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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남,부산

(등산 345봉) 경남 밀양 관음봉, (등산 346봉) 문수봉, (등산 3봉) 재약산

2021년 10월 17일 일요일

 

표충사 뒤 우뚝한 바위 관음봉, 문수봉에 오르다

 

 

등산코스 : 표충사 부도탑 - 관음봉 - 문수봉 - 재약산 - 사자평 - 구룡폭포 - 흑룡폭포 - 표충사 

 

표충사 뒤로 보이는 우뚝한 암봉

부도탑옆으로 난 길을 따른다.

가을이 시작되는 시간, 사자평 억새의 모습도 만나보리라.

 

가을 초입이라 아직 푸른 산길을 걷는다.

간간히 피어난 가을꽃을 구경삼아 잘 닦여진 등산로는 몇 번 왔음에도 기억이 새롭다.

 

고사리분교 구경을 했을 때가 '아가씨'라 불렸던 20대

깔깔거리며 올랐던 그 때의 기억이 잠깐 스친다.

 

문수봉 위험구간이라 쓰인 곳으로 방향을 잡는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거의 잘 닦여진 등산로로 가는 것으로 보아 사자평 억새를 보러 가는 모양이다.

경사가 심해지면서 바위길이다. 

바위 위에 한아름 구절초가 한창이다. 그늘진 곳 바위 틈에 피어난 터라 그 모습이 가상하다.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꿋꿋한 소나무가 발길을 잡는다.

크기도 엄청나지만 수형도 너무 멋지다. 

사방, 팔방으로 가지를 뻗쳐 그 기상을 맘껏 펼친다.

바위길따라 크고 작은 멋진 소나무들이 시선을 끌면 발걸음에 힘이 쏟는다.

재약봉 능선

 

바위가 가로막는 길, 그 위가 관음봉이다.

바위 사이로 선답자의 자취가 보이고 그 사이를 잘 타고 오르면 아래서 보던 우뚝한 관음봉이다.

 

관음봉뒤로 천황산, 재약산 봉우리가 우뚝하다.

이어지는 바위능선은 걸으면 문수봉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문수봉까지 가는 길은 바위길이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은 아기자기 암릉길이다.

문수봉 거대한 바위와 그 뒤를 잇는 재약산, 천황산 능선

뒤로는 굽이치는 단장천까지 시원한 조망을 즐긴다.

팥배나무 열매

 

부드럽게 이어지던 암릉에서 한껏 치솟은 바위를 오르면 그야말로 조망절정 문수봉이다.

아직 가 보지 못한 재약봉 능선을 기약하고

나머지 시원한 능선을 조망하며 기억나는 추억들 소환하며 잠깐 쉬어 간다.

 

문수봉을 지나 걷는 길에서 만나는 간월, 신불, 영축 능선

멀리 간월재, 신불재와 가까이 사자평 억새가 연갈색 평원에서 넘실거린다.

그야말로 억새의 시간이다. 

 

재약산 정상에는 가을을 즐기는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

9봉 인증 사업으로 여기서도 젊은 연인들의 모습들이 많다.

정상 부근의 바위들을 지나 사자평 방향으로 향한다.

 

재약봉, 향로산으롱 이어지는 능선길이 눈길을 잡는다.

올해 가을, 아니면 어느 해,,,저 길을 걸을거라 예약해 둔다. 

 

영축의 가지능선으로 배냇골 갈산고지 정자가 선명하다.

저 아래 파래소의 웅장한 폭포 소리, 왕방골 계곡물 소리가 울려오는 듯 하다.

조금씩 억새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20대때의 사자평은 분교도 있고 중간중간 집들도 있었던 곳이었는데,,,,그 때의 기억은 억새보다 사람들의 모습이다. 

 

보호받고 있는 억새길따라 가을꽃이 선명하다.

가을 저녁빛을 받는 억새는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온전히 찬란하다.

예전의 모습은 전혀 기억조차 없이 새로운 사자평 억새밭을 이리저리 기웃되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음을 깨닫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한 여름 좁은 등산길에서 아득하게 내려다 보이던 폭포

이제는 데크길을 따라 잘 정비된 등산로에서 편히 내려다 본다.

함께 걷던 친구들은 무릎을 핑계삼아 산으로 발걸음을 끊은 지 오래.

아직 이렇게 걸으며 추억을 소환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노을빛을 받아 빛나는 황금바위

빨리 가을을 알리는 단풍든 나무

구비구비 누볐던 용들의 흔적을 담은 폭포

표충사 불빛에 의지해 내려온 늦은 시간

관음봉, 문수봉에 오른 해갈의 시원함과 추억에 젖은 감상적인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