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중남미

중남미 여행(3월 25일) 칠레 푸에르토몬트 텐글로섬, 앙헬모수산시장

중남미 96박 97일 여행(2018년 2월 19일 ~ 5월 26일)

 

3월 25일 텐글로운하, 텐글로섬, 앙헬모수산시장, 해산물만찬

 

 

 

 

손짓, 발짓으로 완성한 해산물 요리

 

숙소에서 텐글로섬이 보인다. 정상에 있는 큰 십자가도 눈에 들어 온다.

맞은 편 앙헬모수산시장도 둘러 볼 예정이다.

앙헬모항구까지 3km정도라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한다.

조그만 앙헬모항구에서 원색으로 칠한 조그만 배를 타고 앙헬모운하를 지난다.

운하라고 하지만 십 분 남짓 걸리는 거리다.

멀리 칼부꼬화산과 가까이 푸에르토몬트 시내, 맞은편 텐글로섬을 감상하며 짙푸른 바다를 지난다.

푸른 바다색과 빨간 등대가 아름다운 대조를 이룬다.

 

 

 

 

 

 

 

 

 

 

칠레 국기가 반겨주는 텐글로섬에 도착하면 바닷가에 놓여 있는 알록달록 원색의 조그만 배들이 눈에 들어온다..

고기를 잡던, 사람을 실어 나른던 나름의 역할이 있겠지만 오늘은 휴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따뜻하고 편안해 보인다.

어린애마냥 배 위에서 신나게 놀고 싶다.

모래사장을 따라 텐글로섬에 올라가는 입구까지 이런 배들로 인해 마음까지 훨훨 나른다.

 

 

 

 

 

 

 

 

발목에 신경쓰며 천천히 오른다.

멀리 칼부꼬화산과 더 뒤에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오소르노화산이 시야에 들어 온다.

맹렬한 불꽃을 분출했을 시간을 뒤로 하고 오늘은 조용히 울음을 삼키고 있다.

길가에 잘 익은 산딸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잘 익은 검은 산딸기를 입에 넣으니 단맛이 온 입안을 감싼다.

여럿이 둘러서서 아이마냥 산딸기를 따 먹는 모습이 신기했던지 아이와 함께 오르던 현지인도 같이 따 먹는다.

여태껏 먹어 보지 않았다며 맛있다고 좋아한다.

 

 

 

 

텐글로섬 정상부는 힘들이지 않고 올랐고 어릴 적 우리 동네 구등산의 등줄기마냥 너른 운동장같다.

구석구석 말똥들이 널려 있었지만 시원한 정상의 모습에 잠시 어릴 적 소먹이던 추억을 소환한다.

텐글로섬 끝엔 엄청나게 큰 십자가가 자리를 지킨다.

침략의 상징, 회유의 상징, 세뇌의 상징같아 불편하다.

스페인아가씨가 폴짝폴짝 뛰며 따라 온다.

인솔자에게 물으니 내 팔에 있는 블래야크 로고를 블랙핑크로 본 모양이다.

아가씨에게 실망을 줘서 미안했지만 나도 모르는 k-pop 아이돌의 위용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앙헬모수산시장을 들러기 위해 아쉬운 조망 시간을 접고 내려 온다.

시내 끝에 위치한 앙헬모수산시장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자그마한 규모다.

다시 배를 타고 나가는 길, 여전히 아름다운 푸른 바다와 앙증맞은 배들, 바다를 향하는 작은 배의 어부들까지 정말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다.

 

 

 

 

 

 

 

 

 

 

팀이 2개로 나눠진다. 한 팀은 꾸란토를 먹는다며 2층 식당으로 올라간다.

우리 팀은 해산물을 사서 식당에 부탁해 쪄서 먹어 보잔다.

그런데 문제가 스페인어는 인솔자만 할 줄 알고 이미 꾸란토팀과 식사를 하러 간 상태.

내려 와서 통역만 부탁했는데 점심 먹는다고 내려오지 않겠단다. 살짝 기분 나빠지는 순간이다.

일단 수산물시장을 둘러 본다. 반건조식품, 건조식품 등이 비닐로 포장되어 있고 나머진 싱싱한 어류와 갑각류, 그리고 조개종류,,, 

8명이 몰려 다니는 우리 모습을 본 아줌마가 다가온다.

대충 손짓 발짓으로 얘기했는데 알아 먹는다.

바닷가에 접한 2층 식당으로 구입한 해산물이 들어가고 해산물이 쪄 질 때까지 잠시 식당앞 바다 구경을 한다.

 

 

 

 

 

 

식당 앞 바닷가에는 커다란 바다사자들이 너무나 편하게 놀고 있다.

갈매기도 같이 어울리고 동네 개들도 다 모였다.

바다사자가 포효하면 덩달아 개가 울부짖는다.

대화인 듯 싸움인 듯 둘의 포효가 앙헬모 수산시장을 쩡쩡 울린다.

 

 

 

 

 

 

 

 

 

 

와인과 해산물, 맛과 분위기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밖으로 나갔던 배들도 들어 오고 해가 저물어 어둠이 내려올 때까지 앙헬모의 밤에 취한다.

돌아오는 길은 걷기로 한다.

한적한 곳이라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도로를 자유로운 방랑자처럼 걷는다.

가끔 바람이 불어오면 비릿한 바다내음이 코를 스친다.

반가운 남해의 바다 내음이 연상되어 오늘은 더 없이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