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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경기,인천

(등산 408봉) 경기 과천 청계산 매봉, (등산 409봉) 성남 이수봉, (등산 410봉) 성남 매봉

2023년 6월 13일 월요일

 

편안한 길, 재미있는 바위, 대공원 뒷산 한 바퀴

 

 

 

 

등산코스 : 대공원역~과천 매봉~성남 이수봉~과천 석기봉~혈읍재~성남 망경대~성남 매봉~매바위~돌문바위~청계산입구역 13km

 


오늘은 설악2기 김샘과 동행한다.

서울대공원 둘레길을 따라 가다 호숫가전망좋은 길로 오른다.

6월의 청계산길은 숲이 짙은 그늘과 잘 관리된 길로, 편안하게 걸어 매봉에 도착한다. 

커다란 소나무 아래 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쉴 수 있는 자리도 있어 잠시 쉬어 간다.

 

 

카카오맵을 켜서 청계산매봉을 향하는데 국사봉 삼거리에서 이수봉에서 오는 분이 이수봉이 정상이라며 그 곳으로 가란다. 김샘도 한 번 오긴 했는데 어느 코스로 갔는지 정상이 어딘지도 헷갈린단다. 

멀지 않다니 이수봉으로 향한다. 심하지 않은 경사에 부드러운 흙길, 유월의 햇볕을 가려줄 시원한 그늘, 기분좋은 산책 코스다.

관악산이 보이고 헬기장도 지나면 키보다 훨씬 큰 정상석이 우뚝 선 이수봉이다.    

 

 

김샘이 가져 온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고 정상석에 쓰인 글을 살펴본다. 

무오사화의 칼부림속에 정여창이 두 번 이 산에 몸을 숨겼다고 이수봉이라 했다는데 유배에 부관참시까지 당했으니 잠시의 도망이 무슨 소용이었을까?

기득권의 무자비함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귀얇은 국민들은 그들의 수작에 생각을 버렸다. 

 

 

다시 지도를 켠다. 서울대공원을 빙 도는 코스로 방향을 잡는다. 

청계산매봉이라 적힌 곳으로 향한다. 

산딸나무꽃이 초록의 숲에서 눈길을 끈다. 

멋진 명품소나무 군락도 지난다. 

산봉우리를 따라 철조망이 보이는 곳을 지나면 주변이 밝아지며 바위군락이 나타난다.

산딸나무

 

 

"와~~~"   

바로 터져 나오는 감탄사, 뾰족한 바위들이 재미있게 배치되어 있다.

석기봉, 생각도 못 한 곳이다. 

바위에 오르니 아까 철조망 친 곳이 내려다 보이는데 강수량 관측소같은데 정확하진 않다.

몇 년 전 금정산에서 바위타고 놀았던 것처럼 석기봉 바위에서 신나게 놀았다.

미사일, 거북을 닮은 바위에서 앉고 서고 눕고~~~ 

잠깐 소 먹이러 다녔던 5학년으로 돌아갔다.  

탁 트인 전망이라 관악산도 눈앞에 보이고 청계산 최고봉 망경대 군사시설도 눈에 담았다. 

청계산의 실질적인 정상에 온 듯 하다. 

 

 

군사 시설이 있는 최고봉 망경대를 빙 둘러 철조망이 처져 있고 그 아래로 등산로가 나 있다.

서울산에 오면 우리나라가 분단 국가임이 피부로 느껴진다.

표지만 있는 망경대를 지나면 혈읍재다.

여창이 스승의 죽음 소식에 피눈물을 흘리며 지났던 고개라는데, 6월의 싸리는 무심한 듯 혈기왕성하다.

 

 

찰흙으로 누른 듯 곡선의 무늬를 지닌 부드러운 바위 몇 기를 지나면 초입에 만났던 똑같은 이름의 청계산매봉이 나오는데 실질적 정상이다.

정상석은 무채색의 마블링무늬의 우람한 바위로 단단하기보다 부드러운 느낌이다. 

 

 

시원한 조망을 즐기며 조금 더 가면 매봉과 이름이 같은 매바위

이름붙인 연유야 있겠지만 무척 산만하다. 

그나마 정상석이 아담하고 시야가 트여 눈감아 줄 수 있을 정도. 

 

 

피라미트 형태의 돌문바위

피라미드형의 공간에 기가 잘 흐른다는 TV프로그램을 본 것 같은데 여기서도 기가 센 바위라는 설명이 있다. 

잠시 스쳐 지나는 발걸음에 센 기가 느껴질 리 없겠지만 거대한 삼각형의 형태가 재미있어 돌문바위속을 일부러 지나본다.

 

 

종주 개념의 옥녀봉을 버리고 원터골로 하산한다.

생각보다 길어진 산행에 등산을 잘 하지 않는 김샘이 무척 힘들어한다.

 

원터골은 먹거리 천지, 저녁을 먹으러 가려는데 막걸리에 파전이 눈에 들어 온다.

의견일치, 막걸리 세 병에 파전과 두부부침, 최고의 저녁 메뉴다. 

함께 걸어 준 김샘께 감사하고 청계산입구역에서 언제가 될 지 모를 다음을 기약한다.

 

 

청계산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한 번씩 산행한다고 들었던 산이다.

처음 걸었지만 그래서 자주 걸은 듯 익숙하다.

숲이 우거지고 부드러운 육산이나 석기봉 때문에 활기차고 신난다. 

김샘과의 추억까지 곁들여 오래오래 기분좋은 산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