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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2019년 마산 315랠리 1박2일 280km

 2019년 3월 16 ~ 17일, 토 ~ 일요일


3.15의거를 되새기며 280km를 달리다


▶ 랠리코스: 마산 3.15의거탑 → 진영 → 수산 → 남지 → 창녕합천보 → 합천댐(숙박) → 진주 → 일반성 진동 → 마산합포구청


3.15의거를 기념해 315km를 달린다는 315랠리.

작년엔 남해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달렸는데 그 때 참여했던 우리 회원들은 다 힘들다며 올해는 참여를 하지 않는단다.

그래도 의미있는 행사에 참여하고 싶어 신청을 하고 승합차에 실리지는 않겠다는 일념으로 미리 연습에 전념했다.

드디어 행사 전 날우편으로 온 시그널도 붙여 놓고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보냈다. 

 

 

 

새벽 5시 40분 어두컴컴한 고분박물관에서 집결했는데 샘은 아직 오지 않았고 새벽 바람은 차다.

오들오들 떨다 모두 버스 옆에 쪼그리고 앉았는데 그 모습에 웃겨 배를 잡고 웃는다.

6시 30분 샘이 도착하고 자전거 싣고 장유휴게소에서 장유여성회 두 분 싣고 오늘 행사 출발점인 마산3.15의거탑으로 출발한다.

 

 

8시가 안 되어 도착했는데 3.15의거탑 주위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있다.

간단하게가 아니라 다소 길게 기념식을 마친 뒤 호위하는 오토바이의 요란한 싸이렌 소리와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힘차게 자전거 바퀴를 밟았다.

약 750여명이 두 줄로 한 차선을 이용해 달린다.

경찰들의 안내로 논스톱으로 달리기도 하지만 중간 중간 신호에 걸려 가다 서다를 반복하기도 하는데

워낙 줄이 기니 신호 대기로 기다리는 시민들도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것 같다. 

 

 

 

 

1차 휴식은 진영청소년수련관

간단한 간식 제공 후 전체 모여 행사 진행 사항과 안전 수칙들을 듣는다.

앞자리에서 까불다 불려 나가 '밀양아리랑' 한 곡도 부른다.

서울팀이 늦게 합류해 40분 정도 기다리며 행사 진행하는 오토바이에 올라 기념 사진을 찍어 본다.

맘씨 착한 정00님이 흔쾌히 탑승을 허락하고 사진까지 찍어 준다. 댕큐,,,정~~ 

 

 

 

 

 

창녕 적포에서 2차 휴식

화장실만 다녀 오고 바로 출발하는데 선두로 출발하려는 사람들이 많고 질서 관리도 잘 되지 않아 출발 부근이 복잡하고 다소 위험하다.

우리 팀은 장유팀에 바짝 붙어 선두로 가자고 정해 놓은 터라 다소 위험한데도 앞으로 가게 갔는데 중간에 끼어 들지 못한 회원들이 있어 뿔뿔이 흩어져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

오르막 도로에선 두 줄 선이 붕괴되고 앞으로 치고 나가는 사람들이 생겼다.

나도 그 틈에 끼여 사람들을 제치고 나가는데 그러다 우리 팀의 회원이 갑자기 내 앞으로 들어왔고 내가 급브레이커를 잡자 뒤에 오는 사람과 부딪혀 넘어졌다.

뒤에 오는 분이 무릎이 깨져 옷이 찢어지고 무릎에 피가 나는 상황.

너무 미안하고 민망해 어쩔 줄을 모르겠다.

일단 뒤에서 사람들이 몰려 오니 사과만 하고 일어서서 다시 달린다.

휴식하는 곳에서 다친 사람을 찾아 가니 화가 엄청 났다. 죄송하고 미안하다며 싹싹 빌고,,,

어쨌던 나 때문에 다친거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전화번호 알려 주고 몇 번을 머릴 조아리고,,, 그래도 어쨌던 그 분도 자전거를 타고 가니 무릎만 다쳤겠거니 했다.

남지에서 점심으로 국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다시 출발. 

 

 

 

 

합천 유어면사무소에서 휴식할 땐 콩국속에 찹쌀 도너스같은 걸 넣은 간식을 주었는데 별미다.

다시 출발, 창녕 합천보에 도착한다.

행사 주관하시는 분이 다 모이라며 사고 소식을 대대적으로 전하고 질서유지를 강조한다.

'미리 좀 얘기하지' 창피하고 미안하고,,,

그런데 다친 쪽 팀에서 나온 소식이 팔을 다쳐 자전거를 못 타고 승합차를 타고 이동했단다.

'이건 또 뭔 소리?'

찝찝하고 무거운 마음에 어떻게 달렸는지 기억이 없다.

 

 

 


합천시내에 있는 일해공원에 도착해서 합천군수의 인사도 듣는 둥 마는 둥

행사 주관하는 분을 찾아 상황을 물으니 팔이 찢어졌는데 합천엔 치료할 사람이 없어 돌아가야 될 상황이란다.

마침 그 분이 이야기하는 곳으로 왔는데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다.

일단 치료를 해야 되니 택시를 태워 보냈다.

팔까지 다친 줄은 몰랐기에 놀랍기도 하고 더욱 미안해진다.

일단 보험 들어 놓았으니 너무 걱정말라며 행사 관계자는 도리어 날 안심시킨다.

일부러 시간 내어 랠리 참여했다 다른 사람 실수로 다쳤으니 얼마나 화가 났을까,,,

그 분의 심정이 되어 보니 정말 어떻게 할 수도 없지만 마음이 무겁기 그지 없다.

어쨌던 마지막 장소 합천댐 앞 숙소에 도착하니 어둑어둑하다.

방 배정 전에 식사부터 하는데 750여명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니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뒤에 먹는 사람은 밥이 없어 한바탕 소동이 일고,,

방을 배정받는데 우리 팀은 사천팀과 합해 14명.

그런데 방은 대여섯명 정도 잘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방 때문에 소란이 일고,,,

큰 방을 찾아 갔던 사천팀은 다시 돌아와 비좁게 자기로 했는데 헐,,,이 팀이 다쳤던 그 분의 팀이다.

다친 사람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그 사람들한테 사고 당사자임을 밝히고 사고 경위를 이야기하는데 이 분들이 내 앞을 지나간 사람을 찾기 시작한다. 뒤에서 오며 사고났을 때의 상황을 다 보았단다.

다친 사람이 사과를 받아야겠다며 '키 작은 아줌마'를 찾기 시작하며 도리어 나보고도 피해자란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지 마는지 내 앞에 끼어 들었던 우리 회원은 한 쪽 귀퉁이에서 죽은 듯이 자고 있다.

 

 

 

 

 

불편한 몸과 마음으로 하룻밤을 지새고 출발하기 위해 모였는데 또 사고 이야기를 하며 조심하라고 당부를 한다. 

합천을 출발 진주 방향으로 향한다.

싸이렌 소리를 듣고 나왔는지 어르신들이 길에 나와 손을 흔들고 박수도 쳐 주신다.

시골에선 보기 어려운 관경이라 좋은 구경거리를 되었을 것이다.  

그 모습에 힘을 얻기도 한다.

 

 

 

 

호젓하고 멋진 진양호도 지나고 진주 청동기박물관도 지나고 진주과기대에서 점심을 먹고 합포구청에서 마무리를 한다. 

이틀 동안 280km를 탔다.

팔목, 어깨, 안장통이 몰려 왔지만 다리는 별로 힘들지 않아 그 동안 연습했던 효과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완주메달을 받고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친 분은 다행히 치료를 잘 받았고 보험으로 처리가 되었으며 화도 조금 누그러졌다.

찾으려던 우리 회원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가끔씩 하는 통화로 안부도 묻는 사이가 되었다.

이 날 이후 되도록 추월은 하지 않고 추월할 땐 꼭 이야기를 하고 간다. 

안전 라이딩의 중요성을 몸으로 깨닫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우리 회원은 마음이 불편했던지 우리 회에서 탈퇴를 했고 다친 그 분도 나도 아직까지 즐겁게 라이딩을 하고 있다.

그 어떤 것보다 안전이 최고임을 생각하며 오늘도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