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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강원도

휴휴암, 오대산중대사자암적멸보궁, 사자산법흥사적멸보궁

2018년 10월 27~28일 토~일요일 비 그리고 흐림 

 

산행하러 갔다가 삼사 순례


종명이 결혼식 축의금만 내고 옷 갈아 입고 바로 청옥산으로 출발

여섯 명이 나선 산행길이다.

화진휴게소에 들러 김치우동으로 점심을 먹고 일어서는데 원장님께서 지도를 보고 계시더니 갑자기 오대산 말씀을 하신다. 아무도 반대가 없다. 날은 어둑어둑해지는데 저녁 먹을 생각도 안 하는 것 같다. 그러다 휴휴암에 들른다. 이미 날은 어두워졌는데 저녁 공양을 할 수 있으면 하자고 한다.

우리가 마지막 방문자. 남은 나물과 밥으로 저녁을 먹고 법당 구경을 갔는데 관세음보살상(?)이 용 위에 서 계신다. 동해 바닷가에 있으니 용을 형상화했을 터,,,불자도 아니고 불교에 대해 무지하니 그저 구경 모드.

일반 절과 다르게 무지 화려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동부그룹과 재산 분쟁중인지 펜스가 처져 있고 호소문 같은 것도 붙어 있다.

좋게 해결이 안 되는 모양이다.

저녁을 먹고 나더니 이 곳에서 잠도 잔단다. 아,,,,이럴 수도 있구나.

우리 방엔 네 명의 여자 분들이 이미 와 계신다.

샤워 하기가 그래서 세수만 살짝 하고 누웠는데 시간이 겨우 7시 조금 넘었다.

휴대폰으로 e-book 다운받은 책 읽고 있는데 지현이와 미라씨는 법당에 간단다.

난 그냥 독서시간,,,


친구가 일출 보라며 알려 준다.

눈 뜨니 여섯 시,,, 대강 씻고 해맞이에 나섰다. 일곱 시에 밥 먹어야 되니 시간이 빠듯하다.

여섯 시 삼십 분 정도가 되었는데 하늘이 조금씩 붉어 온다.

마당 한 켠의 관세음보살님(?)을 보고 바다로 내려 가려는데 펜스로 막혀 있고 가로대로 막아 놓았다.

근데 거기에 '넘어 가지 마세요.'라고 써 놓았다. 그래서 아래로 기어서 나갔다.

바닷가에 가 보니 열쇠로 막아 놓고, 철조망을 쳐 놓고, 돌을 쌓아 두었다. 열쇠로 막아 놓은 곳 안쪽엔 방생용 고기들이 수족관속에서 놀고 있다. 제일 이해안 되는 게 저 부분,,,,

잡아서 가둬 두고 그것을 다시 방생? 쩝~

바닷가로 나갈 길을 찾다 바위 위로 올라가 본다. 폴짝 뛰면 바다와 만날 수도 있겠는데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냥 바위 위에서 일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건너편에서 젊은 학생 너댓명이 걸어 온다. 결국 어디 펜스를 넘었던지 했을 터,,,누구의 처사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금지들이 괜히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바위도 가파르지 않았고 위험해 보이지도 않았고,,,,하여튼 무슨 이유가 있겠지,,,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해가 잘 안 된다.


일곱 시에 아침을 먹고 아니 공양을 하고 오대산으로 향한다.














월정사를 지나고 상원사를 지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차는 적멸보궁이 있는 중대사자암 계단 아래 주차를 하고 비를 맞고 오른다. 적멸보궁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 더 많이 내리는 것 같더니 눈으로 변한다. 법당에 잠시 앉아 비를 피하자 했는데 명상에 빠진 분들께서 일어나실 생각을 않는다. 우비 입고 혼자라도 비로봉까지 다녀 올까 싶었지만 언제 돌아갈 지 모르니 그것도 안 되는 일이다.

법당 안의 부조가 휴휴암과 비슷하다. 전면과 측면의 장식은 매우 화려하고 입체적이다. 부처님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 있고 아래로는 동자승들이 즐겁게 놀고 있다. 국악기 들고 연주하는 모습, 목탁을 들고 장난 치는 모습, 전통놀이하는 모습들이 익살스럽게 표현되어 재미있다. 그런데 동자승의 머리가 위쪽으로 양 갈래로 묶였다. 중국집 외동딸 뿌까의 모습이다. 한국 동자승의 모습은 빡빡머리인데 왜 이 모습이지? 또 궁금타,,,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드디어 명상하는 분들이 일어서며 내려 가잔다. 비는 조금 잦아진 것 같다. 산행 느낌 조금이라도 느껴 볼려고 계단쪽이 아닌 등산로로 내려 왔다. 군데 군데 돌이 있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이 쪽 산행로는 내려가는 내내 나 혼자였다. 모두 계단으로 다니는 모양이다. 그래서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호젓한 산행길, 나목과 수북히 쌓인 낙엽들, 거기다 간간히 뿌리는 빗방울...

그냥 계속 걷고 싶었는데 얼마 안 가 상원사가 나타난다. 마당 한 켠에 서서 지현이한테 전화하니 두 사람만 차 안에 있고 명상파 세 분은 산신각에 가셨단다. 그러면 적어도 삼십 분은 더 기다려야 된다는 말씀,,,

차가 있는 곳까지 다시 걸어 올라간다. 너무 잘 만들어 놓아 더 아쉬운 길이다. 그 옛날 이 길을 걸었을 때와는 전혀 딴 세상이다. 그래서 조금은 아쉽다. 편해지고 화려해지고 그래서 운치는 없어진 그런 곳이 되어 버렸다.

차에 올라타서 조금 있으니 미라씨가 오고 또 한참을 더 기다려 두 분이 오셨다. 그런데 공양을 하고 가라 해서 점심을 드시고 오셨단다. 헐,,,,

결국 아침에 준비한 주먹밥으로 허기를 때운다.  


법흥사 적멸보궁으로 가자신다. 그냥 가면 좋겠다 했는데 결국 법흥사 적멸보궁까지 왔다. 차에 앉아 있을려고 했는데 입구의 단풍이 유혹을 한다. 우산쓰고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데 멀리 산세가 눈에 들어온다. 예사롭지 않은 모습이다. 산 모습에 끌려 단풍에 끌려 적멸보궁으로 올라 간다. 단풍이 마지막 열정을 쏟아 낸다. 비를 머금고 있어 더욱 짙은 색이다.

적멸보궁 뒤는 아주 큰 고분이 있다. 설명에는 옛날에 스님들이 공부했던 방이 있고 그 옆엔 무덤도 있다는데 돌축대를 세멘으로 바꿔서 입구까지 다 막어 놓아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단다. 

입구 위치만 알 수 있게 두고 그 옆에 부도탑이 있다.

부처님의 사리가 도대체 얼마나 나왔길래 우리나라, 중국, 인도, 네팔,,,이렇게나 많은지,,,

명상파분들은 적멸보궁 안에서 명상 삼매경

난 단풍밭에서 단풍 삼매경

올해의 마지막 단풍이 될 지도 모를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 단풍, 그런데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는다.

세상의 모든 일은 지가 원해서 해야 즐거운 법.

한 가지 수확은 사자산, 백덕산, 구봉대산이 주변에 있다는 것, 여기 다시 오게 될 것 같다.



















후포에 들러 해물짬뽕을 먹기로 했는데 자다가 눈을 떠 보니 안동휴게소다. 안동간고등어로 저녁을 먹고 간단다. 휴게서 화장실 줄이 건물 끝까지 이어진다. 아예 화장실 갈 엄두도 못 내고 빨리 이 휴게소를 탈출해야지 싶다. 다행히 간고등어정식은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대구까지 밀리다 섰다를 반복하다 대구 지나며 잘 달린다.

청도IC에서 밀양 솔방에 들른다. 올라가는 길에 백숙을 맛있게 한다는 가게에 들러 맥주 한 잔만 하고 가자신다. 불 꺼진 가게를 이웃 주민의 자격으로 열어 주인아주머니께서 직접 만든 도토리묵과 알타리김치로 무려 네 병의 맥주를 해치우고 열 시가 넘어 일어서니 집에 도착은 열한시가 넘는다.

이제 이런 조합으로 함께 가는 건 마지막이라는 생각? 예감?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