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 롯데아파트 위 버스 종점에서 출발!
외길로 난 편안한 길을 산보삼아 오른다.
하늘은 찌푸리긴 했지만 비는 내릴 것 같지 않다.
정말 오랫만에 물 한 통 들지 않고 맨손으로 오르는 가뿐함이라니,,,,
식수대에서 흘러 내리는 물줄기를 따라 진분홍 물봉선이 싱그럽다.
원두막같은 쉼터에는 할아버지같기도 하고, 아저씨같기도 한 몇 분들이 놀이를 하느라 주위가 제법 시끌법적하다
젊은 아저씨들은 건장한 팔, 다리를 내어 놓고 냅다 마라톤 연습이다.
참 좋은 산임을 한 번 더 이야기한다.
우리가 이름붙힌 백양산 공룡능선을 오른다.
구포쪽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올라야 되는데,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지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잠깐 내린 비 때문인지 제법 미끄럽기까지 하다.
여기저기 다리를 감는 풀을 헤치고 하늘이 보이는 곳까지 왔을 때는 가을 냄새가 물씬하다
산억새가 비를 머금고 고개를 숙이고 철 모르는 철쭉과 산부추, 구절초가 가을을 더욱 재촉한다.
잠깐 바지도 말릴 겸, 햇빛 잘 비치는 바위 위에 서서 앞에 보이는 상계봉을 바라본다.
상계봉 정상은 구름으로 잔뜩 가려있다.
바람이 휘~구름을 흩어 놓는다.
바위 능선인 공룡을 두고 우리가 서 있는 바위뒤, 구포 쪽으로 난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길이 제법 빤하게 표가 나 있어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역력한데,
예의 그 '맨발산악회' 리본이 또 붙어 있다.
부산 근처 어디를 가나 만나게 되는 리본이 사람 만나듯 반갑기까지 하다.
두 시간!
산보삼아 가볍게 토요일 오후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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