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1일 화요일
헤매고 헤매다 만난 우중 속 구덕산
등산코스 : 내리초 - 굴다리지나 오른쪽 산길 - 오신봉 - 감딤산 - 구곡산 - 대천공원
솔밭공원 뒤로 등산로가 있겠다 싶었는데 내리초등학교 뒤가 들머리다.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니 오른쪽으로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이 있고 그 길을 따라 오르면 쇠철망 옆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바람한 점 없고 길도 좁아 답답하게 산을 오른다. 오신봉에 다다르니 잠깐 바람이 불긴 하지만 앉을 자리도 마땅찮고 산모기 등살에 가던 길을 재촉한다.
내동으로 내려갔던 삼거리를 지나 감딤산 오르는 길, 멋진 소나무 아래 잠깐 휴식을 취한다. 이 코스에서 제일 운치있는 곳이다. 감딤산 정상에 도착해 이른 점심을 먹는데 예고에도 없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구치고개에서 빤히 보이던 구곡산 길이었는데 어떻게 된 셈인지 주등산로가 보이지 않고 좁은 길에 철탑 안내 리본만 보인다. 결국 철탑까지 갔으나 등산로는 사라진다. 주변을 헤매다 군사통제선을 만나고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등산로는 보이지 않는다. 철책선을 따라서 내려가볼까 하는데 경사가 너무 심해 위험해 보인다. 믿고 있던 지도앱은 비를 맞아 제정신을 못 차리고 결국 감딤산으로 하산하기로 하고 되돌아나오는데 언니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화도 나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빤하게 난 구곡산 갈림길을 만난다. 2시간을 헤매다 이렇게 훤한 길을 만나니 반갑기도 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 엄청난 속도로 걷는 언니를 따라 힘들게 구곡산에 이른다. 정상을 만나고서야 웃음이 난다. 비를 쫄딱맞은 꼴도 우습고 둘이 합하면 칠십여년의 산행 경력인데 이런 곳에서 헤맨 것도 우습다.
대천방향으로 내려 오니 장산마을이 반갑게 맞아 준다. 지난 번 언니랑 장산 등산길에 들리고자 했는데 지나쳤던 곳이라 반갑다. 따뜻한 전이라도 먹고 가자니 이 꼴로는 안되겠단다. 원각사를 지나는데 입구에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따뜻한 물에 믹서까지 준비해 두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커피 한 잔씩 마신다. 보시함같은 것은 준비되어 있지 않아 차후에 갚기로 한다. 금방 폭포사로 내려오는데 시간을 보니 무려 7시간이 더 걸렸다. 열심히 헤매면서 쉬지도 못했던 터라 발가락이 엄청 아프다. 이 꼴로 지하철도 못 탈 지경이라 아들 찬스 활용. 마침 퇴근하는 아들 불러 저녁까지 먹고 집으로는 편하게 왔다. 언니와의 잊지 못할 구곡산 우중 산행. 만나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산행이 되었지만 지금 생각해도,,,참 기가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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