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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경기,인천

(등산 402봉) 경기 군포 수리산 무성봉, (등산 403봉) 태을봉, (등산 404봉) 안양 관모봉

2023년 5월 13일 토요일

 

부드럽지만 강한 수리산 능선

 

 

 

등산코스 : 수리산역 ~ 철쭉공원 ~ 초막골생태공원 ~ 무성봉 ~ 공군부대 앞 ~ 태을봉 ~ 관모봉 ~ 관모쉼터 ~ 상록쉼터 ~  명학바위 ~  명학공원 ~ 명학역



신문에서 본 철쭉공원이 궁금하다.

시즌은 끝났겠지만 철쭉공원도 구경할 겸 산행 들머리로 해서 일단 들러 보기로 한다.

 

수리산역에는 알록달록 산꾼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진다.

철쭉공원은 오른쪽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래쪽, 도로 바로 옆에 조성되어 있다.

제법 오래된 나무들이 빽빽하게 잎을 맞대고 있는데 그 사이로 길도 잘 만들었다.

얼마전까지 꽃구경 나왔을 엄청난 행렬의 복잡함이 상상이 된다.

이제는 한산한 철쭉밭 가장자리를 따라 철쭉밭 위쪽으로 간다. 

 

철쭉밭 위쪽 벤치에서 등산 장비 착용차 앉았더니 70대로 보이는 남자 분이 커피, 찐빵 등을 권한다.

친구들 줄 거라고 찐빵을 두 통이나 사고 커피도 두 병이나 내려왔는데 친구들이 펑크를 냈단다.

찐빵 하나에 커피까지 얻어 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부르다.

남자분은 다른 분에게도 찐빵을 권한다.

그 분의 안타까움이 이해가 된다. 

때죽나무

 

 

철쭉공원 뒤쪽이 초막골생태공원인데 고개 넘어 아래쪽에 조성되어 있어 잠깐 갈등하다 가운데 분수대가 시선을 끌어 내려가본다.

슬기봉이 조망되는 곳에 병꽃나무가 생생하다.

그 아래로 하얀 꽃들이 자리를 채운다. 

병꽃나무
이팝나무
백당나무
불두화
이팝나무

 

 

인공 폭포 주위로도 병꽃나무, 조팝나무가 한창이다.

뒤로 빙 돌아 올라오니 70대로 보이는 분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 주며 즐거운 웃음을 날린다.

남자 분들의 꽃사진 열정이 새롭다.

백당나무
공조팝나무

 

 

다시 돌아 올라가 부드러운 흙길을 걷는다.

길은 편하고 나무는 우거져 맨발걷기에도 최상의 길이다.

그리 높지 않은 곳 무성봉에 이른다.

 

 

길은 조금씩 고도를 높이고 슬기봉 안내판이 보이는데 정상은 공군부대가 차지했다.

꼬깔봉까지 가 보기로 하고 가파르고 긴 계단을 따라 내려갔더니 부대앞 임도다.

꼬깔봉도 부대안에 위치해 있다.

수암봉까지 가서 돌아오려다 포기하고 부대앞에서 돌아선다.

올라가는 계단길이 더 높고 더 길다. 

벌깨덩굴
산괴불주머니

 

 

다시 돌아 태을봉으로 가는 능선은 조망이 시원하다.

슬기봉은 가는 길에서 나무표지판으로 만난다.

아기자기 바위 사이를 넘나들고 바위 위로 낸 데크를 건너기도 하는데 자연적인 모습을 해치는 것 같아 아쉽다.

 

 

칼바위 안내판을 만난다.

신불산 칼바위능선을 생각하며 기대를 했으나 아담한 바위가 뾰족하게 사선으로 앉은 약간의 구간을 일컫는다.

바위는 전체적으로 흰색을 띄어 깔끔한 모습이다.

병풍바위도 지나고 바위 구간이 끝나면 수리산으로 이름붙은 태을봉이다.

 

 

 

태을봉 정상은 넓은 터에 짙은 회색 정상석이 앉았다.

한반도 모양을 닮은 곡선의 바위에  글씨체도 부드러운 예서체다. 

태을봉을 지나 관모봉으로 가는 능선은 부드러운 숲길, 조금 전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진다.

그 끝에 태극기 휘날리는 관모봉을 만난다.

 

 

정상에서 봤을 때는 관모의 형상은 보기 어렵고 바위 위에 높다란 국기봉을 올린 게 특징이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시내는 안양인가? 

어차피 복잡한 수도권 도시, 그냥 시내가 보이는구나 여기고 하산한다. 

 

 

부드러운 흙길에 경사도 심하지 않아 가벼운 산책에 좋은 길이다.

관모쉼터, 상록쉼터로 휴식 공간도 제공하고 있다.

국수나무, 찔레, 때죽나무까지 환한 하얀 색 꽃들이 발걸음을 반긴다. 

국수나무
찔레
때죽나무

 

 

나무에 둘러쌓인 낮으막한 바위는 명학바위라는 이름을 얻었다.

청풍군수를 지낸 심동의 묘를 팠는데 돌 밑에 있던 두 마리의 학 중 한 마리가 이 바위로 날아 왔단다.

바위 아래 학이라,,,,구라의 세계지만 지명유래에 전해 오고 그 전설을 따서 명학초, 명학아파트, 명학공원이라는 이름을 단 것들이 많단다.

명학바위 바로 아래가 복잡한 도시의 시작, 명학마을.

그 아래 도로변 명학공원을 지나 명학역에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그저 부드러운 숲속 산책길일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칼바위, 병풍바위 등 아기자기 바위 능선을 만난 제법 재미있는 산행이었다.

슬기봉, 꼬깔봉은 통일되면 만날 수 있으려나?

항상 '이 산은 이번으로 마지막일 지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인연이 되어 다시 찾는다면 수암봉쪽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