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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강원도

(등산 414봉) 강원도 정선 두위봉(1470m)

2023년 6월 19일 월요일

 

주목, 고목, 그리고 야생화

 
 



등산코스 : 자뭇골~샘터~두위봉전망대~주목군락지~두위봉~1470.8봉~1458.9봉~1379.8봉~1441.5봉~운탄고도~화절령(꽃꺼끼재)~도롱이못 11km

 

 

중부내륙트레일개척단 여섯째날 

두위지맥길 일부 중 1400고지의 봉우리를 넘나드는 본격적인 산행길 구간이다.

 

자뭇골에서 잘 닦인 등산로를 따라 우거진 숲 사이로 들어선다.

내내 그늘따라 호젓한 분위기다. 

친절한 안내판이 있는 샘터를 지나고 다시 마지막 샘터에서 물맛을 볼겸 휴식을 취한다.

캬~~~ 지리산 세석물에 비길 만하다. 기분좋은 휴식

 

4월 용문산에서 박새 새싹을 처음으로 만났었는데 여기서 활짝 핀 박새꽃을 만난다.

20년이 넘게 산행을 했는데 지천으로 널린 박새를 처음 만난다는 게 의아할 정도다.

히야신스가 생각나는 하얀 꽃, 화려하진 않지만 산길을 가득 채운 박새의 꽃은 순백의 색임에도 처음 만나는 설레임으로 환한 웃음으로 다가온다.

박새에 마음을 빼앗기고 가다 세월의 흔적을 오롯이 안고 선 우람한 주목을 만난다.

태백산처럼 관리가 된 지역이 아니라서 원시의 숲속에 엉켜 있지만 나무의 둘레가 어른 두세사람의 팔길이를 능가할 정도라 시선을 압도한다.

박새가 가슴이 몰랑몰랑 부드러운 설렘이라면 주목은 눈이 휘둥그래지는 감탄이다. 

산목련


두위지맥  최고봉 두위봉은 1470m로 강원도다운 산이다.

김해카르페디엠산악회에서 걸어 둔 나무표지판이 정상을 알린다. 시원한 전망도 여기부터 시작된다.

시원한 전망에 1400여m의 봉우리를 너댓개 오르락내리락한다.

6월 강원도 낯선 야생화와 함께 하는 설레임과 시원함의 두위지맥길이다.

사람을 유혹하는 분홍빛 꽃은 찔레인가 싶었는데 인가목이란다.

아프리카에서나 있을 법한 검은 종을 닮은 꽃은 모양으로 이름을 지은 요강나물, 라일락을 닮은 꽃개회나무,,,,6월의 초여름산은 그야말로 눈호강이다. 

인가목
꽃개회나무
요강나물

 

우람한 주목 사이로 양팔을 벌리고 선 참나무도 기풍이 당당하다.

산에게서 나무에게서 무한한 에너지를 얻는다.

눈은 바쁘고 발은 가볍고 마음은 즐거운 길이다.

박새

 

깊은 산에서 더 반가운 준희표지판

강원도 산에서도 어김없이 만난다.

SNS를 통해 작년까지도 건강하게 산에 다니고 계신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정호의 현신, 정말 감사하다.

산꿩의다리

 

잠시 길이 희미해진다.

본부와 연락을 주고 받다 휴대폰이 제대로 터지지 않아 가파른 산죽길로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이 길은 안 될 것 같다는 얘기들을 했었는데 다른 길이 있어 개척 코스는 조금 쉬운 길로 설정했다.

한 바탕 산죽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니 '턱~' 3m정도의 임도길이 나타난다.

말로만 듣던 운탄고도~

지자체에서 정비를 거의 마쳤다. 군데군데 비포장이 있지만 걷기엔 그것이 더 적격이다.

연탄을 나르던 생존의 길이 마음껏 여유를 부리며 걸을 수 있던 힐링의 길이 되었다.

화절령에 도착한다. 화절령, 꽃꺽이재, 꽃꺼끼재,,,,

연탄을 실어 나르던 인부도 그 가족도 그 가족의 자녀도 잠시 배고픔을 잊게 하는 눈물의 꽃 

그 역사의 길에 배부른 우리가 걷고 있다.

 

오늘의 마지막 도착지점, 도롱이못

탄광의 지반 침하로 생겼다는데 탄광의 아낙들은 남편의 안전을 도룡뇽의 유무로 판단했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걱정이었을 그들의 삶에 도룡뇽이 조금은 희망이 되었을까?

그네들의 삶은 이름도 예쁜 도롱이연못으로 각색되었겠지만 역사의 한 켠에서 묵묵히 살아냈을 그들의 생존에 잠시나마 숙연해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