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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경기,인천

(등산 389봉) 인천 강화 퇴모산, (등산 390봉) 혈구산, (등산 391봉) 고려산

2023년 4월 7일 금요일
 
 

강화도 철쭉성지, 고려산 

 
 

 

 

등산코스  : 강화군농업기술센터 ~ 퇴모산 ~ 혈구산 ~  고비고개 ~  고려산 ~ 강화고천리고인돌군 ~ 미꾸지고개

 
 

서울 친구 만나러 간 김에 진달래로 유명한 고려산을 들른다.

종주 산행에 맛 들인 요즘, 고려산 줄기를 퇴모산부터 출발한다.

 

 

산행 들머리 농업기술센터 주변은 온통 벚꽃이 만개했다. 

남쪽에선 이미 진 상태라 만개한 벚꽃이 다시 새롭고 활기차다.  벚꽃 구경하는 이가 나 외엔 아무도 없다. 시골의 고즈넉함이 바람과 함께 스산하다. 

 

산행로는 농업기술센터 뒤에서 바로 이어진다. 여기에도 걸려있는 준ㆍ희 리본이 신기하고 반갑다. 다소 가파르지만 헷갈릴  길 없어 금방 퇴모산 정상에 다다른다. 정상은 퇴적암 한 기가 있는 제법 너른 공터다. 멀리 강화 들판과 가야 할 혈구산이 보인다. 사이사이 진달래가 피었다. 

 
 

부드러운 육산의 능선을 따라 혈구산으로 향한다.

한층 짙어진 진달래가 더 큰 기대를 모은다. 고려산은 어떨까?

앞에서 보이는 혈구산 정상도 돌아보는 퇴모산 정상도 순하디 순한 붕긋한 봉우리, 편한 마음으로 걷게 된다.

가야 할 혈구산
뒤돌아 본 퇴모산

 
 

살짝 수종이 바뀌니 풍경도 변하고 혈구산 삼거리에 이른다.

이름도 예쁜 찬우물고개방향으로 가니 부드러운 육산 위에 울퉁불퉁 바위를 얹은 혈구산 정상이 나타나고 몇몇 분이 식사를 하고 계신다.

친절하신 아저씨 한 분이 여러 가지 포즈를 주문하며 사진을 찍어 주신다. 역쉬~ 

사방팔방 트인 전망, 올망졸망 앉은 마을, 부드럽게 이은 순한 능선들.

순한 그 마음으로 역사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웠을 그네들의 모습이 고맙고 또 고맙다.

 
 

아득히 보이는 고려산으로 향한다. 

혈구산에서 오던 길을 다시 내려와 고비고개로 향한다. 

진달래가 조금 더 많아지고 더 짙어졌다. 

간간히 등산객이 지나간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혈구산 사면이 진달래 군락지다. 

인공의 손이 가해지지 않은 자연적인 모습, 고려산 진달래 이름을 이곳이 담당했나 싶어 연신 고개를 뒤로 돌려 사진을 담아 본다.

등산로 주변의 진달래도 많아지긴 했으나 딱히 특별할 만큼 많지는 않다. 그러나 바로 옆에서 진달래와 눈 맞추며 걷는 길이 좋다. 

쭈욱 내려간 내리막 끝이 고비고개, 그 위는 출렁다리가 길을 이어간다.

 
 

고려산 구역에 들어서니 풍경이 달라진다.

꼿꼿하게 선 침엽수림을 지나고 소나무 고목도 지나니 산의 기운도 달라진다.

힘찬 고려산의 기운을 받으며 쭉쭉 치고 오르면 사람 소리 왁자한 넓은 임도를 만난다.

진달래 군락지로 가장 빨리 오르는 백련사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다.

임도 가장자리연 커다란 직사각형의 사진이 고려산 절정의 진달래를 담고 있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에 압도한다.

 
 

정상 군부대가 보이는 커버길을 돌아서니 와~ 입이 쩍 벌어진다.

이래서 유명세를 탔구나, 바로 짐작이 된다.

한 면이 완전히 진달래로 뒤덮였다. 더 장관인 건 사이사이 명품송.

그래서 한 단계 업그레이된 진달래 군락지다.

아쉬운 건 정상은 미군부대에게 자리를 내주었고 정상목은 한쪽 비탈에 서 있는 것.

 
 

재미 삼아 스크류바 하나를 사서 먹으며 진달래 속으로 들어간다.

데크를 만들어 분리해 놓았지만 가까이서 진달래를 만날 수 있어 좋다.

규모는 천주산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지만 눈이 가는 건 소나무.

단정하고 우아하고 기품이 있다. 

진달래가 소나무를 받쳐 주고 있다.

조금 더 내려가면 전망데크에 고려산 정상목이 있다. 정상에서 한참 내려온 지점이다. 또 아쉽다.

 
 

가볍게 인증하고 진행 방향으로 계속 간다.

하산 지점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어디로 내려갈까 생각하며 잠시 쉬어가는데 쉬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꽃 아래 자리를 잡고 꽃을 바라보고 앉아 있다. 

춘심! 짧게 왔다 가 버리는 봄의 여운을 만끽하시라.

 
 

지도를 펴고 하산 방향을 정한다.

낙조봉, 적석사 방향으로 향한다.

진달래 없는 편안한 흙길따라 가는 길에 고인돌이 떼로 모여 있다. 크지는 않으나 많이 모여 있는 게 특이하다. 공동묘지 같은 건가?

 

낙조봉을 찾는데 짐작했던 봉우리와 지도가 맞지 않는지 못 찾은 건지,,,

짐작했던 봉우리는 따로 이름이 적혀 있지 않다. 낙조봉은 포기하고 적석사도 포기하고 주능선을 따른다. 걸어왔던 전 구간이 훤하게 보인다. 아래는 내가면의 고려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규모도 엄청나다.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소나무 아래 잠시 쉬고 있으니 지역분이 진달래 개화 상태를 확인하러 올라간다며 내가면으로 가서 버스를 타라고 알려 준다.

 

고민하다 종주하기로 하고 미꾸지고개로 향한다. 길은 여전히 순하고 편하다. 키 낮은 봄꽃 구경하며 내려오는 길, 어느새 미꾸지고개다. 버스를 추천했지만 택시를 부른다. 카카오택시, 문명의 이기를 활용한다.

아침에 출발한 그 자리엔 여전히 싱싱한 벚꽃만이 자리를 빛내고 있다. 환한 세상, 빛나는 하루를 선물해 준 산과 꽃과 하늘과 바람, 그리고 튼튼한 내 무릎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