽃을 들고 드나드는 모습이 경건해 보였다. 하얀 색으로 칠한 성당 벽의 색깔과 사람들의 마음이 한 가지 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돌아 내려오는 길에 해가 졌다. 

생각지도 않은 코파카바나 해변의 일몰을 보게 되었다. 전망대에서 보는 모습과는 또 다른 장관이다. 경건하게 겸손하게 장엄한 일몰을 감상하고 완벽하게 행복했던 코파카바나에서의 하루를 마무리한다.







 

(인솔자 떼오의 일몰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