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30일 금요일
얕보다 큰 코 다친 빈봉적운 종주
등산코스 : 팔당역~견우봉~예빈산(직녀봉)~율리봉~예봉산~철문봉~적갑산~운길산~12km, 9시간
설악2기 정기산행
상반기 마지막 불금을 설악2기 세 분과 남양주 산에 올랐다. 비 소식 있고 비도 간간히 내렸지만 산악지도사의 열정을 멈추게 하진 못했다.
팔당역에서 조금 더 내려가 예봉산장 방향으로 향한다. 습기많은 후텁지근한 공기에 숨이 턱턱 막힌다.
싱그런 6월의 신록, 조금 더 가니 안타까운 산불 재해 현장이다. 4월 초에 난 산불이라 매캐한 연기 냄새까지 나는 듯 하다.
오늘 몸 상태는 꽝, 빈 속이라 그런지 메스껍고 다리는 무겁다. 힘겹게 첫 봉 견우봉에 닿는다. 몸 상태를 얘기하고 휴식을 취하고 간식도 섭취하며 몸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다린다. 남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바위 전망대는 조망 꽝~ 그냥 하얀 구름 속이다.
견우, 직녀의 눈물은 아직 마르지 않은지 가랑비는 멈추지 않는다.
다시 걷는다. 이름도 예쁜 예빈산, 다른 이름 직녀봉이다. 사진찍으며 시간을 지체하니 또 조금 나아진 듯하다.
예봉산으로 향한다. 여전히 경사가 심하다. 가다 쉬다 호흡을 고르고 겨우 도착한다. 하얀 강우레이더가 정상을 지킨다. 매점은 휴업. 가져 온 음식들로 배를 채우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니 풀린 다리가 조금 나아진 듯하다. 하산하잔 얘기를 하고 싶은 순간~~
예봉산 휴식으로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된다. 이샘, 정샘 앞장서고 나는 신샘과 뒤에 처졌다. 서두르지 않고 체력에 맞게 슬로우 슬로우~
철문봉, 목민심도란다. 백성을 생각하며 걸어라니? 지도자는 이 길을 올라오지 않을텐데, 현 지도자 생각하니 열불이 난다.
전망터는 뿌연 안개~~
맘껏 팔 벌린 명품 나무들이 눈에 들어 오는 걸 보니 원기 회복,
예봉산보다 낮은 적갑산 도착, 역시 전망 꽝~
이제 운길산 구역이다.
급경사 산봉우리 하나가 눈앞을 막아선다.
'죽었다.'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평지 능선이 있어 쉬면서 걸을 수 있다.
중간 봉우리에서 정샘이 다리에 쥐가 오는 것 같단다. 잠깐 휴식한다. 500, 600 낮은 산이라 '그까이꺼'했는데 제법 힘이 든다.
막바지 깔딱 경사 쳐 오르니 운길산 정상.
날이 조금 개여 남한강 전망이 된다.
돌길 급경사 내리막이다. 힘들어하는 신샘의 투덜거림이 오히려 위로가 된다.
드디어 수종사입구, 입구는 다시 계단 위~~
물 한 바가지 마시고 택시부터 부른다.
절에 와서 법당 참배도 하지 않은 산객에 노했을까? 6시 되면 절에서 나가란다. 혹시 행사가 있냐니까 그것도 아니란다. 지금도 이해 불가~
쫓겨 내려오는 길에 600년 된 은행나무가 우람하다. 세조가 수종사 이름을 하사하고 기념으로 심은 나무라고~~
발바닥이 화끈화끈하다.
택시는 모두 실패, 마침 절 방문한 차가 있어 얻어 탈까 하는데 난색을 표한다. 시멘트 포장길 임도가 겁나는 상황이지만 포기하고 걸어 내려가는데 말끔하게 환복한 정샘이 다시 부탁하니 성공, 정샘만 가시고 우린 매점에 앉아 모기한테 뜯기며 대기~
짠~~~ 정샘 Jeep 도착~ 춘향이 이도령 만난 듯!
오늘 보신해야 된다며 근처 누룽지오리백숙, 신샘이 쏘신다.
완전 피로회복~
500, 600m대 종주길, 물로 봤다 완전 된통 당한 날~
정말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욱 오래오래 기억될 것같다. 신샘, 정샘, 이샘 감사합니다.
산보다 사람이 기억되는 23년 6월의 정기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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