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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경기,인천

(등산 149봉) 서울 도봉구 도봉산 신선대, (등산 407봉) 경기 양주 사패산

2023년 6월 12일 일요일

 

웅장한 바위 속 포근한 숲길

 

 

 

 

등산코스 : 송추1주차장 ~ 여성봉 ~ 오봉 ~ Y계곡 ~ 포대능선 ~ 사패산 ~ 송추1주차장 원점회귀 약 13km, 8시간

 

 

설악2기 동기 두 분과 동행한다. 

사패산에서 가까운 송추1주차장에 주차한다. 무릎 고장으로 함께 못 한 손샘의 말씀 덕분이다.

북한산국립공원 오봉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잘 정비된 길을 간다.

퇴직하고 서울나들이때 여성봉까지 갔었는데 길은 처음인 듯 생소하다.

이샘이 앞장서고 신샘과 천천히 뒤를 따른다.

앞서가던 이샘이 여성봉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여성봉 뒤쪽에서 휴식 시간

각자 가지고 온 간식을 나눈다. 이샘이 가져 온 어머니표 쑥개떡이 새롭다.

 

 

겨울이라 한적한 여성봉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봉을 오르지 못하고 내려왔던 아쉬움이 생각난다.

무려 6년 만에 찾은 코스다.

오봉으로 오르는 오른쪽은 내내 오봉이 보인다.

높이에 따라 조금씩 모양을 달리하지만 오봉의 자태는 늠름하다.

오봉 전망터에서 오봉과의 만남을 기념한다.

 

 

오봉능선이 시작되면 기기묘묘 신기하고 재미있는 바위를 만나고 바위와 찰떡궁합인 명품송도 만난다.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림이고 예술이다.

올망졸망 바위를 넘나들고 등굵은 바위 능선을 바라보며 더 멀리 시원한 조망까지 보이는 오봉능선은 눈과 발이 최고의 호사를 즐긴다.

 

 

도봉산의 주봉들이 도열해 있는 주능선을 간다.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연기봉과 주변의 바위들이 조금씩 모습을 달리하지만 그 위엄은 여전하다. 도봉산 최고의 바위들은 여전히 찬란하다.

정상석은 신선대에 세웠다.

예전에 없던 나무 표지석이 있고 길게 자리를 차지했던 사진안내판은 사라졌다. 신선대 위가 단정해졌다.

 

 

 

조금 순해진 바위능선위, 그늘진 소나무 아래 오찬을 즐긴다.

이샘이 얼려온 '설레임'과 핫바가 새로운 맛을 더한다. 도봉산 주능에서 먹는 설레임의 가치는 얼마일까? 핫바는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점심 한 끼로 맛도 양도 충분하다.

우리나라 산이 특히나 좋은 건 보며 걷는 게 아니라 발로 디딜 수 있다는 것.

중국 잔도는 보기완 다르게 평지를 걷는 것 같아 밋밋하고

돌로미테는 암벽을 타지 않는 이상 바위와 바위 사이를 걷는 것 밖에 되지 않는데, 우리 산은 바위를 타고 넘는다.

바위와 온 몸으로 만날 수 있어 산을 타는 맛이 배가 된다.

 

 

Y계곡으로 향한다. 이런 계곡에 쇠난간 만들어 즐거운 산행할 수 있도록 해 준 누군가에게 감사한다.

오르락 내리락 흥이 나는 길, 주말에는 일방통행이라는데 주말이었으면 갈 수도 없는 역주행길이다. 

오롯이 우리밖에 없어 Y계곡의 바위를 제대로 즐겼다. 

 

 

조금 쉬어 가는 느낌 포대능선에 들어 선다.

도봉산 주봉들이 눈앞에 도열한다.

최고봉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연기봉, 신선대까지 도봉산 최고의 바위군이다.

주능에서 연결되는 사선의 바위능선은 다음을 기약해 본다.

한 길 한 길 걸음을 하고 싶은 곳.

 

 

바위가 조금 순해지고 나무가 많아지는 포대능선에 들어선다.

도봉산 주봉들은 멀어졌지만 그래도 선명한 모양을 볼 수 있다.

험하진 않지만 바위를 넘고 바위 사이를 돌고 바위와 눈길 맞추며 걷는다.

 

 

부드러운 평지 숲길, 사패능선에 들어선다.

부드러운 숲속이라 평온하다. 여태껏 걸었던 힘찬 발걸음의 피로를 씻어 주는 듯 포근하고 안온하다.

마당바위 너른 터가 사패산 정상이다.

고창 천마봉이 눈앞에 훅 다가온다. 평평한 너른 바위에 확 트인 전망. 둘은 그렇게 닮은 꼴이다.

 

정상에선 하얀 원피스에 양복까지 입은 커플이 이벤트를 하고 있다.

프로포즈하는 줄 알았더니 결혼 3주기 기념이란다.

3년이 지나서 사패산까지 올라와 저런 이벤트를 하는 커플이라니 요즘 같은 세상에 너무 보기드문 아름다운 모습에 기꺼이 사진 기사가 되어 준다. 

 

 

원점회귀, 놀며 쉬며 9시간이 넘게 걸렸다.

송추미가에서 수육쌈밥 저녁을 먹고 차 밀릴 시간이라 까페에서 차 마시며 담소 시간을 갖는다.

 

 

살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합이 맞는 사람이 있는데 설악2기 분들이 그런 분들인 것 같다.

만나면 항상 반갑고 기쁘고 따뜻하다.

어떤 산행이던 행복하지 않은 산행은 없는데 이 날은 특히 더 행복한 산행이었다.

자연과의 만남에 사람과의 정이 보태진 행복2배 산행.

신선생님, 이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