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6일 일요일
낙동강 조망하며 무척지맥 끝자락 걷기
등산코스 : 도요제 - 사망산 - 사명산 -사명재 - 비암봉 - 무척산 - 탕건바위 - 여덟말고개 - 여차고개삼거리 11km, 7시간
작년 9월 고창 청룡산 산행을 마지막으로 5개월이 넘어 시작한 산행이다. 그 사이 산티아고, 포르트칼, 스페인남부 두 달 자전거라이딩을 다녀 왔고 시차 적응에다 겨울이라 차일피일 미루게 된 터다.
2023년 산행 시작은 내가 사는 김해 산부터 시작한다. 생철리에서 바라보는 무척산 주능선을 궁금해 했던 터라 무척산 끝자락에서 시작한다.
도요제 앞 도로에서 포장길을 따라 오르면 오른쪽으로 대밭이 나오고 그 사이로 길이 있다. 길인 듯 아닌 듯 희미해서 내내 헷갈린다. 길같아서 따라 가면 덤불이 막아 돌아나오기도 한다. 길이 없으면 나무를 헤치고 방향만 보고 오른다. 그러다 어김없이 툭, 제법 말끔한 등산로를 만난다.
아직 3월도 되지 않은 초겨울산이라 봄느낌은 없으나 귓볼을 스치는 바람에는 살포시 봄내음이 묻어 난다. 인적없는 산길에 발자국 소리만 들리니 마음은 가라앉고 고요해진다. 곧 이름도 민망한 사망산에 도착한다. 선답자가 리본 이름표를 걸어 두었다. 사망산, 165m~
나뭇가지 사이로 낙동강을 조망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사명산 정상, 168m~
두 봉우리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한 터다.
사명산 정상에서 쭉 내려가면 제법 너른 터가 나오고 도요마을에서 올라오는 사거리길과 만나는 사명재다. 여기서부터는 그야말로 고속도로, 길이 훤하다.
다시 조금 가파른 오르막행
안내판, 안내 리본 그득한 곳에 도착하면 비암봉이다.
여기서 시설 안내판 처음 만난다.
상수리나무 군락지라 길은 온통 낙엽으로 깔렸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길에 낙엽밟는 소리가 경쾌하다.
거기다 조금씩 바위들이 나타나며 소나무가 많아지고 주변은 다소 깔끔해진다.
큰 길을 따라가다 방향이 이상해서 지도를 검색하니 무척산 가는 길을 지나쳐 왔다.
385봉까지 가서 낙동강을 조망하고 되돌아오는데 의외로 산행객이 제법 있다. 도요임도나 용산쪽에서 올라오지 싶은데 낙동강 조망하며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되돌아 무척산방향으로 향한다.
한동안 낙엽길을 지나다 무척산지맥을 만나면 급경사구간이다.
300여m의 높이가 600여m대로 바로 치고 오르니 길은 가파르고 등로엔 온통 밧줄이다.
따로 따로 매어진 밧줄이 연이어 5개나 된다. 워낙 경사져 밧줄을 잡지 않고는 발이 연방 미끄러진다.
이렇게 한 바탕 밧줄과 씨름하고 만나는 길은 용산에서 올라오는 깔끔한 산행로다.
여기부터 무척산 구역
곳곳이 조망터에 넓직한 바위, 잘 생긴 소나무, 거기다 말끔한 길
낙동강, 천태산, 토곡산, 신불산 풍력발전소, 오봉산까지 그야말로 시원하다.
준희님의 622.6봉 표지목을 지나면 백운암 삼거리길, 워낙 많이 다녔던 길이지만 오랫만에 온 터라 나무 하나하나 바윗돌 하나하나가 반갑고 고맙다.
나전 조망 바위터도 반갑고 무척산 정상부의 바윗길과 소나무도 반갑다.
익숙한 것들과 인사하고 정상 도착.
잠시 쉬고 있는데 역시나 산행객 두어 분~
정상에서 사람 만나는 게 이리 반가운 건 혼자 인증샷 찍으려 애쓸 필요가 없단 말씀
예쁜 청춘 남녀에게 사진 한 장 부탁하곤 더 예쁘게 답례.
여덟말고개로 향한다.
이 코스로는 한 번밖에 하산하지 않은 터라 길이 생소하지만 생각보다 말끔하다.
처음 만나는 탕건바위. 저번엔 그냥 지나쳤나 보다.
길 따라 만나는 바위들이 생각보다 많고 길맛도 괜찮다.
다음엔 이 쪽으로 올라오는 것도 괜찮겠다.
한 무리의 바위 전망터에 오른다.
나전공단.
예전의 마을 모습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김해 곳곳이 이런 공단 조성으로 산에 가도 눈 둘 곳이 없다. 개발업자 지자체장의 참혹한 시정 운영 결과다.
항상 반가운 준희리본을 지나고
'홀로 깊은 산속을 헤매다'는 리본이 훅 들어 온다.
누군지 모르지만 산을 향한 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며 오래오래 산의 매력을 즐기시길,,,
다소 미끄러운 마사 자갈 구간을 지나면 여덟말고개 임도
조금 더 내려가면 가쁜 숨을 쉬어가던 라이딩 쉼터다.
산길이 끝나는 곳에서 택시를 부를까 하다가 산티아고 20여km가 생각나서 조금 더 걸어 보기로 하고 차도를 따라 여차고개로 향한다.
2km 남짓 아스팔트 포장길은 더 이상 걷고 싶지 않게 만든다. 산티아고 20여km 걷는 것 생각하고 집까지 걸어 가 볼까 했는데 바로 포기하고 택시 호출 ~
10여분도 안 되어 나타난 택시, 카카오택시의 편안함에 박수를 보내고 일곱 시간의 무척산지맥길 산행을 마무리한다.
2023년 첫 산행은 내 동네 김해에서 멋지게 스타트~ ~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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