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7개국 38일 여행(2019. 6. 22 ~ 2019. 7. 29)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키보헛-호롬보헛
미안했지만 재미있는 경험, 응급수레를 타다
누워서 휴식을 취하지만 편치는 않다.
요리팀에서 라면을 끓여 왔다.
힘든 여정 뒤 선물처럼 끓여준 건데 국물 두어 숟가락 밖에 뜨지 못하고 다시 토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려갈 자신이 없다.
올라올 때 보았던 응급차(?)를 탈 수 있냐니 흔쾌히 탈 수 있단다.
요금은 책정된 게 없고 팁을 주면 된다고,,,,
마랑구게이트에서 구조팀이 올라 오려면 힘들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응급차(?)를 타기로 한다.
출발 시간이 되니 나부터 출발한단다.
침낭에 나를 누이고 남자들 대여섯명이 들어 오더니 침낭채로 들고 나간다.
롯지 밖에 쇠로 만든 수레가 있고 그 위에 스폰지 매트를 깔았다.
매트 위에 나를 누이고 내 배낭은 베개를 만들고 수레 아래엔 자기들 짐을 넣는다.
갑자기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이렇게 까지 안 해도 되는데.....' 약간 민망한 상황이다.
그런데 응급팀은 언제 오나?
그들에게 몸을 맡기고 응급팀이 이렇게 빨리 올라왔는가 의아했는데 대장 이노가 나타나더니 함께 출발을 한다.
그제야 이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응급팀은 따로 올라오는 게 아니라 여기 있는 사람들끼리 꾸려지는 것이다.
대장 이노와 연락책이 보이고 그 외는 낯선 사람들이다.
앞에 한 사람, 뒤에 한 사람, 양쪽에 두 사람씩 총 여섯 명이 수레를 끈다.
얼굴까지 침낭으로 뒤집어 씌워 온전히 수레에 몸을 맡겼다.
슬쩍 침낭을 걷어 하늘을 바라본다. 찬란한 태양과 따스한 햇볕,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고맙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이 정말 고맙다.
걸어 가는 게 아니고 대체로 뛰어 간다.
스폰지 매트로 올라오는 털털거림이 기분좋게 올라온다.
돌길이 나타나면 구령을 붙여 들기도 하고 한 번씩 쉬면서 선두를 바꾸기도 한다.
어느 지점에서 나를 내리더니 침낭채 다시 다른 수레로 옮긴다. 누군가가 놓고 간 수레로 옮겨 탄 셈인데 이게 더 새 것이다..
내가 타고 왔던 수레는 다시 여기에 놓이게 되고 누군가는 그것을 이용하겠지..
뛰던 걸음이 느려지고 바위길인지 구령을 붙여 수레를 든다.
쇠수레에 자기들 짐, 내 몸무게,,,엄청난 무겐데,,,
그래도 뭐가 좋은지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살짝 고개를 내밀고 봤더니 마침 연락책이 선두를 썼는데 온통 땀범벅이다.
그렇게 서너 번 수레가 들리고 마지막 휴식처라며 수레를 세운다.
고개를 내미니 바로 아래가 호롬보헛이다. 한 시간도 안 되어 도착한 느낌,,,
이런 경험을 어떻게 해 보나?
아래로 내려와서인지 위통도 사라지고 이젠 걸어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꼼짝없는 환자 취급이다.
귀여운 연락책을 불러 사진을 부탁하고 이노를 불러 60달러를 주었다.
그들이 와서 손을 잡으며 감사를 표하지만 내가 훨씬 더 고맙다.
리셉션으로 가서 신고를 하니 산장 관계자가 와서 지켜 본다.
다시 내려짐을 당하고 부축을 받으며 지정된 방으로 간다.
힘이 없어 자리로 가서 누웠는데 포터가 짐을 들고 들어 온다.
다시 포터에게 30달러를 주며 나눠서 하라고 하니 감사의 인사가 극진하다.
보통 가이더들은 얼굴을 대하기에 팁은 주로 이 사람들에게만 돌아 가는데 오늘 포터를 이 방에서 만난 게 다행이다.
그렇게 두어 시간 잠깐 잠을 잔 것 같기도 한데 언니와 오라버니가 들어 온다.
기쁨의 인사를 다시 나눈다.
위통이 사라졌지만 소화는 아직 잘 되지 않은 것 같아 저녁은 조금만 먹는다.
킬리만자로의 경험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꿈나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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